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교실을 찾아서 - 문화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반
“우리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하모니, 들어보실래요?”
“짠짠짠짠~ 둥둥” 더위가 잔뜩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6월 어느 날, 문화초등학교 강당 안은 바깥 더위는 상관없는 듯 클래식 연주가 한창이다. 연주의 주인공은 약 7분간의 연주를 한숨에 끝낸 오케스트라 반 친구들. 친구들의 이마엔 구슬땀이 어느새 송골송골 맺혀있다. 제 손으로 이토록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낸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는 문화초등학교 오케스트라반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며 우정을 쌓아가요
방과 후 교실 중 음악 관련 수업이 많은데도, 그 중 오케스트라 반은 오디션을 통해 회원을 선발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플롯을 맡고 있는 박소연(6학년) 학생은 “많은 음악 수업이 있지만, 딱딱한 수업이 아니어서 좋아요.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오케스트라 바이 좋은 이유예요”라고 한다. 소연 양과 동갑내기 최시현 학생도 ‘함께’할 수 있다는 데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시현 학생은 “오케스트라 반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져 한 곡 전체를 연주했을 때 굉장히 뿌듯해요”라고 한다. 선배, 후배 간의 정도 음악을 통해 돈독히 쌓여간다.
임다윤(4학년) 학생은 “언니, 오빠들과 함께 연습하고 무대에도 오르다보면 금방 친해져서 좋아요. 언니, 오빠들이 굉장히 잘 챙겨줘요”라고 이야기한다.
혼자일 때보다 각각의 파트가 어우러져 ‘함께’ 했을 때, 더욱 멋지고 감동적인 음악이 탄생되는 것 같다고 오케스트라 단원 친구들은 입을 모은다.
“차이코스프키 아저씨, 정말 대단해요!”
연습을 위해 강당을 찾은 친구들. 시작 전엔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지만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면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금세 사라지고, 진지함이 가득하다. 요즘엔 고양시 학생 예능 발표회 공연을 위해 차이코스프스키 모음곡을 연습 중이다. 지휘자가 시작을 알리자, 바이올린, 첼로, 플롯, 클라리넷, 피아노 등 온 악기들이 마치 군무를 하듯 척척 연주되기 시작한다.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감미롭게. 음악에 한껏 빠져든 친구들의 모습은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들 못지않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면서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어졌다.
피아노를 맡고 있는 표진원(6학년) 학생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에 대해 많이 접하게 돼요. 이번 연주를 하면서 차이코프스키가 왜 그렇게 대단한 음악가인지 느끼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책으로만 배우면 어렵고 지루했을 음악 공부이지만, 직접 연주해 보며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오케스트라 반의 장점 중 하나인 셈이다. 음악은 친구들의 표정과 자세도 밝게 만들어준다.
정찬호 교사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친구들의 모습이 많이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엔 어려워했던 곡도 한 마디, 두 마디 연주해 가며 완성했을 때 자신감도 많이 향상되죠.”라고 설명한다.
10여년 넘게 이어온 전통의 오케스트라
문화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반은 학교 내에서 짱짱한 실력을 갖추고 10여년 넘게 이어진 전통 있는 반이다. 지금은 발표회 형식으로 바뀌었지만 예전 학생 예능 경연대회에선 초등부 합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몇 해 전에는 전국 음악경연대회에서 장려상도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엔 TV 방송에 소개됐을 정도로, 지역에선 이름이 꽤나 알려졌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오케스트라 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적지 않다. 50명이 넘는 단원들이 빠짐없이 연습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기에, 방과 후 수업 시간외에도 연습 시간을 따로 할애할 정도로 열정 또한 대단하다.
정찬호 교사는 “친구들의 흥미를 가지고 수업과 연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클래식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영화 OST 연주도 하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예쁜 마음들을 가진 친구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악장을 맡고 있다는 6학년 홍세화 학생은 “오케스트라는 협동이 잘 이뤄져야만 한 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낼 수 있어요. 때로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더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음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그 음악의 힘으로 오늘도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배워가는 문화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반 친구들이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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