빛날인 동북고 3 박석태

“역사는 내 운명, 유네스코는 내 꿈”

지역내일 2011-04-10 (수정 2011-04-10 오전 11:32:33)

“우리 역사를 전공하고 싶습니다.” 박석태 군은 초등학생 무렵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가족과 함께 경기도 연천의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갔어요. 움집이나 뗀석기 등 유물을 보면서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 수천 년 전 구석기 사람들이 살았다고 생각하니 무척 흥분됐어요. 땅 속에서 유물을 직접 발굴해 보는 체험도 인상적이었구요.”




어린 시절부터 모은 스크랩북은 ‘보물 1호’
 그 후로 박 군은 우리 역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공주, 부여, 경주 등지의 박물관을 여러 번 다녀왔고 자료 스크랩도 시작했다. 유적지 홍보 팸플릿은 기본이고 역사와 세계사 관련 신문과 잡지 기사도 꼼꼼하게 모았다. 그동안 모은 스크랩북만 20여권이 넘는다며 자신의 보물 1호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학교에서 매년 개최하는 ‘동북 노벨상’ 논문 공모에 참여했는데 그동안 모아놓은 자료가 큰 도움이 됐어요. 백제의 시조와 성곽을 주제로 잡았는데 도서관에서 논문과 책을 샅샅이 찾아 봤지만 백제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았어요. 스크랩북 덕을 많이 봤지요.” 8개월간 꼼꼼히 준비해 논문 2편을 출품, 그는 대상과 은상을 거머쥐었다.
 방학 중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변산반도와 강화도 유적지 탐사 여행도 다닌다. “답사 전에 미리 자료를 찾아 공부한 후 현장에서 전문가의 강의가 덧붙여지기 때문에 공부가 많이 됐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지요. 스쳐지나갔던 돌무더기, 절집의 처마 끝까지 그 의미를 새기며 찬찬히 보게 되었어요.”
 올해부터는 우리 역사에 관심 많은 송파지역 청소년들의 모임인 ‘위례청소년지킴이’ 활동을 하며 외규장각 도서 등 우리 문화재 관련 연구 모임을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역사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 음악인 사물놀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장구와 꽹과리, 북, 징 등을 어릴 때부터 골고루 배웠다.  “중학교 때 사물놀이 지도 선생님이 병환으로 돌아가셨어요.  “중학교 때 사물놀이반 지도 선생님이 병환으로 돌아가셨어요. 무척 맘이 아팠지요. 돌아가신 선생님께 뭔가 특별한 선물을 드리자고 친구들과 뜻을 모아 영정사진 모셔놓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여러 선생님과 학생들 초청해 추모공연을 마련했지요. 객석과 무대는 온통 눈물바다가 되었어요.”




 전문 분야 멘토 찾아다니며  ‘스스로 성장’
 목표를 세우면 집요하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와 실행력이 석태군의 가장 큰 장점. 주 관심사인 역사와 리더십 관련 대외 활동에는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하자센터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창의리더 스토리 콘서트’가 그에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멍하니 앉아 뭘 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또래 고등학생들과 팀을 짜서 연극공연을 만들어보고 다른 친구들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때 만난 멘토 선생님께서 ‘공부의 노예’로 살지 말고 지루한 학교생활도 창의적으로 바꿔보라는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 후 미지센터의 국제교류캠프와 서울대에서 마련한 청소년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여,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때 열린 리더십 컨퍼런스에서는 여럿이 팀을 짜서 황사를 주제로 아이디어를 모았죠. 서울대 교수님을 비롯해 5백 명의 청중 앞에서 준비한 자료를 발표를 했어요. 많이 떨렸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논리적으로 나의 주장을 설명하는 노하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팀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지요.” 그때 지도교수였던 분이 강조했던 ‘자기의 역사는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가르침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고 한다.
  
 ‘내 명함’을 만들다
 그동안 여러 활동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의 명함 수십 장을 석태군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고교생인 그도 물론 자신의 명함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국제교류 관련된 소식지를 만들 때 인터뷰해 주실 분이 필요했어요. 여기 저기 수소문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연구사 한분을 알게 되었지요. 필요한 자료도 얻고 저의 진로와 관련된 조언도 받았어요. 현장을 다니며 알게 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저에겐 소중한 멘토가 되고 있어요.” 석태군의 장래 꿈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재 관련 업무를 하는 국제기구 유네스코에서 일하는 것.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물들이 아무렇게 방치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훼손된 유적지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의 로드맵을 짠 박군은 고3을 맞아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올 한해 공부에 올인해야겠지요.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좋아하는 역사공부도 맘껏 하고 유적지 답사도 많이 떠날 거예요. 무엇보다 자기 진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중고생들에게 제 경험담과 시행착오를 나누고 싶어요.”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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