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동 하늘마을 2단지 옆 주택단지에 자리 잡은 diy가구공방 ‘모카향기’. 유리통창으로 초가을 햇볕이 들어오는 작업실에는 나무로 만든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서랍장, 그릇장 등 만든 이의 정성과 남다른 감각이 배인 예쁜 가구들, 이곳 ‘모카향기’의 주인장은 나무를 만지며 자연을 느끼고 나무로 무언가를 만들 때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김연수 씨입니다. “목공은 내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 생각과 손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이니까 온전히 저만의 것이잖아요. 그게 참 좋아요.” 뚝딱 뚝딱 나무 만지는 즐거움에 푹 빠진 그녀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밑그림을 그리고 나무를 다듬다보면 힐링이 절로 돼
김연수 씨가 목공을 시작한 지는 8년 째. 그전에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좋아하던 그는 수직공예, 스텐실, 퀼트, 지점토 등 다양한 공예를 꽤 오랫동안 배웠단다. “DIY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 보니 일본의 디자인 관련 책이나 잡지를 많이 봤었어요. 그러다보니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소가구와 소품들의 눈에 들어오고, 목공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지방에 있다 보니 마땅히 배울 만한 곳이 없어 그냥 마음만 있었지요.”
다른 공예를 배울 때도 언젠가 목공을 배우리라 마음먹었었다는 그는 8년 전 부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바로 목공방을 찾아 배우기 시작했다고. 손재주 있고 남다른 감각이 있었던 김연수 씨는 목공을 배우면서 내 길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잠시 일본에 살기도 했던 터라 그곳의 오밀조밀 예쁜 디자인 상품들에서 감각을 배우고 익힌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쁘고 독특하다 라는 칭찬을 좀 들었지요”라고 웃는다. 나무를 만지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가 있었다는 그는 주위의 칭찬에 용기를 얻어 블로그에 그가 만든 소품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블로그에 올린 소품들이 관심을 끌고 판매도 되자 소품을 제작해 옥션에 판매도 했다.
“밑그림을 그리고 나무를 다듬다보면 힐링이 절로 되지요. 그렇게 목공에 푹 빠지다 보니 이런저런 기계가 많아지고 집에서 작업하긴 그래서 마련한 것이 ‘모카향기’예요. 처음부터 수강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작업실을 마련하고 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예쁘다 하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나도 만들 수 없느냐고 배우고 싶다는 분들도 있고..” 그렇게 시작한 모카향기는 월~목요일까지 취미반과 금요일 전문가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또 주문제작도 하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세밀함으로 쓸모있게 만들어 주부들에게 인기
90% 이상 소나무 원목을 사용해 만드는 ‘모카향기’가구는 우선 예쁘다. 하지만 예쁜 것만이 다가 아니다. 가구를 직접 사용하고 가까이 하는 주부의 입장에서 요모조모 꼼꼼하게 설계하고 디자인한 가구들은 ‘모카향기’의 가장 큰 매력.
“목공이 참 힘든 작업이지요. 커다란 나무를 재단하고 사포질 하는 작업을 두어 번만 해도 팔이 뻐근한 중노동이지만 내 집에 꼭 맞는 나만의 가구를 만드는 재미가 그런 노동(?)을 금세 잊게 하는 마력이 있어요. 남자들이 디자인하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주부로서 이 부분 이렇게 서랍이 들어가면 더 편리하겠다, 손잡이를 이 높이에 달면 되겠다는 등등 소소한 부분 놓치지 않고 쓸모 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지요. 또 가구뿐 아니라 나무로 응용할 수 있는 작업이 의외로 많아요. 벽을 판넬로 장식하거나 문짝도 재활용품으로 구해서 내 집에 맞게 얼마든지 멋지게 꾸밀 수 있고, 배워두면 돈 얼마 안들이고도 집안을 꾸밀 수 있어 여자들에게 잘 맞는 취미지요.”
김연수 씨는 이전에 배운 스텐실이나 퀼트를 접목해 가구에 응용하기도 한다. 또 손잡이 하나도 기성품보다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것들로 완성된 가구에 정점을 찍는다. “똑같은 가구라도 손잡이 하나 경첩 하나만 바뀌어도 전혀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지요. 주부들의 취향이 다 제각각이라 똑같은 가구를 만들었는데도 손잡이를 다는 위치나 모양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나요. 이런 재미 때문에 힘들어도 또 나무를 재단하게 된답니다.”
천천히, 조금씩...60세가 되면 카페와 전시장을 겸한 공간 마련하고 싶어
취미로 시작한 목공, 숨길 수 없는 감각과 솜씨 때문에 반응이 좋았고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 행복한 목공 삼매경에 푹 빠져 사는 김연수 씨. 앞으로의 희망사항이 또 있을까?
“천천히 조금씩 가자는 것이 제 삶의 모토랄까. 전 1년마다 계획을 세우는 편이에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법위 내에서 1년마다 목표치를 정하는 거죠. 40세가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꺼야’라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아요.(웃음) 50세가 되면 관련 책을 내고 싶어요. 그리고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60세가 되면 넓은 터에 살림집과 카페, 전시장을 겸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 지금도 그렇지만 마음 맞는 이들과 나무를 다듬고 그러다 지치면 커피 한 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내가 작업한 것들을 마음껏 들여놓을 수 있는 전시장을 갖는 것.” 그 꿈을 향해 그는 오늘도 관련 서적을 탐구하고 공구전시회가 열리면 열일 마다하고 가구관련 신제품 공구들을 만나러 다닌다.
모카향기의 취미반 수업은 처음부터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수업으로 진행된다. 김연수 씨 자신이 이전에 배운 경험을 살려 “커리큘럼을 정해놓으면 자신의 집에 쓸모없는 가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란다. “완성된 큰 가구를 보고 내가 할 수 있을까 지레 겁을 먹는 이들이 많은데 가구는 크다고 어렵고 작다고 쉬운 것이 아니에요. 가장 기본적인 탁자는 크건 작건 만드는 방법은 똑같거든요. 오히려 서랍이 많이 들어간 작은 소품들이 더 어려워요. 물론 아주 어려운 작업이 들어가는 것을 처음부터 만들 수는 없지만 그릇장이나 책상 등 내게 소용되는 가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취미반 외에 전문가반은 도면부터 커팅 등 가구 만들기의 A부터 Z까지 마스터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mocha2009.com 블러그 blog.naver.com/meiren01
수업문의 031-916-6041/010-7509-6041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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