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관점으로 ADHD를 바라보는 한의사가 있습니다. 주엽동 제원한의원 곽병준 원장입니다. “ADHD 치료는 겉으로 보이는 문제행동 교정을 넘어, 한 인간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성공한다”고 말하는 곽병준 원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ADHD는 어떤 장애인가요?
=지적인 결함 아닌 극복의 대상
누구나 상황이 본인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하거나 우호적이지 않으면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관심을 갖고 주변을 바라보기가 힘든 거죠. ADHD 성향의 아이들은 너무 민감해서 어른들보다 더 주변을 잘 감지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어린이의 특성이 더해져 ADHD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겁니다.어른들이 큰 문제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많은 대가를 치른 결과입니다. 사회에 나오는 과정에서 트레이닝 된 거죠. 이처럼 ADHD는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 문제이지, 지적인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ADHD성향이 창의성과 연관된다고요?
=대뇌가 관장하는 지능 쪽이 편향적으로 발달해 나타나
지능은 크게 세 가지 구조로 나눌 수 있어요. 이성은 대뇌 부분으로 꽃, 감정은 척수 부분으로 줄기와 잎, 감각은 말단 신경으로 뿌리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뿌리와 줄기, 대뇌가 모두 왕성하게 타고 난다면 그런 아이들은 주변에 대한 감각도 빨리 느끼고 신경계 전체가 안정적으로 꽃이 피게 되죠. 사회적으로도 큰 역할을 하게 돼요. 천재이면서도 현실 삶에도 밝은 사람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머리, 즉 대뇌만 발달하는 사람은 안정적으로 유지를 못해요. 뿌리와 잎이 튼튼해야 때에 맞춰 꽃을 피우는데 꽃만 있는 격이에요. 주변 사람에게도 못 맞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고 반복하는 경향이 많아요. 이런 아이들을 부모들이 강하게 키운다는 이름으로 자극적이나 학대적인 방법으로 양육할 경우, 신경계가 덜 발달한 몸으로 더 많은 충격을 받아요.
ADHD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겉모습보다 한 인간의 온전한 성장 도와야
감정이나 신체적인 부분에서 상처가 있으면 뇌 기능 전체가 불안정하게 돼요. 주변 사람들하고 말의 템포를 못 맞춘다거나 자기 생각에만 주로 사로잡혀 있거나 사회생활을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패턴이에요. ADHD도 뇌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뇌 쪽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나머지 줄기하고 뿌리가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게 도와주면 가지고 있는 지능적인 면이 꽃피울 수 있어요.
ADHD 아이들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도 현실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거든요. 주변하고 속도를 못 맞춰요. 전통적인 치료법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교정하고 제도화된 틀에 순응하도록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ADHD 치료는 아이들이 밖에서 나쁜 말 듣지 않는 것에 집중해서는 안돼요. 겉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넘어서, 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냐를 바라봐야죠. 과잉행동은 줄어들었을지라도 아이가 의욕이 없고 수동적이 된다면 그 치료법에 회의를 가져봐야 합니다.
제원한의원의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한약과 자기조절훈련 등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병행
ADHD 성향이 있는 아이들을 억압하면 틱으로 나타납니다. 시집살이 호되게 하듯이 불안이 안으로 쌓이면 그 압력이 주로 근육으로 나가거든요. ADHD나 틱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식물로 말하자면 시들은 거예요. 시들은 아이한테 농약을 주면 안 되죠. 살려야죠.
저희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 중 심한 ADHD로 진단받은 아이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6년 내내 시험 보면 40점대 정도로 일관한 아이였죠. 부모가 거실에 TV도 치우고 책장을 놔도 책을 읽지 않았대요. 치료 5개월 차 되던 어느 날 집에 오더니 “어? 여기 책이 이렇게 많았네?” 하더라는 거예요. 부모 말을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너무 흥분되고 혼란스러우면 아무 말도 안 들리는 것과 비슷한 상태예요. 그 다음부터 책을 보기 시작하더니 6개월 됐을 때 국어 시험에서 처음으로 백점을 맞았다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고 속도를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하면 균형을 맞춰가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제원한의원의 치료법은 틱 장애나 성인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적용합니다. 한약으로 약한 부분의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자기조절훈련으로 적응을 돕습니다. ADHD 성향의 아이들은 모자란 아이들이 아닙니다. 미세신호를 더 잘 감지하는 아이들입니다. 이는 귀한 창조성과 창의력의 자산이 될 수 있어요.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자기조절훈련의 일종인 감각통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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