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럽고 쓰임 많은 캘리그라피는 품격있는 취미생활
“글씨도 예술, 아름다운 붓글씨 캘리그라피 배워요”
과거에 비해 붓글씨를 사용할 일이 크게 줄었습니다. 대부분의 글씨는 컴퓨터가 알아서 척척 써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대신 붓을 잡고 직접 글씨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붓글씨로 글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마음도 정갈하게 만들 수 있어 인기라고 합니다. 이번주 내일신문에서는 아름다운 붓글씨, 캘리그라피를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키우며 붓글씨 쓰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캘리그라피는 쓰임 많은 생활서예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글씨’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붓이나 펜으로 글씨의 질감이나 필력, 이미지 등을 표현하는데 보통 긴 문장보다는 제목이나 상호처럼 간결한 문장에 많이 활용된다. 소주 ‘참이슬’과 ‘처음처럼’에 등장한 캘리그라피는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붓글씨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밖에도 드라마와 영화의 제목, 책표지 등 다양한 문화산업에 캘리그라피가 활용되고 있다. 덕분에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30여년간 서예인의 한길을 걸어온 취강서실의 김종근 선생은 “캘리그라피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서예라는 예술로 표현해 내는 것”이라며, “서예를 배우는 길고 지루한 과정과 달리 누구나 부담없이 배울 수 있고, 손글씨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그라피는 손글씨에 이미지를 담을 수 있어 의미를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없지요. 컴퓨터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최근엔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캘리그라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피는 배우는 즉시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다. 악필을 교정해주는 효과도 있고, 경조사 봉투나 방명록을 쓸 때, 또는 직접 명함을 만들 때 개성있는 붓글씨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덕담이 담긴 글씨를 표구해 선물한다면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캘리그라피를 생활서예라고도 한다.
마음 다스리는데 좋아
오래전 우리 조상들은 먹을 갈고 옛 문헌을 되새기는 글을 쓰며 마음을 다스렸다. 일본에서는 서예를 서도라고 하는데, 서예를 통해 도를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예에 뿌리를 둔 캘리그라피 또한 마음을 다스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학생인 정가희씨(대화동)는 부모님의 권유로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다.
“붓을 잡고 글을 쓰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좋은 글귀를 따라 쓰다보면 마음 수양도 되고, 정신력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글을 쓰며 마음을 다스렸던 조상들의 지혜를 공감하게 됩니다.”
서예를 배운 지 10년이 넘었다는 박소남씨(성석동)는 지금도 매일 붓을 잡고 글을 쓰며 자신을 돌아본다. 힘겨웠던 시절, 방황했던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 것은 붓이었다. 박씨는 “붓을 잡으면 마음도 잡힌다”며 “붓글씨를 쓰다보면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찾게 되고, 방황하는 마음도 사라지게 된다” 말했다.
캘리그라피는 마음의 여유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 번 붓을 잡은 회원들은 대다수가 세 시간을 훌쩍 넘도록 붓글씨 쓰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정송화 학생(문산여고 1학년)은 “붓글씨와 사군자를 배우고 있는데, 배우고 익히다보면 학업스트레스가 어느새 사라진다”며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정성껏 써 내려가는 과정의 즐거움도 캘리그라피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취강서실의 김종근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취미생활로 활동적인 것을 찾지만 오히려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찾는데 더 도움이 된다”며 “붓글씨 쓰기는 옛날 선비들이 즐기던 최상의 취미활동이었다”고 전했다.
우리동네 캘리그라피 강좌
■ 취강서실
고양 하나로마트 내 공예품전시장 1층과 2층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정통서예를 비롯해 캘리그라피와 사군자, 문인화 등을 배울 수 있다. 수업은 월금토일 오전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서실이 개방돼 있어 언제든 찾아와 연습을 할 수 있다.
문의 010-5245-1981
■ 롯데백화점 일산점 문화센터
붓을 다루는 기초부터 심도있는 붓글씨의 테크닉까지 구사할 수 있도록 개인지도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한다. 강사는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 산씨며, 주1회 수업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1시부터 3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문의 031-909-2621
■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센터
디자인 전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캘리그라피를 체험해 보고, 나만의 감성적인 손글씨를 배워볼 수 있는 수업. 강사는 필묵 아카데미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연수씨로 수업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8시50분까지 진행된다.
문의 031-822-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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