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학, 모의고사점수(석차백분율) 하락의 원인을 찾아라 !!!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많은 수의 고3학생들이 수학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1,2학년 때까지 충실히 공부하여 1,2등급 이었는데 고3이 되니 2,3등급으로 떨어져서 충격입니다. 특히 고민인 것은, 1,2학년 때까지는 주어진 시험 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었는데, 고3이 되니 제 시간 내에 문제 풀기도 힘듭니다.’ 등 풀이 시간에 대한 상담이다. 이 학생들의 대부분은 시험이 어려워져서 풀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착각한 나머지 시험 이후 고난이도 문제 풀이 연습에 몰입하게 되고 그 다음 시험에서 똑같은 고통을 당하게 된다. 왜냐하면 시험 시간이 부족한 원인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점수가 안 나왔다면 시험 이후에도 풀지 못해야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 학생들에게 시험 직후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시 문제를 풀게 하면 대부분의 문제들을 큰 어려움 없이 풀어낸다.
그렇다면, 성적 하락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각론(各論)(유형, 공식)위주의 공부법’이 문제이다. 필자 가 2009학년도 고교 졸업자들부터 일산, 파주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이 지역수학 학습법은 짧게 표현하면 ‘막노동 수학’이다. 단원별 공식이나 문제의 유형을 마치 개념인 듯 착각하여, 외우고 또 외워서 대입하는 연습을 한다. 1,2 학년 때는 모의고사에서 출제되는 단원의 수가 작기 때문에 열심히 외우기만 하더라도 그럭저럭 버틸 수가 있었던 것이 고3이 되면서 출제되는 단원의 수가 많아 져서 일일이 외우기도 힘들 뿐더러, 만약 공식들을 잘 외웠다 하더라도 한 문제에 어떤 공식들을 적용할 것인가를 찾는 데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다음에 소개된 문제를 풀면서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동시에 소개하고자 한다.
‘1200리터의 물을 A, B 비커에 적당히 나누어 넣은 후 A비커에 들어있는 물의 1/3을 B 비커에 옮겨 담은 후, B비커에 담긴 물의 1/4을 다시 A비커로 옮기는 행위를 n번 했을 때, A비커에 들어있는 물의 양을 A(n)이라 하자. A(n)의 극한값을 구하시오.(단 증발 등에 의한 물의 손실은 없다.)’라는 문제를 예로 들자. 이 문제를 연립점화식을 이용해서 복잡하게 푸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푸는 방법으로 보통 5분에서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어려워서 풀지 못한다.)방법은 지면 상 생략하고 올바른 풀이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열 극한의 정의를 제대로 공부한 학생들(7등급이상)은 A(n)의 극한값과 A(n+1)의 극한값이 같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 n번째의 상황과 n+1번째의 상황이 변하지 않을 때 극한이 성립한다.’라는 것이다. 비커 A 입장에서 퍼 낸 양 1/3 A(n) 과 B로부터 받은 양 1/4(1/3 A(n)+B(n))이 같아 져야만 n번째의 상황과 n+1번째의 상황이 변하지 않게 된다. 즉 n이 한없이 커질 때, 1/3 A(n)= 1/4(1/3 A(n)+B(n))이 성립하고 이것을 풀면, A(n)의 극한값=B(n)의 극한값 = 6000 (왜냐 하면,A(n)+B(n) = 12000) 이 된다. 이처럼 극한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을 제대로 공부해야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간단하고 재미있게 풀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이런 원론적인 해석만이 수능을 넘어 논술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수학의 문제풀이는 개념을 정확히 적용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
성적 하락의 둘째이유는 문제 풀이에만 집착하는 학습법이다. 수학에서의 문제풀이는 단지 개념을 정확이 적용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즉, 개념을 재대로 익힌 학생들에게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문제 풀이를 위한 개념을 선택하는 과정’일 분이다. 절대로 문제를 풀면서 공부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문제를 풀다가 틀린 문제가 생기면 해답지의 풀이 과정을 보고 ‘ 이런 유형의 문제는 이렇게 푸는 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앞서 언급한 ‘각론 수학’의 덫에 다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틀린 문제가 생기면, 개념을 다시 복습한 후에 다시 풀어 보고, 그래도 안 되는 문제는 선생님께 질문한다. 질문을 받은 선생님은 질문에 대한 해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지도한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 확인하여 부족한 부분을 설명하거나, 이해가 잘 되었는데도 못 푼 경우에는 배운 개념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여 선택 능력을 배양시켜 나가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수능이 몇 달 앞으로 다가왔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외우고 대입하여 문제 풀이하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전문가로서 장담하건데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수학에 있어서 4개월이란 시간은 등급을 올리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다. 학생들이여, 급한 마음과 포기하는 마음을 버리고 ‘진짜 개념’을 찾아 원하는 등급을 반드시 획득하기를 필자는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타잔수학 배수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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