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의 한국식 소바·국밥 전문점 ‘의령소바’ 파주점
얼큰하고 시원한 한국식 메밀소바
‘의령소바’ 파주점이 교하에 문을 열었다. 멸치(띠포리)와 각종 채소로 우려낸 진한 육수에 경남 의령의 특산물 메밀을 넣어 만드는 쫄깃한 의령소바를 이제 가까운 파주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국밥으로 유명한 의령에 또 하나의 유명한 음식이 바로 메밀소바다. 독특한 소고기 장조림 고명에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라 숙취 해소로도 즐겨 찾는 의령식 메밀소바는 일본에서 건너와 우리 땅에 정착된 독특한 음식이다. 3대째 이어오는 100년 전통의 맛의 비밀을 알아본다.
일본식 소바를 우리 입맛에 맞게
의령소바는 이름에 ‘소바’가 들어가지만 맛은 일본식 소바와 다르다.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갔던 사람들이 해방 뒤 고향으로 돌아올 무렵이었다.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마을의 한 할머니가 일본에서 배운 메밀소바를 이웃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그 음식이 바로 의령의 메밀소바다. 사람들이 좋아하자 장터 골목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의령의 대표 국수요리로 자리 잡았다. 쓰유(장국물)에 적셔 먹는 일본식 메밀소바와 달리 의령메밀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말아 먹는다.
온소바의 육수는 멸치(띠포리)를 24시간 진하게 우려내 만든이다. 여기에 장조림 국물을 섞어 맛을 낸다. 이 장조림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육수 맛의 비결이다.
의령소바에서는 쇠고기에서 기름기가 가장 적은 엉덩이 살로 장조림을 만든 다음 여과지로 기름기를 걷어낸다. 이렇게 만든 장조림 국물은 간장처럼 색이 진하고 기름기가 없다. 멸치(띠포리) 육수에 장조림 간장 국물을 넣어 맛이 고소하면서도 달콤하다.
고명으로 올린 장조림 쇠고기를 국수와 함께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속이 든든하다. 함께 올린 채소는 아삭아삭 식감이 좋다. 철에 따라 숙주나 양배추를 넣는다. 계절에 상관없이 의령소바에 꼭 들어가는 채소가 시금치다. 부드러운 시금치의 향이 독특한 의령소바만의 맛을 완성한다. 이처럼 의령소바는 일본에서 건너왔지만 한국 음식의 정서로 탈바꿈해 100년 째 정착한 전통 음식이 되었다.
띠포리 육수, 장조림 고명 독특해
지난여름 의령소바 파주점의 인기 메뉴는 냉소바, 비빔소바였다. 냉소바는 의령소바만의 특별한 육수로 일반 냉면과 달리 과일, 사골, 채소, 한약재 등 30여 가지의 재료로 육수를 우려내 만들어 깊고 감칠맛이 난다. 메밀 비빔국수라면 막국수를 떠올리기 쉽지만 의령소바의 냉소바와 비빔소바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소고기 장조림, 배, 오이 등의 푸짐한 고명과 깊은 맛의 육수, 자연스럽게 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의 냉소바와 비빔소바는 여름철의 별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의령소바는 매장에서 직접 면을 만든다. 주문과 동시에 면을 삶기 시작해 냉각기에 씻어 헹구고 얼음물에 담가 꼬들꼬들하게 만들어 손님 상에 올린다.
의령소바의 특징 중 하나는 메뉴가 다양해 어떤 연령대, 취향의 사람들과 함께 와도 즐겁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온소바와 냉소바, 비빔소바 외에도 소바멧돌콩국수, 소바짜장면, 소고기국밥과 수제돈가스, 갈비탕과 갈비찜을 구비하고 있다.
몸에 좋은 메밀 듬뿍
메밀로 빚은 만두피와 찐빵피가 쫄깃하고 부드러운 소바만두, 소바찐빵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메뉴다. 찐빵에 메밀 알갱이가 씹히는 것이 독특하고 재밌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난히 인기 있는 메뉴가 있다. 의령의 대표 먹거리인 국밥이다. 소고기와 채소 고명을 푸짐하게 올린 향수어린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밥은 특히 숙취 해소용으로 즐겨 찾는다.
의령소바의 모든 메뉴에는 메밀이 첨가된다. 식사 메뉴에 곁들이는 밥에는 볶은 메밀을 넣어 맛이 고소하다.
메밀에는 아연, 망간, 마그네슘, 인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웰빙 음식으로 주목받는 식재료다.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살이 찌지 않고 소화 흡수와 배변에도 좋다. 루틴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며 근본적인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놋그릇과 놋수저로 식중독 제로
의령소바의 모든 음식은 놋그릇에 차려진다. 놋그릇은 찬 음식은 차게, 따뜻한 음식은 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놋그릇의 주성분인 구리와 주석의 보온, 보냉 성질 때문이다. 밥맛이 가장 맛있는 온도는 65도인데 놋그릇의 경우 식사 시간 내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보기 드문 식기다.
놋그릇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독성을 없앤다는 점이다. 특히 의령소바에서 쓰는 방짜유기는 식중독 세균을 없애준다. 구리 성분이 식중독 세균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상한 음식을 놋그릇에 넣으면 신기하게도 놋그릇의 색깔이 변한다. 농약이 들어있는 음식도 마찬가지다.
의령소바에서는 놋그릇, 놋수저를 사용해 조상들의 전통을 지혜롭게 활용한다. 의령소바 파주점은 넓은 매장과 주차장, 셀프 카페를 갖추고 있다. 꼭 식사가 아니더라도 잠깐 들러 진한 원둨피 한 잔을 맛보아도 언제라 환영이란다.
문의 031-946-8964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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