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맛있는 이야기 - ‘송재만 참치’ 송재만 대표
화려한 장식보다 참치 본연의 맛을 느껴보세요!!
종합영양제라 불릴 만큼 최고의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히는 참치. 참치의 매력은 영영가도 뛰어나지만 부위마다, 또 먹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그래서 참치 마니아들은 참치는 먹을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고들 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단박에 입맛을 사로잡는 그런 맛은 아니지만 한 번 두 번 먹다보면 알 것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그 맛에 점점 매료된다는 참치.
일산에서 대표적인 참치집을 꼽으라면 장항동 현대 I-space에 위치한 ‘송재만 참치’를 빼놓을 수 없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참치전문점도 늘어났지만, 마니아들이 참치하면 이곳을 꼽는 이유는 좋은 재료로 기본에 충실한 참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現客再來’의 마음으로 정성 다해
하얀 요리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첫 인상이 요리사라기보다 대학교수나 대기업 간부를 떠올리게 하는 송재만 대표(61세).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며 웃는 송 대표는 “사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은퇴 후 사업가로 잘 나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IMF사태가 터지면서 그의 사업도 어려워졌고 다른 일을 찾다가 2000년 초에 요식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평소 요리를 취미로 즐기기는 했지만 젊은 시절부터 요리를 전문으로 배운 사람에 비하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늦게 시작한 것이 좋은 것도 있더군요. 오랫동안 요리를 했던 이들은 매너리즘에 빠질 나이에 저는 모르니까 궁금한 것이 많고 알고 싶은 것이 많아 새롭고 재미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까 하는 궁리를 하게 되고 이것저것 찾아서 공부도 많이 하게 되더군요.”
그때부터 참치기술을 연마해 10여 년 가까이 작은 참치 집을 운영하다 창업 10여 년 만에 가게를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상호도 ‘송재만 참치’로 바꿨다. 10년을 열심히 한 길을 달려왔으니 이름을 내걸어도 되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름을 내건 만큼 더 맛있는 참치요리를 선보이기 위한 다짐이기도 했다.
참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산만 해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점부터 무한리필을 내세운 참치집이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송재만 참치’는 가게가 2층에 있어 위치적으로 불리한 여건임에도 단골고객이나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꾸준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가격도 대중적이지 않은 참치회, 송재만 참치하면 멀리서도 찾아오는 이유가 있을 터.
“참치를 음악에 비유하자면 클래식이라고 할까요. 클래식이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것처럼 참치도 그런 것 같아요. 화려한 장식보다 메인요리에 충실하자는 것이 제 모토입니다. 참치는 숯불에 구워 단박 입안을 황홀하게 하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하면 처음엔 맛을 모르겠다, 다른 생선회보다 싱겁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천천히 각 부위의 참치 맛을 느끼다보면 어느 순간 그 맛이 느껴지거든요.”
참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어떻게 해동하고 숙성을 시키느냐, 칼질을 어떻게 하느냐는 요리사의 몫이고, 참치 마니아들이 송재만 참치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송 대표는 ‘現客再來’(한 번 찾은 손님이 다시 찾아오게 함)의 마음으로 기본에 충실하되 맛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6000여 회의 일반해동과 65회의 실험해동 끝에 ‘참치해동법’ 특허 따내
‘송재만 참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벽에 걸린 ‘참치 해동법 특허 보유’라는 글귀다. 송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참치 해동법에 관한 특허(특허 제10-1234291호)를 획득했다. 참치 해동법에 대한 특허신청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여러 건이 있었고, 심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오랜 심의를 거쳐 대한민국 최초의 냉동참치 해동법 특허는 송 대표가 따냈다. 특허를 신청하기 전 송 대표는 6000여 회의 일반해동과 65회의 실험해동을 진행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참치를 해동하는 1차 목적은 단지 먹기 위해 해동시키는 단순목적이 아니라 생참치처럼 복원시켜 마치 갓 잡은 참치를 냉장고에 잠시 넣어 두었다가 꺼내 먹는 어육상태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모든 육고기나 바닷고기가 무조건 생고기가 맛있는 것이 아니라, 풍미를 최대 100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분자요리법의 한 방법인 숙성(Dry Aging)을 거쳐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숙성도 중요한 목적이고요”라고 설명한다.
참치는 잡는 순간 미오글로빈이라는 근육단백질이 바로 변질되기 때문에 급속냉동하게 된다. 그래서 참치를 먹을 때는 반드시 해동과정을 거쳐야하는데 기존 전통방식의 해동법은 물이 생겨 살이 흐물거리거나, 해동이 덜 돼 이가 시리거나 해서 참치의 제 맛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이번 특허는 해동과 숙성 두 가지 목적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치 중의 참치라 일컫는 참다랑어와 눈다랑어 등 좋은 재료만을 사용해 특허 받은 해동법으로 육질과 식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송재만 참치’. “참치는 두께가 두툼해야 제 맛”이라는 송 대표가 정성껏 칼질한 참치 한 점 입에 넣으니 그동안 먹었던 참치와는 확연히 다른 맛이 느껴진다. 참치뱃살은 담백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하고, 볼때기살은 욱사시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식감이 좋다.
“참치 맛을 아는 순간 큰일이 납니다.(웃음) 하지만 요즘은 양보다 질로 따지고 먹는 시대라 그런지 손님대접을 위해 참치를 포장해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다른 요리를 많이 안 해도 참치회가 살렸다는 칭찬을 들으면 기분도 좋고 보람도 느껴요. 해동을 잘 하면 처음 참치를 먹거나 참치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거부감 없이 맛있다고들 하세요. 해동이 그만큼 중요한 기술이지요.” 송 대표는 앞으로 참치를 코스 요리로 즐길 수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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