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는 나의 경쟁력,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웃들을 만나요.
외국어 하나 정도는 기본 스펙으로 갖춰야 하는 세상, 일상생활에서나 SNS에서나 외국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외국어를 배우는 크고 작은 모임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나이와 직업, 성별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외국어를 공부하는 우리 주위의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일산 노인종합복지관 신문 일본어반을 찾아서
“이제라도 배우고 공부할 수 있어 우리는 행복한 학생”
이미 잘 알고 있던 것이라도 안 쓰면 잊어버리는 것이 언어다. 언어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직접 많이 말해봐야 한다. 이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기본자세다. 언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어르신들이 있어 그 열정의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유석인 리포터 interpreter7@hotmail.com
일어 신문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어요
금요일 오후 1시, 나른한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복지관 2층 강의실은 이미 수강생들로 빼곡히 들어차 앉을 자리가 없다. 책상 위에는 교재인 신문 사설이 펼쳐져있을 뿐, 요즘 어학공부에 흔히 사용되는 전자사전이나 스마트폰은 보이지 않는다. 신문 일본어 수업이 진행되는 이곳, 배움의 열기는 어느 학원 못지않게 뜨겁다.
일산노인복지관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보람된 노후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문 일본어도 그 중 하나다. 일본어강좌는 기초1, 2반과 일어회화, 신문 일본어로 나눠져 있고 1년 과정으로 매주 두 번 수업이 진행된다. 수강하려면 우선 복지관에 회원등록을 한 후 각 강좌를 신청할 수 있는데 수강료는 무료이며 수시로 대기 접수를 받는다.
신문 일본어반은 어느 정도 일어를 말할 수 있고 독해가 가능한 고급과정이다.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50분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데 수강생이 70명인데도 늘 대기자가 있어 시험을 보고 들어갈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수강생인 이난영(82세) 어르신은 신문 일본어반의 학구열을 이렇게 전한다. “강사님이 일어회화 뿐 아니라 뉴스나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주세요. 일어 신문을 통해 다양한 시사정보를 얻고 있는 셈이지요. 매번 준비하시는 강사님 열정이 대단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배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신문 일본어반이 탄생하기까지는 최정(86세) 어르신의 노고가 컸다. 그는 1926년생, 올해 만 86세다. 복지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일본어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각 한번 한 적이 없다. 최정 어르신은 ??힘들 때는 하루쯤 쉬어야겠다고 맘먹다가도 수업을 생각하면 이미 발걸음은 복지관을 향하고 있다??며 ??신기하게도 수업을 하고 나면 오히려 몸이 가뿐해진다??고 전한다.
“제 수업으로 수강생들은 지식을 채우지만 저도 그분들을 통해 나를 채워가고 있어요. 수강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공부합니다. 외국어는 반복해서 읽고 말해야 돼요. 책만으론 안 되고 그 나라 사람들과 꼭 대화를 해 보세요. 일어를 배우고 싶었지만 시간과 여건상 배우지 못했던 어르신들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신문 일본어반 어르신들은 배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수강생인 이종덕(80) 어르신은 “이제라도 외국어를 배울 수 있고, 공부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행복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www.ilsansenior.org
위치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731
일어초급1 화/목 12:00-12:50
일어초급2 월/수 14:00-14:50
신문일본어 수/금 13:00-13:50
일어회회 화11:00-11:50 목13:00-13:50
배움, 그 열정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수업 자체가 매력 있다는 김용희 어르신
치매예방도 되고 건강에 아주 좋아요
늘 앞에 앉아 열심히 수업을 듣는 김용희(80) 어르신은 초창기 멤버다.
“수업 자체가 매력 있어요. 2004년부터 공부했으니 벌써 10년째네요. 웬만해서 빠지지 않아 10년 동안 결석한 날은 손꼽을 정도에요. 그만큼 수업이 재미있어요. 일어공부는 치매예방도 되고 건강에 아주 좋아요. 일본여행가서 말이 통했을 땐 기뻤답니다.”
외국어가 좋아서 늘 책을 놓지 않는 황규복 어르신
일어신문을 읽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습니다
영어교사 출신으로 반장을 맡고 있는 황규복(80) 어르신은 2003년부터 시작해, 이 반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업을 듣고 있다.
“이미 배웠다고 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도 못 알아들어 그만두려했는데 옆에서 격려해줘서 계속 공부했습니다. 처음 적응하기가 어렵지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언젠가 들리게 됩니다. 강사님이 신문사설과 관련된 국제정세와 경제 사회 문제까지 알려주셔서 일어신문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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