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남자아이를 둔 엄마라면 겨울 방학동안 ‘그것’을 시킬까 말까 고민을 한다. 흔히 ‘고래 잡으러 간다’는 말로 대신하는 ‘포경수술’에 관한 얘기다. 과거에는 청소년기에 포경 수술을 받는 게 당연한 성장과정의 하나라고 생각됐는데 요즘은 포경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엄마들의 마음은 갈피를 못 잡는다. 이에 내일 신문에서는 파주 라임피부비뇨기과 이경훈 원장으로부터 포경수술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봤다.
박은전 리포터 jeonii@daum.net 도움말 파주 라임피부비뇨기과 이경훈 원장
종교적 관습에 의해 시작된 포경수술
포경수술은 신에 대한 복종과 헌신을 약속하는 유대인들의 종교의식 중 하나였으며 성경에 나오는 ‘할례’가 포경수술을 의미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종교적 관습에 따라 유대인과 무슬림(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 북아프리카, 청교도의 영향을 받은 미국 등에서 남성의 80% 이상이 포경수술을 받아온 반면 유럽에서는 거의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알려져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비교한 후 선택할 것
이경훈 원장은 “포경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병적인 수준의 남성은 약 2.5%에 불과하다”며 모든 남성이 반드시 해야 하는 수술은 아니라고 한다. 현재 포경 수술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비뇨기과 학회에서도 일방적으로 포경수술을 권하지 않고 의학적 장점을 설명한 후 환자나 보호자의 선택에 맡긴다.
포경수술에 대해 찬성하는 쪽은 ‘포피는 불필요한 것이며 질병을 유발시킬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위생적인 측면을 고려해 제거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포경수술에 대해 반대하는 쪽은 ‘포피는 나름대로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존돼야 하며 성적 쾌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의학적 이로움과 자신감을 위해 선택
문화적 요소와 종교적 이유, 의학적 장점을 고려해 포경수술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포경수술은 피부와 포피를 적당히 절개해 제거함으로써 감춰진 귀두부를 드러내는 수술이다. 따라서 포피가 귀두를 감싸고 있는 구조에서 분비물이 쌓여 발생되는 여러 질환을 예방하고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요로감염 에이즈를 포함한 성병의 발생을 낮출 수 있으며 음경암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배우자의 자궁 등 여성생식기의 질병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수술을 통해 남성의 상징인 외성기가 발기된 모양을 갖춰 강한 남성으로 돋보이고 싶어 하는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수술 후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어 신생아 포경수술엔 부정적
이 십여 년 전에는 신생아 때 포경수술을 받도록 권장했었다. 신생아의 경우 포경 수술을 받으면 수술방법이 간단하고 통증을 느끼지 못해 마취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생아도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이 증명돼 수술로 인한 정신손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수술로 인한 출혈 및 감염, 귀두부의 노출로 인한 귀두부 손상 등 수술 후의 문제점이 제기돼 전문가들도 신생아의 포경 수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다.
포경수술은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받도록
보통 음모가 나기전인 초등 4학년 이상부터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총 소요 시간이 이십 여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본인의 심한 거부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수술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수술 후 주의 사항을 숙지해야 수술로 인한 공포감을 덜고 통증으로 인한 쇼크(pain shock)를 방지할 수 있다. 보통 수술 후 2시간이 지나면 지혈이 되나 ‘재 출혈’이 일어날 수 있고, 국소마취제로 인한 ‘어지러움’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2~3시간 동안은 보호자의 관찰이 필요하다.
포경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면 꼭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야한다. 간혹 비전문의에게 수술 받다가 ‘요도협착’같은 수술부작용이 발생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요도는 점막으로 구성돼 있어 한 번 협착되면 영구히 회복 불가능해 장애가 발생한다. 파주 라임피부비뇨기과 이경훈 원장은 “남녀 요로계(요도 방관 등의 기관)와 남성 생식기관을 전문으로 하는 비뇨기과에서는 평균적으로 한해 100명 이상 포경수술을 시행해, 예기치 못한 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다”며 “비뇨기과 전문의로부터 수술 받을 것”을 당부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