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에 전하는 우리가족 이야기> 파주 한빛마을 승수네 집
“아빠와 엄마,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며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가요”
붕어빵같은 아파트에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것이 우리네 모습인 듯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저마다 사연 없는 집이 없지요. 가족의 모습 또한 그런 것 같네요. 아이들을 키우고, 여행을 떠나고, 가끔씩 부부싸움을 하며 옆집과 비슷하게 살아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개성있는 색깔로 가족의 삶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파주 한빛마을 승수네 집을 찾아갑니다. 평범한 듯 하지만 특별하게, 가정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승수네 집을 들여다보며 우리 가족의 모습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승수네 집 구성원
아빠 양창근씨(46세 회사원) 엄마 맹영아씨(44세 주부) 아들 양승수(한빛중 3학년) 양승훈(한빛초 4학년)
아빠의 이야기
초보 아빠를 성장시킨 것은 바로 아이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우리는 모두 부모가 된다. 누구나 처음엔 아무것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보 엄마 아빠의 시절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 덕분에 아빠인 나도 아이들처럼 쑥 성장한 기분이다. 지금은 승수가 중3이라 바쁜 탓에 주춤하지만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휴양림 여행을 부지런히 떠났다. 어린 시절 나는 늘 자연을 접하며 자랐는데, 아파트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웠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워 남쪽 지방까지 다 돌아보진 못했지만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지역에 있는 웬만한 휴양림은 모두 다녀왔다. 핸드폰이나 TV를 내려놓고 깊은 숲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더 행복했던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웬만하면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다. 업무상 필요한 약속도 점심에 만나 해결하려고 한다. 밥상머리 교육의 힘을 믿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늘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생활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내 아버지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고 나를 키우셨다. 자랄 땐 몰랐는데 이제 내가 아버지가 되고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덕분에 나는 내가 공부를 꼭 해야 할 때 집중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묵묵히 지켜봐주면 제 길을 찾아 갈 것이라 믿는다.
엄마의 이야기
어제보다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엄마로
가끔 아이들에게 소리도 지르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잘못을 했으면 정중히 사과할 줄 아는 엄마다. 아이들 중엔 엄마 아빠와 비슷한 색깔로 성장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반면 부모나 형제와 다른,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자라는 아이도 있다. 서로 개성이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갖고 있는 저마다 다른 색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아이를 인정해주고, 아이가 자신의 색깔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튼튼한 외모와 달리 잔병치레가 많은 나는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힘겨웠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내 이야기를 적극 수용해주고 배려해주는 남편 덕분에 나는 날마다 조금씩,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엄마로 성장하고 있다. 누군가 아이를 키우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다면,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불현듯 엄친아 욕심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땐 아이들의 어릴 적 사진을 꺼내보며 중심을 잡는다. 예쁜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키웠던 사진 속 그 마음이 살아나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날마다 밥을 차리고 살림하며 사는 것이 주부인 내 일상이지만 이렇게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고, 아이들을 키우며 소소한 행복을 날마다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승수의 이야기
힘들 때 쉴 수 있는 나무 그늘, 우리 가족
얼마 전 아빠와 EBS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됐는데, 가족의 대화를 주제로 한 인터뷰였다. 평소 우리 가족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익숙하다. 내 입장과 생각을 인정해주고,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부모님 덕분이다. 커가면서 부모님과의 대화를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나는 부모님과 내 생각을 공유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우리 가족은 여행을 많이 다녔다. 4시간 넘도록 문경의 조령관문 길을 걸었던 일이나 곰배령에서 장작불을 떼다 동생의 신발을 태워 먹었던 일 등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특히 자주 찾아갔던 곰배령은 우리 가족이 너무 좋아하는 곳이다. 여름엔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놀이를 했고, 겨울엔 썰매를 타고 눈싸움을 하며 놀았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자연 속에서 놀다보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공부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은 없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내 스스로 공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3년이란 중학시기를 나만의 공부법을 찾는 시간으로 두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공부를 해 보고 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하다보면 조만간 더 효율적인 나만의 공부법을 찾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진로를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을 리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내 특성을 살려 구체적인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힘들 때 쉴 수 있는 나무그늘 같은 분들이다. 나도 사람들에게 그런 편안함과 휴식을 줄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
승훈이 이야기
나는야 우리 집의 해피 스마일맨~
새끼 메뚜기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 본적이 있으세요?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몰라요. 저는 곤충과 도마뱀, 올챙이 등 살아있는 생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곤충채집에 정신이 팔려 수업에 들어가지 못해 선생님께 엄청 혼난 적도 있어요. 지금도 공원에서 곤충을 발견하면 채집본능이 발동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곤충들을 따라다닌답니다.
우리 아빠는 언제나 저와 놀아주시느라 바쁘십니다. 산책이나 자전거타기, 몸으로 놀기, 책읽어주기 등 잠시도 저를 심심하게 두지 않으시네요. 요즘은 아빠와 요리를 자주 합니다. 늦잠 자는 엄마를 대신해 일요일 아침 요리를 하고, 무엇을 만들까 생각한 후 아빠와 장을 보러 가기도 합니다. 만두랑 동그랑땡, 감자칩도 만들어 봤어요.
이처럼 우리 아빠는 저에게 가장 재미있는 사람, 언제나 저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우리 엄마는 어쩔 땐 아빠보다 더 잘 놀아주지만 혼낼 때는 아빠보다 훨~씬 무섭답니다. 우리 형은 언제 봐도 듬직하고 저를 많이 아껴줍니다. 우리 가족은 가끔 말썽을 부리는 저를 언제나 사랑해주고 보호해줍니다. 그런 가족들에게 저는 웃음을 주는 행복 바이러스이자 스마일맨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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