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패기로 물살을 가른다

고양시청 수영부

지역내일 2012-12-07

지난 10월 15일 열린 제93회 대구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50m 결승에서 박민규, 양정두 선수가 동시에 22초52를 기록했다. 남자 자유형 50m 한국신기록이 10년 만에 깨지는 순간이었다.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보유하지 못한 유일한 기록, 남자 자유형 50m 신기록을 세운 두 사람 중 박민규 선수는 고양시청에 소속된 선수다.
전국체전이 끝난 지 한 달도 넘게 지난 11월 말, 덕양구 어울림누리에서 고양시청 수영부(코치 김도민) 선수들을 만났다.




플레잉코치와 네 명의 선수들
전국 체전이 있는 10월과 동계 훈련을 하는 12월 사이, 11월은 고양시청 수영부 선수들이 경기 없이 휴식을 취하는 유일한 달이다. 박민규, 유규상 선수가 해외 원정 훈련을 가 있다는 점은 안타까웠지만 인터뷰를 미룰 수는 없었다.
오후 4시 무렵, 어울림누리 수영장은 강습 받는 초등학생들과 자녀들을 지켜보는 어머니들로 북적거렸다. 수영장을 한 바퀴 돌아 고양시청 수영부 선수들을 찾아갔다. 김도민 코치와 고영웅, 백승호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체전이 끝나서 자율적으로 훈련하고 있어요. 12월 되면 본격적으로 동계훈련에 들어가서 2월까지는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체력 훈련할 예정이고요. 시즌은 3월부터 시작되니까 수영 훈련 위주로 할 생각이에요.”
근황을 묻자 김도민 코치한테서 줄줄 일정이 쏟아졌다.
30대의 김도민 코치는 현재 고양시청 수영부를 이끌어 가는 캡틴이다. 지난 5월 전 감독이 떠난 뒤 젊은 그가 자리를 맡고 있다.
“저는 오리지널 전라북도 선수였어요. 군산이 고향이고 국군 체육부대를 나와 제대 후에도 전라북도에 계속 있을 줄 알았어요.”
전라북도에 뼈를 묻을 줄 알았던 그를 고양시로 불러들인 건 김효열 전 고양시청 수영부 감독이었다.
“29살에 여기(고양시)로 스카웃 됐는데 나이 먹은 선수가 왔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우려를 많이 했어요. 부담감 때문에 더 열심히 했어요.”
김 전 감독이 팀을 떠난 후 고양시청은 그를 플레잉코치(선수 겸 코치)로 기용했다. 그렇지 않아도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려고 결심하던 그였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저도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코치보다 형이라는 마음으로 패기 있게 끌고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바른 인성에 노력파 선수들
김 코치는 “선수들이 하나같이 인성이 바르다”고 칭찬했다. 박민규 선수는 팀의 주장이다. 키는 작지만 순발력이 뛰어나 단거리 선수로서 우리나라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타고난 능력에 노력을 더하는 팀의 에이스다.
고영웅 선수는 올 시즌 건강이 좋지 않아 실적은 부진했으나 코칭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스스로 알아서 하는 믿음직한 선수다. 접영이 주 종목인데 자유형까지 잘해 단체전에서도 실력발휘를 한다.
백승호 선수는 배영 선수로 입단해 자유형으로 종목을 바꿨다. 올 시즌 3월부터 자유형 400m에서 일등을 놓친 적이 없을 만큼 타고난 재능에 감각도 좋은 선수다. 적지 않은 훈련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더 보탤 만큼 노력파다.
유규상 선수는 일산 출신 선수로 백신중을 졸업하고 인천체고를 나왔다. 대학 대신 실업팀을 선택했으나 슬럼프를 겪다가 올해 고양시청으로 이전했다. 접영 선수인데 자유형을 잘해 단체전에서도 2관왕을 차지했다. 어리고 엉뚱하지만 패기 있는 팀의 막내다.


고양시를 대표한다는 자부심
운동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김 코치는 “고양시는 선수에 대한 대우가 다른 시도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아 만족하며 생활한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용 수영장이 없어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서 운동을 하다 보면 선수 한 명에 한 레인을 쓴다고 “왜 적은 인원이 넓게 차지하고 쓰느냐”며 따지고 드는 이들이 가끔 있다.
진짜 어려운 점은 선수 인원이 적다는 것이다. 현재 고양시청 수영부는 선수 4명이다.
“훈련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인원이 적어서 많이 살아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어요. 파이팅도 해주고 끌고 가고, 사람이 북적북적해야 좋은데 지금은 한 명만 이탈해도 분위기가 축 가라앉는 게 있어요. 인원수를 두 명만 더 늘리면 좋을 것 같아요.”
네 명의 선수가 개인전부터 단체전까지 뛰어야 하는 현실도 녹록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패기로 위기를 넘기겠다는 결심은 단단해 보였다. 다행히 내년 초반에는 한 명의 선수가 더 영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울림누리와 고양체육관에서 레인을 하나씩 차지하고 수영하는 선수를 보거든 반가운 악수를 청해보자. 고양시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땀 흘리는 이가 바로 그다. 


고양시청 수영부 선수들이 귀띔하는 수영 초보를 위한 노하우
하나. 물에 뜨려면 몸에 힘을 빼야 해요. 힘을 주면 계속 가라앉아요. 힘을 빼고 수영하세요.
둘. 수영은 꾸준히 하세요. 오래 한 구력을 무시할 수 없어요. 오래 한 분들이 몸에 힘 빼고 천천히 수영하는 모습 보면 정말 잘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셋. 자녀에게 수영을 가르치려면 1년 정도 시켜보세요. 재능 있는 아이는 수영도 부드럽고 영법도 잘 나오고 발전 속도도 빨라요. 수영은 혼자 물속에서 하는 외로운 스포츠지만 힘든 훈련을 이겨냈을 때 얻는 성취감이 크고 중독이 되는 매력이 있어요.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