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동호회 ‘산 야 강 촌’
산과 들, 강과 시골마을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
“내려올 것을 힘들게 왜 올라가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만고의 진리와 같은 대답이 있다.
1924년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앞두고 엔드류 어빙과 함께 정상 600미터 아래에서 실종된 조지 말로리는 에베레스트원정을 떠나기 전, 필라델피아의 한 강연에서 어느 부인의 “당신은 왜 위험하고 힘들며 죽을 지도 모르는 산에 갑니까?''라는 질문에 ”산이 그곳에 있으니 오른다.(Because it is there)“라는 불멸의 명언을 남겼다. 당시 말로리는 갑작스런 부인의 까다로운 질문에 당황스럽고 귀찮은 상황을 벗어나고자 별생각 없이 재치로 받아 넘긴 답변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위대한 산악인이 남기고 떠난 짧은 한마디는 등산의 본질을 가장 함축성 있게 설명한 명언이 됐다.
지난 2004년 산악회를 만들고 10년 째 활동하고 있는 ‘산야강촌’ 회원들의 대답도 다르지 않았다. “너무 식상한 대답인가요? 우리 회원들도 산이 그곳에 있으니까 함께 산에 오릅니다.
그러다보니 벌써 10여 년 가까이 이 모임을 이어가고 있고요” 산야강촌 목홍균(닉네임 성공)회장의 말에 카페지기 김정길(연무)씨와 총무 정창호(똘이장군)씨도 “우리는 그냥 산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거든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산악회, 부부회원도 많아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다른 사람들이 오랫동안 모임을 이어간다는 것,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엔 순수한 뜻으로 모였다가도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하고 그러다보면 어느 사이 모임이 흐지부지 깨지고 마는 일이 다반사.
최근 등산마니아가 늘어나면서 산악회나 등산모임 등 동네마다 없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산야강촌처럼 오랫동안 모임을 이어온 산악회는 그리 많지 않다.
산야강촌의 살림을 맡고 있는 정창호 총무는 “우리 모임의 최대 장점은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자랑한다.
산야강촌은 이름 그대로 거창한 산악모임이 아니다.
2004년 산과 들을 좋아하고 즐기던 동네 이웃들이 모여 산행을 함께 다니게 된 것이 ‘산야강촌’의 시작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산을 넘고 들을 지나 오지마을을 찾아서 테마여행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키고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우정을 나누자”는 취지로 30여 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산야강촌은 현재 15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은 4,50대가 대부분.
“다른 산악회에서 활동하다가 저희 산야강촌에 합류하게 된 회원들도 많아요. 그들 대부분이 산야강촌은 참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다고들 합니다. 산행 후 뒷풀이에 더 치중하거나 거나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모임의 장점이라고 할까요.” 목홍균 회장의 말에 정창호 총무가 덧붙인다. “물론 산행 후 저희도 뒷풀이를 가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희 원칙입니다.
산행이 주목적인 것이 당연한 일이고 자랑도 아닌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보고 함께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또 부부회원도 많습니다.”
목홍균 회장과 카페지기 김정길 씨도 부부가 함께 산야강촌의 회원이다. 목 회장의 아내 윤희순 씨는 “처음엔 울면서 쫓아다녔어요(웃음). 완만한 산길도 힘들었지만 이제 릿찌도 잘 따라 다닙니다”고 라고 한다.
김정길 씨의 아내 송미숙 씨도 “부부회원들이 많은 이유는 친한 가운데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정창호 총무는 “회원들 간의 유대감이 남다른 것도 이런 좋은 이미지 때문에 주변에서 지인들이 알음알음 함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산행과 수시 번개산행으로 돈독한 정 쌓아
산야강촌은 한 달에 한 번 매월 첫째 일요일 지방으로 떠나는 정기산행과 월 1~2회 서울 근교 산행을 즐기는 번개산행, 1박이상의 종주나 대간?비박?해외산행을 즐기는 특별산행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정기산행을 다녀온 곳은 눈 내리는 겨울의 태백산부터 고봉산, 마니산, 장봉도, 북바위산, 운악산 그리고 지난 6월엔 팔봉산을 다녀왔다. 원거리의 멀고 험한 산행도 즐기지만 인근의 야트막한 산도 자주 다닌다. 험준한 산의 묘미도 크지만 어떤 산이든 산은 얕잡아 볼 곳이 없고 그 나름대로 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들의 산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선봉에 서는 이는 현진태(태산) 등반대장. 탄탄한 체격의 스포츠 마니아인 현진태 등반대장은 산행계획부터 사전답사까지 철저하게 준비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10여 년 동안 수많은 산행을 하면서 추억도 많았을 터. 윤희순 씨와 송미숙 씨는 지난 1월 태백산 산행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눈이 많이 와 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했지만 그 아쉬움을 회원들끼리 산 중턱에서 레크레이션으로 달랬어요. 그런데 우리들이 즐기는 것이 보기 좋았는지 다른 산악회원들도 합류하고 등산객들도 하나 둘 함께 해 정말 신나게 즐겼지요.
산 정상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는 그런 공감대도 정말 좋았어요.”
“앉았던 자리는 깨끗이 치우기 등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주는 산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린포인트제에 가입도 했고요. 또 산행 외에도 연말에 개근상과 공로상도 시상하고 척사대회도 즐기지요. 3년을 꼬박 정기산행에 개근한 회원도 있어요.” 목홍균 회장은 그러다보니 회원들끼리 호형호제하며 동기간처럼 가까워 특히 경조사 때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산야강촌 7월 산행은 4박5일 일정으로 백두산을 다녀올 계획이다. 신입회원도 언제든 환영하며 자격은 남자 40세 이상, 여성은 35세 이상이면 된다.
회원가입 문의 http://cafe.daum.net/sanyakangchon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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