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블로거>는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착한 블로거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블로거는 블로그(Blog) 운영자로 요리, 맛집, 여행, 육아, 교육,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작은 미디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전문분야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역을 굳혀가고 있는 블로거를 소개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여행블로거 유재학씨
“관광은 찾아가는 것이고, 여행은 떠나는 것입니다”
여행하는 삶, 누구나 꿈꾸는 삶입니다. 시간과 여유가 있어야만 떠날 수 있는 건 아닌데, 우리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부러워만 합니다. 우리 가까이에도 여느 여행 작가들처럼 일상으로 여행을 품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밥을 먹듯 여행을 떠나고, 숨을 쉬듯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그런 발자취를 블로그에 담아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에서는 여행블로거 유재학씨를 소개합니다. 유재학씨는 “관광은 찾아가는 것이고, 여행은 떠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숨겨진 역사를 찾아 역사여행을 즐기는 여행블로거, 유재학씨를 만났습니다.
타고난 역마살, 유재학
유재학씨(57세)는 여행블로거(http://blog.naver.com/lyu1388)다. 닉네임 ‘쫄랭이 아빠’로 활동하는 그는 어려서부터 지리책 보기를 좋아했다. 자라서는 스스로 ‘역마살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전국 곳곳을 헤집고 다녔다. 여행에서는 늘 안내자를 자청했다.
“전국의 지리가 손바닥 안에 있어요. 한번 가본 곳은 절대 잊지 않아요.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에서도 항상 가이드를 해요. 여행지를 직접 발굴하고, 교통, 먹거리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여행코스를 짠답니다.”
그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어, 지방 출장이 잦은 편이다. 그럴 때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긴다. “출장 가는 길에 인근의 유적지나 유명한 곳을 꼭 들렀다 옵니다. 서두르지 않고, 감동의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지요.”
여행을 즐기다 보니 그 순간의 추억을 담은 사진이 한 가득이다. 덕분에 앨범만 해도 수십 권이다. “앨범은 소중한 추억이자 큰 자산이에요.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여행지나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블로그에 도전하게 됐죠.”
역사와 지리 아우르는 블로그
그는 2010년 2월 10일 블러그를 시작했다. 컴퓨터를 배운 것도 그쯤이다.
“처음엔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썼어요. 포스팅 하나할 때 2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죠. 지금은 1분에 70타정도 쳐요. 일주일에 3~4개 정도 포스팅을 하는데, 사진마다 생생한 느낌을 담아 글을 올려요. 있는 그대로 쓰죠.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그는 우리의 역사를 찾아가는 역사여행을 즐긴다. 어디를 가든 그 속에 숨은 의미와 이야기를 찾아낸다. 조금은 머리 아픈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기만 하단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될 수 있어요. 잘 모르는 이야기를 알게 될 때의 기쁨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이 안 되죠. 역사적인 곳을 포스팅 할 때는 시간이 배로 걸려요.”
그의 블로그엔 관광명소와 함께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포스팅을 보고 있자면 박식하고, 유창한 안내자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역사든 문학이든 그 곳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의미 있게 느껴지나 보다.
“지리나 역사 쪽은 타고났어요. 평소에도 국제적인 시사나 지리,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유적지에 가면 해설사와 대화하면서 많이 배워요. 한번은 해설사와 논쟁을 한 적도 있어요.”(웃음)
역사를 좀 아는 그가 찍어서일까. 전문적으로 사진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그의 사진엔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다. “사진은 자신만의 감성이 있어야 해요. 사진은 시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물이나 풍경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죠. 저는 다큐멘터리 식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알아보기 쉽죠.”
무료 여행가이드로 나서
그는 요즘 무료 여행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블로그를 찾아와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는 이들이 늘면서 시작한 일이다. 어느새 가족휴가, 학생 교육, 효도관광, 성지순례 등 종류별로 여행 일정을 짜 준 것 만도 80여건이 넘는다.
“몇 명이 어디로 갈 것인지만 알려주면 모임 장소부터 교통편, 식사 메뉴와 시간, 안내장까지 여행사에도 없는 여행일정을 꼼꼼히 짜줍니다. 수학여행지 코스를 짜달라는 선생님들이 많은데, 진도대교 울돌목은 학생들에게 만족도가 아주 높았어요.”
또, ‘북한산의 귀인’으로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산을 꿰뚫고 있어, 등산 코스를 알려주는 일도 허다하다. 그는 가장 인상 깊은 여행지로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선암사를 꼽았다.
“선암사는 서기 542년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됐어요. 약 1470년 된 고찰이죠. 선암사는 여섯 번 정도 다녀온 거 같아요. 포토존으로 알려진 승선교도 아름답고, 선암사 경내도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선암사 대웅전은 보물 제 1311호입니다.”
그리고 기억 속의 관광명소 몇 군데를 더 꺼내 소개했다.
“서해안 광성보 용두돈대, 신안 증도 슬로시티, 남해안 한산도(한산대첩), 동해안 내연산(12폭포)은 꼭 가보세요. 그 안에 이야기도 꼭 찾아보시고요. 내연산은 해발 710m정도의 보통 산이지만, 12폭포가 있습니다. 12폭포는 저마다의 풍광에 반하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넘실대는 바다의 풍광 또한 잊을 수가 없답니다.”
소통하고, 나누는 즐거움
그는 세상을 보는 것이 즐겁다. 길 위를 걸으며 마음 속 근심을 지우고, 성숙한 삶을 찾아간다. 그는 여행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관광이란 보고, 듣고, 먹고, 즐기기 위해 그 곳에 가는 것이고,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나를 뒤돌아보고, 휴식을 위해 이곳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는 ‘역사 숙제로 퍼간다는 댓글이 달리 때 가장 보람있다’고 한다. 블로그는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와 같아 항상 이웃과 소통하고, 나누기를 바란다고.
“하루에도 수백 명 이웃신청이 들어오는데, 댓글 달기가 가장 힘들어요. 취미가 비슷한 이웃들하고만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광고는 실지 않습니다.”
그는 요즘 부인과 외국 여행을 꿈꾸고 있다. 2, 3개월 그곳에 머무르며, 지도책을 보며, 직접 운전도 할 생각이다. “요즘 젊은 블로거들은 놀러갔다 온 자랑하느라 바쁜 거 같아요. 너무 개인적인 내용 말고,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포스팅을 하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여러 사람들이 좋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그런 블로그를 만들겠습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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