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신서고 모형항공기반을 찾아서

지역내일 2011-10-28

라이트형제를 꿈꾸며 비행기를 날리다

 해질 무렵, 바람이 잔잔해지자 야자를 하던 학생들이 살금살금 운동장을 향한다.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니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창공을 향해 비행기를 날리는 신서고 모형항공기반 회원들이다. 손에는 조종기를 들고 눈으로는 바람을 가르며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잠시나마 입시에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본다. 상쾌한 바람을 느끼는 것도 잠시, 30분이 지나자 아이들은 다시 교실로 향해 공부에 집중한다.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에 꿈을 담아
 신서고등학교의 모형항공기반은 지난 2007년 창설되었다. 이 동아리를 맡고 있는 박경주 교사의 도움으로 다음해 교내축제에서 모형항공기 전문 전시관 운영 및 시범 비행 등의 활동을 할 만큼 탄탄하게 자리잡아갔다. 2개의 전국 대회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2008년 대학입시에서 모형항공기반 소속의 학생 2명(이경록 화학생물공학부, 진일형 기계항공학부)이 서울대에 합격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008년 대전국립과학관에서 열린 제4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배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 대회에서 무선조종비행 분야에 2학년 정구봉 학생이 출전하여 은상을 수상, 제5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배 전국학생실내모형항공기대회 림보경연에서 모형항공기반 학생 전원이 참가했다. 제5회 교육과학부장관배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대회 림보분야에는 김병직군이 은상을 수상, 제6회 교과부장관배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대회에 무려 4명의 학생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모형항공기 제작은 학생들의 용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초기 비용이 필요한 활동이다. 2009년 동아리 활동의 틀이 잡힐 무렵 경제 위기로 인해 동아리 모집인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활동이 중단되는 위기도 있었다. 학생들은 흩어졌고 그동안 쌓아왔던 기량은 사장되고 말았다. 박경주 교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밴드부를 지도해야만 했다. 그러나 몇 명의 학생들이 동아리 해체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항공노작활동을 지속하였으며 그동안 안타깝게 은상만 수상하였던 3학년 정구봉 학생이 제6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배 전국학생실내모형항공기대회에서 마침내 금상을 수상하여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다. 동아리 해체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지 못한 상태에서 이룩한 기적과 같은 사건이었으며 이는 이듬해 모형항공기 동아리 부활의 신호탄이 되었다. 게다가 신월청소년문화센터 주관 청소년동아리지원사업이 시작되어 100만원의 동아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지원금으로 각종 장비 및 자재를 구비해 활발한 교내외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생적 동아리 운영 기반을 단기간에 구축하게 된 결과, 제7회 전국학생실내모형항공기대회 및 제5회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대회에 참여하여 2학년 김병직 학생이 실내무선조종 림보 분야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선줄에 걸린 비행기를 꺼내기까지…
 신서고의 모형항공기반은 총 13명(1학년 6명, 2학년 5명, 3학년 2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조은지 학생회장도 소속되어 있다. 계발활동은 3주에 한번 토요일 3시간 전일제 활동이 이뤄진다. 모형항공기반의 회장을 맡고 있는 2학년 김병직군, 회장답게 유체역학까지 공부하고 있다. “평소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차 고등학교에서 모형항공기반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며 비행원리부터 항공 역학 이론 수업, 모형항공기 제작까지 배우면서 항공정비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착실히 이뤄가고 있다. 부회장을 맡은 곽상훈군, “호기심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고무동력기, 글라이더 외에 RC비행기도 직접 만들고 엔진기동 비행기도 만들면서 책에서만 보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기쁨이 크다”고 전한다. 중학교 때부터 RC카를 만졌던 정우진군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비행기로 옮겨지면서 만드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전한다. 서정길군은 입학식 날 형들이 비행기를 날리는 모습에 반해 들어오게 되었다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는데 그 꿈을 모형항공기반에서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신한다. 이종윤 군은 초등때부터 과학상자를 만들면서 관심이 있었는데 비행기 만드는 것은 더 재미있다고 전한다. 최영재군은 “기계를 다루는데 관심이 있던 차 형도 기계공학과에 다니고 있고 저도 공학도가 되는 것이 꿈이라 모형항공기반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전한다. 박성률군은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라며 “조립은 어렵지 않지만 비행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한다. 양은지양은 여학생이라 비행기를 조립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지만 친구들이 비행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뿌듯하단다.
 모형항공기반 아이들의 비행 기록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처음 만든 비행기를 강풍주의보가 내린 날 들고 나갔다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를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을 때, 선생님께 빌린 비행기가 비행 중 날개가 부러지면서 큰 소리를 내며 추락한 기억, 처음 만든 비행기를 날리며 기뻐하는 것도 잠시 추락해서 두 동강이 났을 때, 선배의 비행기를 겨우 빌렸는데 그만 가로등에 걸려버렸을 때, 추락한 비행기가 안양천으로 떠내려갔을 때, 대회 전날 안양천에서 연습을 하다 비행기가 가로등에 걸려 그걸 구하고자 학생들이 모두 힘을 합쳐 등목을 해가며 낚싯대로 건져내려 했던 일, 119를 불러 비행기를 사수했던 일까지 참으로 아프고 저린 기억들이 많지만 비행기가 있었기에 행복했다는 아이들. 라이트형제를 꿈꾸며 비행기에 희망을 담아 날리는 아이들의 환한 모습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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