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가자보다 상인 늘어나는 ‘푸른고양나눔장터’ "아껴 쓰고 나눠 쓰는 본래의 취지 되찾아야"

지역내일 2013-06-30

시민 참가자보다 상인 늘어나는 ‘푸른고양나눔장터’
아껴 쓰고 나눠 쓰는 본래의 취지 되찾아야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푸른고양 나눔장터’가 지난 6월 15일 일산서구 푸른고양나눔장터를 끝으로 올해 상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푸른고양나눔장터는 지난 2003년 9월 호수공원 미관광장에서 처음 열린 이래 고양시민의 축제 마당으로 자리를 잡았다. 고양시가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촉진시켜 건전한 소비생활과 쾌적한 환경도시 조성에 기여하고자 각 구청별로 중고 생활용품 등을 서로 교환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시민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푸른고양 나눔장터’. 특히 민선 5기 최성 시장 취임 이후 푸른고양나눔장터는 그 횟수와 규모를 확대해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3~10월까지 각 구청별로 3~4회씩 열리고 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매회 1만~1만5000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나눔장터, 하지만 최근 들어 상인들의 상업적인 거래 행위가 늘어나고 있어 진정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푸른고양나눔장터가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상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1000원, 2000원 하던 즐거운 거래는 옛말?
대화동 성저마을 박영희 씨(51세)는 나눔장터 마니아. “수년 째 계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구제물품가게도 많이 생겼지만 그곳에선 누가 쓴 물건인지 확인할 수 없어 아무리 좋은 물건도 선뜻 사기 좀 그렇다. 나눔장터는 자기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직접 가지고 나오니까 마음이 놓이는 것도 있고, 또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가격도 정말 거저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꼭 필요한 물건을 횡재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래서 나눔장터가 열리는 날엔 약속도 잡지 않고 열심히 참여했는데 요즘 나눔장터에선 1000원, 2000원 하던 가격대가 5000원, 웬만한 것은 1만 원 이상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안타까워한다. 박 씨는 “초창기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교육적인 차원에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돈보다는 자원절약의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500원, 1000원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전문적인 상인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순수한 시민 참가자들도 가격대를 올려 부르는 이들이 많다. 아무래도 옆에서 5000원, 만원 불러서 팔리는 것을 보면 나도 그렇게 팔면 되겠지 하는 군중심리가 작용해 나눔장터 분위기를 흐려놓는 것이 아닐까”라고 한다.

지난 6월 15일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푸른고양나눔장터에 다녀왔다는 주엽동 문촌마을 김미현 씨(42세)는 “여행길에서 잃어버린 휴대용 포켓나이프와 똑같은 물건이 나와 있기에 가격을 물어보았다 깜짝 놀랐다. 중고인데도 인터넷에서 신제품을 구입했던 것보다 싸지 않은 가격을 부르더라”고 한다. “나눔장터를 여러 번 참여해서 판매자가 전문적인 상인이란 것을 알았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라 가격이 맞으면 사려고 했었다. 하지만 중고를 새것 가격을 불러 어이가 없었다”고 말한다.
한번 씩 창고안의 안 쓰는 물건도 정리할 겸 나눔장터에 판매자로 자주 참여한다는 화정동 유민숙 씨(38세)는 “자주 참여하다보니 단골로 나눔장터마다 찾아다니는 상인들을 다 알 수 있다. 개중에는 쇼핑몰이나 가게를 운영하다 접고 남은 재고를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건 전문적인 상거래가 아니란 것 시민들도 이제 다 가릴 줄 안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가 아닌 상거래의 경우 나눠쓴다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다른 문제는 나눔장터마다 찾는 전문상인들이 다수의 자리를 차지해 순수한 참가자들이 자리를 못 잡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요즘 나눔장터를 즐겨 다니던 이웃들도 매번 그 물건이 그 물건, 상인들이 점점 많아진다고들 식상해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시민들의 불편을 주최 측인 시에서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동안 시민들이 이런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동안 문제돼 온 전문적인 상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덕양구청에서는 어린이 상거래 전용구역인 ‘야옹야옹~ 나눔자리’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 구청담당자들은 “고양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중고 생활용품 등을 교환하고 판매할 수 있고 현재로서는 참여 희망자는 행사당일 본부석에서 접수 후 참여 가능하기 때문에 일일이 전문상인인지 아닌지 가려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시민의 제보가 있거나 구청직원들이 상업적인 거래 행위를 적발하게 되면 강제 퇴장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힌다. 
거듭 강조하지만 푸른고양나눔장터는 돈을 벌기 위한 상거래 장소가 아닌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다. 내게 소용되지 않는 물건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아이들에게 알뜰한 소비를 일깨워 주고 환경을 살리는 본래의 취지를 찾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은 올 9월 다시 시작되는 하반기 푸른고양나눔장터가 진정한 나눔장터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