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콘서트,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 꿈을 현실로 만든 ‘포도나무예술조합’
지난 5월 24일 오후 8시,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북카페 올리브나무 작은 콘서트홀 객석은 청중들로 가득 메워졌다. 미리 예약한 인원 외에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클래식 마니아들로 100여 석의 객석도 모자라 틈새공간마다 예비의자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던 ‘하우스콘서트’. 이 날은 콘트라베이스트 성민제, 성미경 남매의 〈2BASS IN HEAVEN〉공연이 열렸다.
대형 공연장과 달리 미니콘서트는 연주자의 입장에선 부담스럽지만, 객석의 청중들은 연주자의 숨소리와 표정 땀방울 하나까지 가까이 느낄 수 있어 감동의 무게는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 작은 콘서트홀을 울리는 깊고 풍부한 콘트라베이스의 감동,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숨소리마저 죽인 채 그 깊은 울림 속에 매료되었다.
-비영리문화운동으로 펼쳐지는 하우스콘서트
연주자 바로 앞에서 마루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악기소리, 노래소리의 전율이 온 몸으로 전달되는 하우스콘서트. 비록 자리는 대형 공연장에 비해 불편하지만 연주자와 더 가까이 공감할 수 있는 하우스콘서트를 경험해본다면, 왜 마니아들이 대공연장보다 하우스콘서트만 찾아다니는지 이해할 수 있을 터.
포도나무예술조합은 하우스콘서트를 찾아 밤늦게 서울을 오가던 몇몇의 마니아들로 시작됐다. “왜 우리 일산파주지역에는 제대로 된 하우스콘서트장이 없는 것일까?” “멀리 나가지 않고도 내 아이의 손을 잡고 부담 없는 기격에 수준급 연주자들의 음악을 듣고 싶다.”
그런 바람을 가진 일산파주지역 엄마들 9명이 드디어 일을 냈다. 음악 음향 기술감독의 재능기부로 비영리문화운동으로 포도나무예술조합을 자체결성한 뒤 콘서트홀과 와인 뒷풀이를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받게 된 것.
하우스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김지현 씨(방송작가)는 “시작은 투덜이들 몇이 모이는데서 시작했지요.(웃음) 그러다 그럼 우리가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농담처럼 던지던 말이 힘을 갖기 시작했어요. 나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노라고, 한 달에 한번쯤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서 멋진 공연을 보고 싶었노라고 그렇게 저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10여 명의 무보수 재능기부자들이 의기투합해 ‘포도나무예술조합’이 탄생했습니다”라고 한다.
그렇게 모인 조합원들은 음악감독 오주은 씨, 음향감독 윤재필 씨, 기술감독 류근배 씨, 크리에이터 김지현 씨, 재정담당 장문희 씨, 홍보담당 구본영 박혜라 박혜명 씨, 온라인카페 담당 이은정 씨, 운영팀 기희은 전현민 씨 등 모두 11명. 경제적인 타산을 따지자면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던 하우스콘서트지만 이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난 5월 24일 첫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들 조합원들은 “첫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사실 걱정도 많았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지역 가까운 곳에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에 대한 갈망을 가진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또 아이들이 의외로 더 공연에 집중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준비하느라 힘든 것도 잊고 보람을 느꼈어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해 지역의 작은 문화운동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콘서트가 열리는 동안 진행을 맡은 김지현 씨는 포도나무예술조합의 시작은 10여 명의 조합원들이 만들었지만 그들의 문화나눔운동이 알찬 열매가 맺도록 많은 이들이 회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6월에 열리는 오페라와 하우스콘서트의 특별한 만남
포도나무예술조합 2nd 하우스콘서트 〈Love story of June〉
서울 북촌의 한옥 하우스콘서트, 양재동의 하우스콘서트, 박창수 교수의 연희동 하우스콘서트 등등. 마루바닥 콘서트를 보고 듣기 위해 서울까지 원정(?)을 나가야 했지만, 이제 우리지역에서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포도나무예술조합에서 지난 5월 24일 마련한 1st 콘서트, 콘트라베이스트 성민제, 성미경 남매의 〈2BASS IN HEAVEN〉은 오케스트라의 오른쪽 끝에 서서 저음 구성의 악기로만 인식되어왔던 더블베이스를 무대 한 가운데로 끌어낸 국내유일의 콘트라베이시스트의 무대로 큰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만 16세 최연소 나이로 독일 슈페르거 더블베이스 콩쿠르 1위, 러시아 쿠세비스키 더블베이스 콩쿠르 1위, 독일 마르크노이키르헨 국제 콩쿠르 3위 수상으로 세계 3대 콘트라베이스 콩쿠르를 석권한 성민제와 오빠의 뒤를 이어 독일 슈페르거 콘트라베이스 콩쿠르 1위 등 나란히 아시아 최초, 최연소 기록을 세운 성미경 남매는 국내에서 음악영재로 성장했으나 지금은 세계 정상급 연주자로 우뚝 섰다.
이들 남매 듀오가 빚어낸 감동과 전율의 무대에 이어 오는 6월 21일 오후 8시에는 차인경(소프라노), 김기선(테너) 두 성악가의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열린다. 오페라와 하우스콘서트의 특별한 만남 〈Love story of June〉, 깊어가는 여름밤 온 가족이 함께 클래식의 향연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포도나무예술조합 7월 하우스콘서트는 안데스음악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포도나무예술조합의 하우스콘서트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서울에서 오는 이들과 직장인들을 배려해 오후 8시에 시작해 9시 10분까지 진행된다.
예약문의http://cafe.daum.net/podoh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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