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역 지하철 역사 안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사람들은 바쁜 걸음을 멈추고, 하나 된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빨간 레드카펫 위에서 멋진 하모니를 선사하는 그들은 대화중학교의 봉사동아리 ‘BBC 합창단’ 입니다. 대화중학교(교장 김상재)의 ‘BBC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오주연 지휘자는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며, “BBC 합창단은 재능 나눔을 통해 더 큰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몸이 움츠려드는 한파에도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대화중학교의 BBC 합창단을 만났습니다.
희망 나누는 ‘BBC 합창단’
대화중학교의 ‘BBC 합창단’은 학부모회에서 운영하는 봉사 동아리다. 지난해 학부모회가 조직화되면서 뜻있는 어머니들이 주축이 됐다.
‘BBC 합창단’의 오주연 지휘자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지역에 환원하기 위해 ‘BBC 합창단’을 만들었다”며, “열정을 가진 대화중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한다. 오주연 지휘자는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의 작곡가이자 학부모다.
처음엔 16명의 학생으로 시작했다. 금세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35명으로 늘어났다.
“BBC합창단은 대화중학교의 ‘크게 되다’는 뜻을 이었어요. 아이들은 노래로 봉사하고, 엄마들은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을 도우며 나눔을 실천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나눔이라 더욱 값진 거 같아요.” (문수정 총괄이사)
연습은 매주 화, 목요일 오전 8시부터 8시 40분까지 한다. 공연을 앞두면 주말에도 모여 늦게까지 연습한다. “학교에서 음악실을 내 주셨어요. 공연이 있을 때마다 직접 응원해주시는 교장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주연 지휘자)
지역축제와 봉사공연 열어
BBC합창단은 대화동 가와지 축제에서 첫 공연을 했다. 이후 프란체스코 장애인시설에서 공연을 하며, 봉사 공연을 이어왔다. 대화동 주민들을 위한 1,2회 정기 공연은 가까운 대화역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21일에 열린 제 2회 정기공연은 특별했어요. 추위 속에서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낸 아이들이 기특했죠. 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뭉클하답니다.”(오주연 지휘자)
윤소현 학생(1학년 6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지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기분은 최고”라고 말한다. 손효경 학생(1학년 7반)은 “짧은 시간에 마음을 합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자체가 감동”이라고 한다. 오제윤 학생(1학년 6반)은 발성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노래실력이 늘었다. 덕분에 교내 합창 대회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했다.
4년 동안 첼로 연주를 했다는 신병하 학생(1학년 6반)은 “악기도 재밌지만, 합창의 즐거움을 따라올 수 없는 거 같다”며, “비록 아마추어 소리지만 가슴을 울리는 화음이 정말 짜릿하다”고 한다. 서아현 학생(2학년 1반)은 거리 공연이 재미있다고 한다.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다는 게 신선하고, 즐거웠어요.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받을 때는 가슴이 벅차올랐죠.” 2014년에는 백병원 봉사 공연을 비롯해 2달에 한번 공연을 할 계획이다.
봉사를 통해 더 큰 성장이룬 BBC 합창단
BBC합창단은 봉사공연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격한 성장통도 겪었지만, 그들은 스스로 약속한 것들을 지켜내며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이들이 무대에 서는 자체가 감동이에요. 70%는 사춘기로 마음앓이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무기력하고 표정이 없던 아이들이 무대에서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보니 정말 예쁘고, 가슴 뭉클해요.”(양승미 단장)
학교 적응이 힘들었던 유정환 학생(2학년 7반)은 노래를 부르며, 자신감과 배려심이 생겼다. “이야기 할 수 있고, 노래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책임감도 생기고, 소속감도 생겼거든요. 합창단을 하면서 자존감도 높아진 거 같아요.” 김소현 학생(3학년 8반)은 “매일 아침을 노래로 기분 좋게 시작한다”며, “합창단을 하면서 더 활발해진 거 같다”고 한다. 박채린 학생(2학년 6반)은 한마음으로 노래하는 합창이 좋다고 한다. “우리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어서 기뻐요. 봉사를 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더 따뜻해지는 거 같아요.” 위한나 학생(1학년 2반)은 “노래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슬픔을 잊게 된다”며, “몸이 불편하신 분들께 노래를 불러드리는 일은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오주연 지휘자는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서 달라지는 걸 보면 엄마들도 함께 치유가 된다”며, “서열도 없고, 경쟁도 없는 BBC합창단에서 존중받으며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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