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의 짧은 설 연휴에 여행을 떠난다는 지인들. 하지만 이 몸은 설이면 꼼짝없이 전부치고 조기 굽는 며느리일 뿐. 그래서 떠나보았다. 대화동 안에 있는 작은 발리, 미고렝나시고렝으로 말이다.
1000번 종점 대화고등학교 맞은편, 간판대신 깃발에 상호가 적혀있다. 박미현 독자에게 추천을 받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지 모를 작고 아담한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발리섬이 있는 나라 인도네시아의 국기가 천장에 장식되어 있다. 작은 식당 곳곳에 발리에서 찍은 사진과 소품들이 있는데 특히 도마뱀 문양이 많았다. 알고 보니 발리 사람들은 찌짝이라 부르는 도마뱀을 신성한 동물로 여긴단다. 해충이나 모기들을 잡아먹기 때문이라고.
빨간 찌짝이 가득 그려진 테이블에 앉아 씨푸드 미고렝(인도네시아 볶음면), 치킨 나시고렝(볶음밥), 레드 커리를 주문했다. 미고렝과 나시고렝은 6천~7천원부터, 커리는 11,000원부터 있어 세 가지를 주문했어도 26,000원. 저렴한 가격이 고마울 뿐이다.
태국홍차를 마시며 기다리는 동안, 주인장은 주문과 동시에 음식을 만들었다. MSG없이 신선한 채소에 계란반죽면으로 만드는 음식들에 정성이 가득 배어 있었다. 씨푸드 미고렝은 새우 등 해물을 넣어 매콤하고 감칠 나게 볶았다. 치킨 나시고렝은 다소 달콤한 맛이 나는데, 바삭하게 튀긴 새우맛 과자를 곁들여 먹어 재밌다. 커리는 타이식 커리로 국처럼 묽다. 한 숟갈 뜨면 치즈의 고소한 향이 먼저 느껴지고 입 안에 넣으면 달콤하며, 끝 맛은 매콤하다. 처음에는 너무 묽어서 당황했으나 계속 먹다 보니 끌리는 맛이 매력적이었다. 미고렝나시고렝이라는 이름에 미안하게도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타이 커리니 어쩌면 좋을까. 발리 튀김요리인 빵시꼬렝은 찰진 반죽에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발리를 사랑하는 친절한 주인장이 직접 내려주는 오리지널 발리커피도 이색적이다.
메뉴: 미고렝(볶음면), 나시고렝(볶음밥), 타이 커리, 쌀국수, 발리 커피 등
위치: 일산서구 송포로 26 대화동 현대프라자 106호
문의: 031-915-9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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