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잃기 쉬운 여름철 별미, 7월의 음식 ‘메밀’
“더위에 지친 열기 쏙 빼주고 다이어트에도 최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입니다. 이제 곧 장마도 시작된다지요.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7월. 이럴 땐 더운 음식보다 시원한 음식이 제격이죠. 일반 국수처럼 매끄럽진 않지만 투박한 듯 다소 거친 식감이 먹을수록 구수한 메밀로 면을 뽑아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국물에 말아낸 메밀 막국수 한 그릇, 어떠세요? 메밀은 서늘한 성질을 가진 음식으로 소화도 잘 되고 체내의 열을 내려주어 여름철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또 메밀은 푸른 색 잎과 붉은 줄기, 하얀 꽃과 검은 열매에 노란색 뿌리로 다섯 가지 색을 품어서 예부터 오방지 영물로 불리었다고 합니다. 메밀막국수, 메밀 부침개, 메밀산자, 메밀묵, 메밀전, 메밀수제비까지 다양한 요리로 변신하는 메밀, 7월의 음식으로 소개합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1년 묵은 체기도 쑥 내려준다는 메밀
더위 먹은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별미중의 하나가 바로 메밀로 만든 음식. 흔히 ‘메밀’과 ‘모밀’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메밀''은 그 생김새가 ''모(角)''가 졌기 때문에 흔히 ''모밀''로 불려온 듯하며 옛말도 본디 ''모밀''이었다. 그러나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서 ‘메밀’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한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다.
메밀은 한자어로는 교맥(蕎麥)이라고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메밀은 위(胃)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五臟)의 노폐물을 훑는다고 기록돼 있다. 또 동의보감에서 메밀은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 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이나 체질적으로 열기와 습기가 많은 사람이 메밀을 먹으면 몸속에 쌓여있던 열기와 습기와 빠져나가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을 낼 수 있다고 전한다.
루틴을 많이 함유한 메밀은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고 다이어트 먹을거리로도 안성맞춤. 또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트레오닌, 리신 등이 다른 곡류보다 많다. 따라서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비타민 B1, B2는 쌀의 3배, 그리고 비타민D, 인산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동맥경화 고혈압 중풍 녹내장 당뇨병 암 등 각종 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약(藥) 식이요법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 차로 끓여 먹는 메밀 낱알, 찧어서 껍질을 벗겨 낸 알맹이로 만든 메밀 쌀, 전을 부쳐 먹거나 면 요리 반죽에 들어가는 메밀가루 등 메밀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이뇨 작용이 있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메밀껍질은 가루로 만들 때 같이 빻아서 먹거나, 잠 못 드는 열대야를 식혀 주는 시원한 여름용 베갯속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소박하지만 입 안을 행복하게 하는 메밀막국수
메밀가루를 반죽해 납작하게 눌러 기름에 부친 메밀부침개, 메밀가루를 물에 풀고 반쯤 끓이다가 술을 조금 넣고 미음처럼 만든 메밀당수, 밀가루와 반씩 섞어 기름에 튀긴 뒤 조청이나 꿀을 바른 메밀산자, 강원도 홍천 장터에서 유명한 메밀전병 등 메밀로 만든 음식은 수 십 가지. 특히 메밀묵과 닭고기를 맑은 장국에 넣어 끓인 후 계란을 풀고 고명을 얹은 ‘유탕’이라는 요리는 보신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메밀음식의 강자는 메밀막국수. 강원도 서민음식이던 막국수는 고명도 화려하지 않고 모양도 단순하다. 하지만 질박한 식감과 구수한 풍미가 먹을수록 당기는 매력이 있다. 시원하게 한입 후르륵 먹으면 진한 메밀 맛이 입 안 가득 퍼지고 시원한 국물에 속이 뻥 뚫리는 메밀막국수, 여름을 이기는 웰빙음식이다.
우리동네 메밀막국수 맛있는 집
-정발산동 ‘봉평메밀막국수’
‘봉평메밀막국수’는 조리경력 30년의 김안기 사장이 직접 모든 메뉴를 조리한다. 또 메밀가루를 봉평메밀막국수는 쫄깃한 면발로 유명하다. 이곳은 주문과 동시에 면을 바로 뽑기 때문에 면발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집 막국수의 비결은 제대로 우려낸 육수에 있다. 국내산 갈비뼈와 과일, 그리고 동치미를 혼합해 아주 깔끔하다. 고명으로 무, 오이, 배, 계란을 올린다. 소박하지만 입안을 풍족하게 채워주는 맛이다. 함께 내는 열무김치도 맛이 좋다. 봉평메밀막국수는 70평 규모에 오픈 주방이라 더욱 믿음이 가는 곳이다. 현재 오픈 기념으로 5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위치: 고양시 정발산동 1176-2 (정발산 기빙트리 근처)
*문의: 031-925-8292
원당동 ‘메밀원’
메밀요리 마니아 사이에선 꽤 유명한 ‘메밀원’은 2008년 고양웰빙음식축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이 그대로 전해지는 면발과 조미료로 가미하지 않은 담백하고 깔끔한 육수가 이 집의 인기비결. 메밀원에서는 주재료인 메밀을 최상의 신선한 것으로 사용한다. 막국수와 메밀전은 강원도 봉평 산 메밀가루로, 메밀묵은 경북 안동에서 직접 들여온 통메밀로 매일 아침 정성껏 쑤어낸다. 막국수집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판모밀도 정통 메밀면으로 마니아가 많다. 담박에 끌리는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먹을수록 구수하고 담백한 메밀전도 인기다.
*위치: 덕양구 원당동 359-1(고양시청에서 낙타고개 방향 2km 쯤 직진 우측 GS충전소 옆)
*문의: 031-967-5333
식사동 ‘삼교리 막국수’
이 집의 막국수는 국물 따로, 사리 따로 나오는 것이 특징. 뚝배기에 아삭한 무와 대추 한 알 올려 내오는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국물에 만 막국수가 일품이다. 벽에 쓰인 설명대로 동치미국물 4국자에 설탕 한 스푼, 식초와 겨자는 식성대로 넣어야 제 맛이다. 비빔 막국수도 보통 매운 양념장에만 비벼먹는 것과 달리 동치미국물을 한 국자 반 넣어 비벼 먹어야 제 맛이란다. 묵은지와 쪽파를 넣고 얇게 부친 메밀전은 메밀 특유의 구수함이 그대로 느껴져 동동주 한 잔과 곁들이면 금상첨화. 메밀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메밀차도 좋다.
*위치: 일산동구 식사동 471-1 (원당방향 식사오거리 전 좌측 길상사 입구)
*문의: 031-969-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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