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맛있는 이야기> 브런치 카페 ‘더키친’ 전예숙 사장
“요리는 나만의 만족감이에요”
여자들에게 브런치는 단순한 끼니가 아니다. 수다와 정보 공유, 나른한 한낮을 즐기는 여유로움이다. 요즘 주부들은 그야말로 브런치에 푹 빠져 있다. 감성이 더해진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못 된다.
시원하게 달려 파주로 가면, 운정역 뒤쪽으로 브런치 카페 ‘더키친’이 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지만, 한번 가면 잊지 못하는 특별한 맛이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포크 요리는 선보이는 ‘더키친’의 전예숙 사장을 만났다.
타고난 미각의 소유자, 전예숙
전예숙 사장(55세)은 평범한 주부였다. 20년 동안 두 딸을 키우며, 엄마로 살았지만 그에겐 특별한 취미가 있었다. 바로 요리였다. 한식, 중식, 일식을 스스로 터득할 정도로 그 열정이 대단했다. 어딜 가나 요리 생각뿐이었다.
“원채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책을 많이 봤어요. 요리를 할 때면 반짝반짝 빛이 났죠. 대학에서 일한 남편 덕에 여러 곳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들을 맛봤어요. 외국에 나갈 일도 많아서 세계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했죠.”
그는 무슨 요리든 한 번 맛을 보면 그대로 재현해 낸다. 맛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무엇보다 미각을 타고 났다. 덕분에 그의 가족들은 항상 새롭고, 맛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남편이 ‘그림 그리는 쉐프’라는 별명을 지어줬어요. 한동안 그림을 배웠는데, 요리를 잘한다며 붙여준 별명이에요. 그런 가족들의 응원이 힘이 돼서 오늘의 제가 있는 거 같아요. 신나게 요리에 빠질 수 있게 도와줬어요.”
주부, 외식사업에 뛰어들다
그가 요리에 빠져있을 즈음 그의 시댁에서는 유과사업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운 후에는 그도 동참했다. 전주유과를 낱개 포장하는 아이디어로 상도 받았다.
40대 중반, 그는 본격적으로 유과사업을 펼치기 위해 폐백음식을 배웠다.
“궁중음식의 대가 한복려씨가 스승이었어요. 솜씨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컸지만,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자체가 새롭고 신기했어요.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죠.”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배웠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일도 열심히 했다. 그런 그에게 크나큰 시련이 닥쳤다. “너무 바쁘게 살다가 몸에 탈이 났어요. 큰 수술을 하면서 일을 그만뒀어요.” 그는 집에서 회복을 하면서도 요리에 대한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샌드위치 전문점 ‘샌드프레소’를 열었다. 그곳에서도 그의 요리 솜씨는 빛이 났다.
“처음으로 젖지 않는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재료 순서를 달리해서 뽀송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죠. 전국에서 1등도 했어요.”
요리에 대한 열정 담은 ‘더 키친’
그는 ‘샌드프레소’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고, ‘더키친’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연세대, 동국대 등에서 ‘더키친을 운영했어요. 정신없이 바빴지만 메뉴 개발에는 항상 참여했어요.”
4년 전에는 17년 동안 살던 집을 리모델링해서 ‘더 키친’ 운정점을 열었다. 7년 동안 외식사업가로 활동하다 요리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주방장을 따로 두지 않고,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직접 하고 있어요. 요리에 대한 열정과 외식업을 운영한 경험들이 좋은 스승이 됐죠.”
지금 ‘더키친’은 브런치 카페로, 예전보다 한층 젊어지고, 가벼워졌다.
“처음에는 미술 전시도 하고, 색다른 공간을 연출했었어요. 다소 무거웠던 패밀리레스토랑을 간출하게 정리했어요. 요즘 좋아하던 요리를 직접 하니 너무 즐거워요.”
창의적인 포크 요리 선보여
그의 요리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포크 요리가 메인이다. 그 안에 세계의 맛을 감각적으로 담아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포크 요리를 스테이크, 피자, 샌드위치, 모빌, 쌀국수, 멕시칸 등 다양한 요리에 접목했어요. 앞으로 카레요리를 개발할 계획이에요.”
‘더 키친’에서는 ‘포크 스테이크’가 대표 메뉴다. 바비큐 소스를 한국식으로 만들어 뒷맛이 깔끔하다. “너무 부드럽고, 특별해서 무슨 고기냐고 묻는 손님이 많아요. 그 비법은 소스에 있어요. 양파를 이틀 동안 우려서 그 안에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다시 조려요.”
그가 개발한 키친 플레이트도 인기가 좋다. 떡갈비에 마늘 밥을 함께 내는 키친 플레이트는 아이들이 먹기에 그만이다. 씹는 맛이 살아있는 감자 스프도 일품이다.
발효 빵, 소스도 직접 만들어
그의 요리는 정성이다. 시간이 걸리고, 손이 더 가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고집한다.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이다. 특히 그가 매일 아침 구워내는 곡물빵은 따로 판매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9가지 곡물을 갈아 만드는 빵이라 건강빵으로도 불린다.
얼마 전에는 요구르트 발효 빵을 완성했다. “엄청 고민해 만든 빵이에요. ‘이거야’ 싶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발효 빵은 변비 있는 사람에게는 특효약이에요.”
그는 소스부터 시럽까지 까다로운 것들을 직접 만들어 요리의 품격을 높였다. 바질이나 허브 같은 재료는 직접 키워 사용한다.
“맛은 흉내 내는 게 아니에요. 요즘 트렌드를 연구해 나만의 스타일로 재탄생하는 것이지요. 요리는 재료나 솜씨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족이 우선이에요. 내가 즐겁게 맛을 찾아낼 때 나도 만족하고, 손님들도 만족할 수 있죠.”
그는 요즘도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맛을 만나고 있다.
위치 파주시 운정2동 653-11(운정역에서 800m 양문교회 뒷쪽)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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