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민의 추억 공간,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어요

옛 금촌극장을 ''락(樂)'' 공연장으로 만든 김옥숙 씨

지역내일 2013-05-18

파주시민의 추억 공간,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어요
옛 금촌극장을 ''락(樂)'' 공연장으로 만든 김옥숙 씨


요즘은 대형 멀티플랙스 영화관에 밀려 그 모습을 찾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번화가마다 직접 그린 영화 간판이 내걸린 극장이 있었다. 파주 금촌역 앞에 있는 금촌극장도 바로 그런 곳. 나이 지긋한 파주시민이라면 이 극장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갖고 있을 터. 하지만 세월에 밀려 금촌극장도 문을 닫았고, 그렇게 추억 속으로 묻히는 듯 했다.
문을 닫은 지 몇 년, 추억 속으로 묻힐 뻔 했던 금촌극장이 지난 2011년 12월 ‘락(樂)’공연예술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파주시민의 추억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왔다”는 그는 파주뮤직아카데미 김옥숙 원장. 난타와 드럼, 연극, 하와이안 기타 등을 지도하는 파주뮤직아카데미 원장, 한서대 경기대 안양대 등 대학출강, 한국생활음악협회 파주지부장 등을 맡고 있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김 원장을 파주 금촌동 ‘락 공연예술극장’에서 만났다.


-파주와의 인연은 우연이었지만, 이제 파주는 제2의 고향
금촌극장을 인수해 공연예술극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고향이 당연히 파주라는 생각이 들 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많은 분들이 제가 파주출신이라고 생각들 하시지요. (웃음) 하지만 파주가 고향은 아니에요. 파주와의 만남은 아주 우연이었지요.”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의 해외발령으로 가족이 이민을 계획하면서 경영하던 유치원을 정리했는데 IMF가 터지면서 남편만 해외지사로 가게 되고 가족은 일산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고.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초보운전자였던 때라 일산 탄현동을 간다는 것이 자유로에서 길을 잘 못 들어 파주 맥금동 쪽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전원분위기의 그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 상가를 계약하게 됐고 그곳에 뮤직아카데미를 차리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파주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파주는 이제 제2의 고향”이라는 김옥숙 원장.
문을 닫은 금촌극장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것도 이런 남다른 파주사랑에서 비롯됐다. “지금 대형극장들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파주 시민들에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리모델링이라고 하지만 되도록 예전 모습을 변형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매표소 자리도 그대로 살리고 의자도 보수만 좀 했을 뿐 원 모습 그대로예요." 예전처럼 영사기가 돌아가는 극장은 아니지만 옛 모습을 간직한 락예술공연극장.
김 원장은 이곳에서 난타와 연극 등을 지도하면서 파주 문화발전에 열정을 쏟고 있지만 대학에서의 전공은 유아교육.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을 경영하다 문화예술인으로 전환한 것은 국악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외동딸로 자란 김 원장은 아버지를 통해 민요와 창극을 일찍부터 접했다. 그래서 학창시절 보컬그룹 활동도 하고 연극인으로 활동했었고 연기자의 꿈도 키웠었다고. 하지만 결혼 후에는 전공을 살려 10여 년 유치원을 경영했었고 우연한 인연으로 파주에 정착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것이 우연 같은 필연이었던 것 같다”는 김 원장. 파주뮤직아카데미를 통해 난타와 악기,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지도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 대학원에 진학해 연극을 전공했고 현재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힐링 공간이 되었으면
“파주가 문화적으로 아직 열악해요. 신도시로 개발된 곳은 도서관이나 소공연장 등이 들어섰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문화를 누리기엔 너무나 부족한 환경입니다. 금촌극장을 락공연예술극장으로 만든 것도 시민들의 관람뿐 만 아니라 시민이 직접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무대로 만들고 싶은 바람 때문입니다.”
김 원장은 현재 락공연예술극장을 통해 다문화, 주부, 혼성 난타팀을 운영하면서 파주시의 크고 작은 행사 참여와 유치원, 소외된 이웃 등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난타는 마음 속 응어리 진 것을 풀어내주는 효과가 큽니다. 제가 다문화여성이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난타 팀을 만든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주여성들은 문화적으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털어낼 데가 없고, 주부들은 산후 우울증이나 빈둥지증후군 등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이가 많아요. 그런 이들이 난타를 통해 치유가 되고, 또 배운 것을 또 다른 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펼쳐나가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예술공연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해 난타 팀을 파주의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는 김옥숙 원장. 그는 난타를 역사, 동요와 접목시켜 한국의 역사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자 지난 2007년부터 한국역사인물 노래집과 한자동요를 만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연장을 만들면서 아예 새롭게 뜯어 고치는 것이 더 경비는 적게 드는데, 예전 모습을 보존하면서 리모델링 작업을 하는 것이 더 어려웠어요. 사실 경제적인 것을 생각하면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이 쉽진 않지요. 다행히 아이들이 많이 이해해주고, 특히 남편이 묵묵히 지원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가족에게 늘 고맙다는 그는 앞으로 락공연예술극장이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문화적 소통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또 파주 문화운동의 작은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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