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자살사망자수 해마다 증가

자살은 개인문제 아닌 사회문제, 자살예방을 위한 대책 절실

지역내일 2012-03-05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0년 자살사망자수는 총 1만5566명,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자살률(11.3명)보다 3배나 높아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자살사망자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자살사망자가 최근 3년 동안 지속 증가했다. 2008년 2,699명에서 2009년 3,286명, 2010년 3,408명으로 3년새 709명이나 늘었다. 고양시도 마찬가지다. 고양시 자살사망자수는 2008년 189명에서 2009년 203명, 2010년 217명이었다. 경기도내 31개 지자체 중 다섯 번째로 자살사망자수가 높았다. 자살사망자수 증가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자살사망자 40대가 가장 많아, 노인자살도 급증
통계청의 2010년 사망원인 통계자료에 의하면 경기도내 자살사망자 중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696명(20.42%)이었고, 다음은 30대가 573명(16.81%)이었다. 50대 자살사망자수는 572명(16.78%)이었으며, 60대 443명(12.99%), 70대가 418명(12.26%)이었다. 자살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전체 25.25%로 노인자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노인 자살사망자수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 자살사망자는 2008년 853명에서 2009년 997명이었으며, 2010년에는 1,102명으로 3년새 249명이나 증가했다.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20~50대의 청장년층은 실업과 구조조정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충동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가난과 질병, 역할 상실, 가족 상실 등에 대한 심리적 어려움으로 자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의 ‘자살없는 사회 만들기 추진계획’ 연구 자료에 의하면 자살의 원인으로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자살 사망자의 80% 정도가 우울증을 거치는 것으로 연구됐다.
고양생명의 전화 행정간사인 유희주씨는 “실제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담자들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자살시도 경험자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반면 노인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어 혼자 속으로 고민하다가 도움도 요청해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살, 성적과 진학문제가 주원인
2010년 경기도내 자살사망자 통계 중 10대 자살사망자수는 87명이었다. 청소년 자살사망자수는 2008년 76명, 2009년 98명이었다. 10대 청소년들의 자살 원인으로는 성적, 진학문제(35.1%)가 가장 많았고, 외로움 고독(16.6%), 경제적 어려움(12.3%), 가정불화(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정신과 교수이자 고양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센터장인 박은진 교수는 “치열한 경쟁의 스트레스와 배출구가 없는 환경 때문에 청소년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 한다”며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 만성적인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청소년기의 특징인 충동성과 주변에 대한 이해 부족이 겹치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살은 개인적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자살예방을 위한 교육과 인력, 예산투입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고양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센터장 일산백병원 정신과 박은진 교수
청소년 30% 자살 생각, 5~6% 실제 자살 시도
아이들 어려움 있을 때 즉시 도울 수 있는 시스템 절실하다


학교 폭력과 이어지는 자살,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아픔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고 경종을 울리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으로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지만 청소년의 자살은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의 극단을 보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는 청소년들의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고양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센터장 일산백병원 정신과 박은진 교수에게 물었다.


Q> 청소년 자살의 특징이 있습니까?
청소년 자살은 충동적 경향이 많습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연령이 어려지고 있다는 점 또한 최근의 특징입니다. 얼마 전 저에게 진료를 온 초등학교 3학년 아이도 “죽고 싶다”는 말을 해서 부모님을 놀라게 해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특징은 ‘전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살에 대한 정보 등이 인터넷,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손쉽게 공유되는 면이 있고 동반자살 또한 늘고 있으며, 주변 친구나 가족의 죽음은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30% 가량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고, 5~6%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경우는 적고, 알려도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는 또래 친구들에게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자살시도와 청소년 우울증은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Q> 10대 청소년의 자살이 늘고 있는 원인을 무엇이라 보십니까?
자살의 원인으로 치열한 경쟁 스트레스와 배출구가 없는 환경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상담을 오는 아이들 중에는 저보다 잠도 적게 자고 하루 스케줄이 훨씬 더 바쁜 아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가정불화도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어려움을 줍니다. 갈등기를 겪는 아이들이 도움을 청할 가장 마지막 보루가 없는 것입니다. 가정불화가 이어지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방임되거나 학대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우울감,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기댈 곳이 없는 아이가 우울, 불안감이 지속되면 결국 절망하게 되고, 이런 상태가 자살과 직결됩니다.


Q>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서 보이는 특징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질병이나 사회적 현상이 발생할 때는 이를 예측, 감지할 수 있는 징후들이 동반됩니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자살시도를 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자살시도 전 징후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말로(언어적 징후)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끝이야”, “살 이유가 없어”, “내가 사라져 줄게”, “엄마, 아빠 안녕”, “죽고 싶어”, “자살할거야” 등의 표현을 합니다. 그리고 일기나 블로그, SNS에 이별, 죽음, 마지막 등을 나타내는 문구를 표현한다면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파악해야 합니다. 행동이나 정서변화가 미리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아이의 행동이 변했다면 무언가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물건을 정리해서 주변사람에게 나누어 주거나 소중한 물건을 버리는 행동, 우울하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모습, 식사를 잘못하고 수면에 변화가 생기는 것, 불안하던 아이가 갑자기 편해 보이는 것 등 변화가 있다면 눈치를 채야 합니다.


Q> 자녀를 기르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전반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
아이와 친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몸이 크게 아픈 데가 없고 학교에 잘나가고 있으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줄 압니다. 그리고 성적에만 집중 합니다. 아이와 정서적인 공감대가 계속 있지 않으면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알 수도 없고 아이들이 도움을 청하지도 않습니다. 아이와 친해지는 것은 거창하게 여행을 가거나 이벤트를 하는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소소한 추억들과 작은 시간들이 쌓여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같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탄 경험, 같이 영화를 본 기억, 외식을 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경험 등이 아이에게 남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훈계하지 말고 아이의 이야기를 그냥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아이의 어리숙한 이야기라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경험을 아이가 하게 해주세요. 부모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힘들고 지치고 여유가 없는데 자식이라도 아이를 보듬기가 힘듭니다. 오히려 짜증과 화를 아이에게 풀 수가 있죠. 부모의 스트레스 관리는 가정 전체의 정신건강과 연관됩니다.


Q>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 지자체는 물론 학교와 사회 등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자살은 개인적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문제지요. 특히 청소년의 자살은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아이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남깁니다. 아이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인력과 예산 투입도 시급합니다. 아이와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교육도 실시돼야 합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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