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원평가제 시행 2년, 불편한 진실을 말한다

지역내일 2011-10-22

"교원평가제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학교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공교육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행된 교원평가제가 올해로 그 시행  2년째를 맞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접 평가에 참여함으로써 교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 기대되었던 교원평가제,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참가율 저조로 그 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
 교사 자질을 향상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교사가 우대받는 학교, 공신력 있는 교육현장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던 교원평가제 시행 2년차, 교원평가제가 벌써부터 학부모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원평가를 꺼리는 학부모들의 불편한 심정, 그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교육평가제 익명성 보장 정말 되는지
 지난해 처음 시행된 교원평가제는 전국의 평가대상 학교 11,406학교중에서 11,403개교가 참가했다. 평가 참여 학부모는 총 669만명중 54%인 363만명이, 학생은 80%가 교원은 89%가 참가했다. 시행 첫해인데 비하면 참가율이 낮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의 교원평가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첫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학부모 교육이 있어서 학교에 갔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한참 동안 교원평가제에 꼭 참가할 것을 권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정말 해야 하나 갈등이 되더라구요. 또 몇차례 교육평가의 참가를 독려하는 가정통신문이 오고 참가율이 저조하자 기간도 자꾸 연장 되고 있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중학생 딸아이의 학부모인 목동에 사는 이나영(가명,45) 주부, 지난해에는 부푼 마음으로 교원평가제에 참가했던 그녀가 올해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행 첫해인 작년에는 모든 학부모들이 바라던 공신력 있는 학교문화가 이루어지리라는 기대에 벅차 딸아이에게 이것저것 세심하게 물어 보고, 나름 객관적인 평가를 하려는 노력까지 하면서 열심히 평가에 참가했는데, 나중에는 잘못한건 아닌지 많이 불안했어요"라는 나영씨.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익명성 보장의 문제에 확신이 서지 않아 적당히 평가를 했고, 정직한 평가를 한 나영씨에게 다른 학부모들은 오히려 "아이에게 안 좋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했냐"며 나영씨를 걱정 했다는 것. 작년에는 잘 평가하라며 엄마에게 선생님들의 특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던 딸아이의 태도도 올해는 달라졌다나. 친구들이 비밀 보장이 안 된다며 하지 말라고, 하려면 그냥 좋게 하라는 얘길 딸아이에게 듣고 나니 작년의 노력이 바보짓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평가를 굳이 해서는 무엇 하느냐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교사에 대한 정보 없어 평가 어려워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신월동에 사는 최순영(가명,47)학부모는 작년에는 교원평가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지난해도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아들이 하면서 같이 하자고 해서 별로 고민 하지 않고 형식 적으로 했어요. 성폭행한 교사도 버젓이 학교를 계속 다니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교원평가를 한다고 얼마나 반영 되고 달라지겠어요"라는 순영씨는 "더구나 제가 컴퓨터랑 친하지도 않고 복잡하게 나이슨가 뭔가 들어가서 하기도 그렇고 남자 아이들이다 보니 각 교과 선생님에 대해서 물어 보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회의적으로 말했다.
 이대목에 동감을 표시하는 목동에 사는 유주희(가명,49) 학부모, "고등학생인 아들이 가져온 가정 통신문에서 보긴 했는데, 큰 딸에 비해 별 말이 없는 성격이라 여러 교과 선생님들에 대해 다 물어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무기명 투표라면 몰라도 더구나 우리 정서상 이렇게 하다가 불이익을 얻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선뜻 하기 쉽지가 않은 건 학부모들의 같은 마음일 겁니다"라고 전했다.
 중학교 교사이며 초등생과 중학생 학부모인 신정동에 사는 정명희(가명, 44)씨는 "비싼 세금 들여가며 실효성이 없는 교원평가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마디로 설명했다. 이유인즉 정선생처럼 일을 하는 부모들은 그나마 시행하는 참관 수업에도 참가 할 수 없고 학교행사에도 참가가 어렵다 보니 학교 사정이나 학교 교사들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데 무엇으로 교사를 평가하느냐는 얘기다. "아이들 얘기를 들어서 평가 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객관성이 결여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교사이고 정말 제대로 평가해야지 대충 아이 얘기만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도 평가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라며 "교사들은 이 평가 때문에 열심히 하고 안하고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더 교원평가제의 실효성에 의심이 간다"고 전했다. 오히려 학생들은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교과는 물론 학교생활 지도까지 세심하고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교사들보다 인기에 편승해 적당히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하는 경우도 많고, 교원평가제를 악용해 자신이 맘에 안 드는 교사를 집단으로 나쁘게 평가하는 학부모도 생겨나며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 시키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점 해결을 위한 개선책 필요
 정말 일부 문제가 있는 교사들도 있겠지만, 이 교원평가제를 부담으로 여기는 교사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남편이 교사인 목동에 사는 김정미(가명,46) 학부모는 지난해 참가에 이어 올해도 참가할 생각이다. "지난해는 평가 기준에 대해 잘 몰라서 90점 이상이 매우 우수인 줄 알고 평가를 했는데, 올해는 각항마다 점수 등을 잘 보고 할까 합니다"라는 정미씨는  물론 다른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문제점에 대해 동감하고 있지만, 시행되다 보면 언젠가는 공교육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기지 않겠냐며 미소지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자녀의 학부모로 2년째 적극적으로 참가 하고 있는 지경숙씨. 악법도 법이듯이 실효성이 있든 없든 참가해야 한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참가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지난번 큰아들 학교에 참석 했을 때 교감 선생님께서 지난해 교원평가제 참가율이 저조해서 교육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며 많이 참가 해달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교원평가에 참가하는 것이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돕는 일이라면 당연히 참가해야하고, 교원평가제를 하려면 어쨌든 학교나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아이나 학부모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는 거잖아요"라고 참가이유를 전했다.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는,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정보의 부족으로 학생의견에 의존하고 있는 점, 익명성보장에 대한 신뢰부족으로 솔직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것, 응답대상 많아서 형식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점 등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부모들은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들이 나와 교원평가제가 만들어진 취지 데로 그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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