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낙민초등학교 정희정 교장 선생님

“정상의 나무와 같이 기본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지역내일 2014-03-03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휘고, 가득 찬 양동이는 찰랑대지 않습니다.”
교육은 요란한 외침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기본에 충실해야 하지요. 낙민초등학교의 정희정 교장선생님은 지난 40년 동안 이런 자세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항상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아이들과 함께 생생한 연구 활동에 매진해왔지요. 몇 해 전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발 앞선 학교 경영으로 교사들의 멘토가 되고 있는 낙민초등학교의 정희정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정희정
젊은 시절 정희정 교장은 뭐든지 잘하는 우수교사였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부터 파고들었고, 밤을 새워서라도 궁금증을 풀어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더욱 열정이 넘쳐났다.
“39년 전 초임 학교가 시골이었어요. 검은 고무신을 신고, 보자기에 책을 가지고 다니던 땐데,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어서 밭에서 어둑어둑 할 때까지 수업을 했던 거 같아요.”
그런 근성은 금세 그를 최고의 자리에 끌어올렸다. 언제나 성적 우수반을 도맡았고, 수업실기 대회에도 7번이나 나갔다. 뭐든 열심히 하며 승승장구 하던 어느 날 깨달음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왔다. “90년대 초반 과학부장을 맡으면서 과학연수를 받았어요. 그때 현장에서 피땀 흘려 연구한 내용을 강의한 선배가 있었어요. ‘아 저렇게 교육하는 사람도 있구나’,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고 깊은 감동을 받았죠.”
그날 이후 그는 현장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들의 잠재된 재능을 끌어낸 현장연구 
그는 10년 동안 다니던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사 과학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시골버스를 타고 수원에서 의정부까지 가는 길이 즐겁기만 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현장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양주 백석초에서 6명의 아이들과 1년 동안 산과 들을 다니며, 오염도를 측정하는 환경 활동을 했어요. 전국의 멘토들이 방향제시를 해준 덕분에 과학전람회에서 상을 탔죠.” 
또, 1년 6개월 동안 지렁이에 대한 연구를 해서 전국 과학전람회에서 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렁이가 어떤 집에서 사는지 궁금해서 지렁이 모형집을 연구했어요. 큰 장독이 들어갈 만큼 땅을 깊게 파는 일이 참 힘들었어요.”
이후 많은 대회에 출전해 지도자로서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세계창의력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었다. “결과보다 아이들의 잠재된 재능을 발현시킬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자신의 길을 찾아 명문학교에 진학한 아이들도 여럿이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자존감을 찾은 경우도 많았어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어서 보람이 컸습니다.”


다양한 교육 활동으로 대통령상 수상
그는 과학 동아리활동과 현장연구를 꾸준히 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과학 교과서(슬기로운 생활) 집필과 참고자료 제작에 참여했고, 컨설팅 장학요원으로 활동하며 수업기술의 향상에 기여했다. 또, 평가문항개발 및 출제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전국 100대 교육과정을 운영해 우수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차곡차곡 쌓인 그의 활동들은 과학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마침내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큰 영광으로 돌아왔다.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이뤄낸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게 옆에서 함께한 선생님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각 분야에 재능 있는 교사들을 발굴하고, 최선을 다해 도왔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후배교사들에게 사심 없이 컨설팅을 해줄 생각입니다.”


나눔을 꿈꾸는 교장 선생님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그는 마지막 일을 위해 오늘도 귀하게 살고 있다.
“요즘 영어책 읽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어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영어그림책을 꾸준히 읽다보니 영어 실력이 꽤 늘었어요.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되고, 영어로 고양시 문화해설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그의 꿈은 소박하다. 남은 여정에서 그를 꼭 필요로 하는 곳에서 베풀며 살고 싶다고 한다.
“학교에 있을 때 빛이 나고, 가장 행복했었어요. 남은 인생,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며 살고 싶습니다. 지금 교사들의 봉사단체인 ‘희망샘’에서 미약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더 큰 보탬이 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습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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