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맛있는 이야기 ‘알라딘 가족밥상’ 김월선씨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음식으로 세상을 바꿔요”
날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만들고, 그 세포가 몸을 구성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몸으로 우리는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인 것이다. 혹시 바쁜 일상 속에 끼니를 대충 때우는 삶을 살고 있다면 먹거리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듯, 음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채 살다보면 어느새 삶의 소중함도 놓치게 될 수 있다.
대화마을에 위치한 알라딘 가족밥상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에 등장한 착한식당이다. 믿고 먹을 음식이 점점 줄어드는 세태를 반영하듯 양심적으로 건강한 음식을 선보이는 착한식당은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얻었다. 알라딘 가족밥상에 들어서면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다!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문구가 벽에 적혀있다. 김밥과 칼국수, 우동 등을 파는 작은 식당이지만 음식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알라딘 가족밥상의 김월선 사장을 만났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김월선 사장은 송포동이 고향이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송포동 일대는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사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농사짓는 부모님을 돕고 자라온 그에게 야채를 키우고 수확해 밥상을 차려내는 일은 타고난 천성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잠시 타지 생활을 하다가 고향에 돌아 온 후 제일 먼저 밭으로 달려가 씨를 뿌리고 채소를 키웠다. 600여평의 밭에 거름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채소를 유기 재배해 길렀다. 그리고 이렇게 기른 채소를 주변의 가족, 이웃과 나눠 먹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
소박한 일상에 변화가 찾아 온 것은 어린 조카 때문이었다. 인근에 살던 조카의 초등학교 생활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다. 넉넉하진 않았어도 자유롭게 뛰놀며 즐겁게 자랐던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학업스트레스와 학교폭력, 왕따 등으로 힘들어했다. 특히 어린 초등학생들이 건강하지 못한 먹거리를 하루 종일 먹고 지내는 것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혹시 아이들이 하루 종일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살펴본 적이 있나요? 동네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이 삼각 김밥과 컵라면, 피자와 콜라, 햄버거, 치킨 등에 자연스럽게 길들여지는 것을 봤어요. 건강한 먹거리와 멀어질수록 몸과 마음도 건강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음식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학원가기 바빠 아무거나 먹고 끼니를 때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로 희망을 주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밥 좀 잘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많은 이들과 좋은 먹거리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알라딘 가족밥상은 시작됐다.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소중한 식당
알라딘 가족밥상에서는 한살림과 두레생협 등 생협에서 제공하는 식재료를 대부분 사용한다. 쌀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송포쌀이다. 조리시설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오픈돼 있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위생 상태까지 살펴볼 수 있다. 찐밥보다는 집밥이 좋다는 생각으로 가정에서 쓰는 전기압력 밥솥에 밥을 한다. 백설탕, 백소금, 백미원, 다시다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김월선 사장처럼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정에서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워낙 야채가격이 많이 올라 가게를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식재료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지만 음식 가격은 쉽게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게를 열고 일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손가락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날마다 김밥을 손으로 꼭꼭 말아 싸기 때문에 생긴 증상이다. 하루 열두시간 넘도록 일하다 보니 몸이 고단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단다. 하지만 좋은 먹거리를 찾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며 늘 초심을 생각한다.
“저희 가게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환자분들이 많아요. 암투병 중이라 항암치료차 왔다가 이틀을 연달아 들려 식사를 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지요. 동네에 김밥가게가 많은데도 일부로 건강한 먹거리를 찾아 서울이나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손님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집에서 만든 것처럼 정성껏, 좋은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시작했으니 힘들더라도 그 마음을 간직하며 일하고 있어요.”
김월선 사장은 알라딘 가족밥상을 운영하며 성경책처럼 날마다 반복해 읽고 있는 책 한권을 추천했다. 바로 ‘친환경 음식백과’라는 책이다. 책에는 우리가 날마다 먹고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생활법이 담겨있다. 이 책을 가정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엄마들이 읽고 자녀와 음식의 소중함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알라딘 가족밥상 일산서구 대화마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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