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에서 주최하는 ‘제11회 대한민국압화대전’에서 고양시압화연구회 송인옥 씨(덕양구 행신동)가 작품「연잎에 흰 꽃 수놓아」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상은 국내외에서 425점이 응모한 가운데 최우수 작품에게 주어지는 종합대상이라 그 의미가 크다. 또 고양시와 구례군은 대한민국 압화 분야에서 쌍벽을 이루는 터라 이번 수상은 송인옥 씨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고양시압화연구회의 경사이기도 하다.
지난 4월 19일 구례군 섬진아트홀에서 시상식을 가진 송인옥 씨는 “이번 작품을 만드는 내내 얼마 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떠올리며 작업했다. 어머니가 어릴 적 만들어주셨던 한복의 이미지를 떠올려 배자, 아얌, 손토시 등을 연꽃에 수놓듯 기억을 더듬어가며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작은 꽃잎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에 빠지다
손재주 많았던 친정어머니가 정성스레 지어주던 유년의 기억 속 한복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송인옥 씨의 손끝에서 압화로 다시 태어났다. 여자들에게 친정어머니라는 이름은 아련한 슬픔이고 회한이 아닐까. “아마 수상을 한 것도 어머니가 하늘에서 도와주신 덕분일 것”이라는 송인옥 씨. 말리기 힘든 연잎을 여러 차례 정성스레 건조시킨 후 갖가지 야생화로 저고리를 짓고 배자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어머니를 추억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또 가슴 한 켠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어머니가 그리워 슬프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송인옥 씨가 꽃누르미 작업에 빠진 것은 12년 전. 사업가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던 그에게 어느 날 청력이 약해지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부터. “오랫동안 사업한다고 너무 마음의 여유가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을 되돌아보라는 경고였을까요. 그때부터 행신동 집에서 가까운 고양시여성회관에서 압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꽃누르미에 푹 빠진 그는 고양시여성회관에서 초급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고양시농업기술센터 압화연구회에서 압화공예를 배웠다.
“핀셋을 드는 순간부터 무아의 경지에 빠져 마음을 정화하는데는 최고의 작업”이라는 송인옥 씨는 지난 해 고양시에서 열린 제4회세계압화공예대전 액자부문에서 ‘사랑방’이란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집안의 손님을 맞던 사랑방, 누군가 귀한 손님을 기다리던 마음을 주제로 화초장에 낮잠베개를 차곡차곡 올린 풍경은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특히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저마다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빛나는 야생화에 마음이 간다며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야생화의 얼굴을 어떻게 살려볼까 고심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그는 꽃만 사용하는 압화공예에서 벗어나 낙엽이나 꽈리 등 다양한 소재로 색다른 압화공예의 멋을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5월 1일에는 한국무역컨벤션센터에서 그동안 작업한 압화 작품들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