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의 청량함에 몸이 절로 가벼워진다. 습도가 낮아진 탓에 어깨를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다.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는 바람이 좋고, 좋은 사람과 함께 하니 이 또한 좋고, 움직일 때마다 ‘뚜둑’ 관절들의 합창이 있긴 하지만, 내 몸이 저기 앞의 강사처럼 에스라인이 될 것 같아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달밤의 체조! 밤마다 공원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나른한 몸에 가을밤의 신선한 공기를 채워보자. 기분과 활력까지 업(up)되는 공원에서의 달밤의 체조, 지금 나서 볼까요?
박은전 리포터 jeonii@daum.net
보건소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건강 체조
말이 살찐다는 가을이다. 살찌는 게 어디 ‘말’ 뿐이랴. 당기는 식욕, 불어나는 체중, 무너지는 에스라인 걱정에 지인과 함께 찾은 주엽동 문화공원. 삼십명 가량의 동네 주민들이 모여 강사의 설명에 따라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고양시 산하 각 보건소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건강 체조 프로그램이다.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는 매일 진행되며, 그 외의 곳에서는 주3회 저녁8시~9시까지 한시간 동안 전문 강사의 진행에 따라 열린다. 가로등 불빛아래서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처럼 자유롭게 팔 다리를 쭉쭉 뻗으며 앞 사람 따라 하다 보니, 허걱 숨이 차다.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모양새가 아니다. 강사도 주민들도 꽤 열심이다. 슬쩍 뒤로 빠져 살펴보니 열린 공간이 주는 매력이 참 좋다. 수다떨며 지나가는 학생들, 자전거 타며 분수대 주위를 빙글 돌고 있는 녀석들, 바쁜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소소한 행복이 느껴진다. 온 가족이 저녁 산책에 나섰다 참여하게 됐다는 김혜숙씨는 무료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이 참 좋다고 한다. “부담없이 들러 운동하고 가기 너무 좋아요. 삼십분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가족이 함께 나오다보니 월수금 저녁 시간을 아빠랑 아이가 더 챙겨요. 건강 체조를 핑계 삼아 하는 가족 데이트 덕분에 가족의 정이 더 끈끈해지는 것 같아요.”
유모차를 밀고 나온 새내기 부부도 함께 체조를 하다 돌아가며 이야기를 전한다. “아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참여하기는 힘들지만 잠시나마 스트레칭을 따라 할 수 있어 좋아요. 아이가 보챌 때도 주변 분들께 덜 미안하구요. 이런 프로그램은 오래 지속 됐으면 좋겠어요.”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비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나리 강사는 좋은 기회에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한다. “매 번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아주 열심히 동작들을 따라 하세요. 나오시는 분들의 연령대를 감안해서 짠 프로그램이지만 따라 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 땀을 흘리며 끝까지 하시는 모습을 보면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좋아요. 나이가 들수록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해요. 특히 여성분들은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골다공증 등 건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만으론 부족하답니다.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비결인거죠.”
공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바닥이 불편해 앉아서 할 수 없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마이크를 사용해도 목소리가 뒤쪽까지 잘 들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며 운동한다면 리듬감도 살리고 더 신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전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체조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얼굴엔 달빛처럼 밝은 미소가 번졌다.
*이나리 강사가 추천하는 쉽게 따라하는 근력운동*
스쿼드 운동>>고관절을 많이 사용해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운동으로 가정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어요.
스쿼드 운동 따라하기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두 팔은 서로의 팔꿈치를 잡는다. 다리를 천천히 구부려 직각이 되게 하고 상체는 꼿꼿하게 편 상태로 시선은 정면을 향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구부렸던 다리를 펴주어 정자세를 만든다. 이때 내려갈 때는 호흡을 들이마시고 올라 올 때는 호흡을 내쉬면 된다.
구일산에서 운동하러 온다는 강명실씨
체조 프로그램에 참가한지 한달반 정도 됐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열린 공간에서 편하게 참여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전 구일산에 사는데 그쪽은 매주 화목토에 체조를 해요. 그래서 오늘은 이곳까지 원정 온 거죠. 돈 내고 스포츠센터 이용하는 것보다 좋아요. 스트레스도 없고, 선생님이 열심히 지도해주신 덕분에 몸도 가벼워졌어요. 예산을 확보해서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인근 지역끼리 묶어서 요일을 바꿔가며 하면 예산도 절감되고 계속될 수 있지 않을까요?
건강예방사업의 지속성을 강조하는 김보옥씨
외국에서는 지역 주민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게 참 부러웠어요. 근데 우리동네에서 이렇게 할 수 있으니 너무 좋죠. 세금의 혜택을 보는 거랄까. 이렇게 건강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은 확대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민이 건강해지는 건 물론이고 운동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듯해요. 겨울에도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인근 학교 체육관을 빌린다든지 해서 주민 눈높이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이 지속되길 바래요.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