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주엽초등학교 영어도서관을 찾아서

“그림책으로 영어와 친해지세요”

지역내일 2013-11-14

교육선진국 핀란드에서는 영어소통능력도 뛰어나다. 우리나라처럼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지만, 그곳엔 번득한 영어학원 하나 없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대화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굳이 학교 밖에서 따로 배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우리로선 참 부러운 일이다.
주엽초등학교(교장 전영수)의 오은주 교사는 “사교육을 줄이는 첫걸음으로 학교 안에 영어도서관을 만들었다”며, “주엽초에서는 영어 그림책을 읽으며, 즐겁게 영어 실력을 쌓고 있다”고 말한다. 그림책의 감성이 가득한 주엽초등학교의 영어도서관을 찾았다.


학교 안 작은 영어도서관
주엽초등학교의 영어도서관은 2011년 문을 열었다. 3년째 영어도서관을 이끌어 온 오은주 교사는 “영어체험실 공사를 할 무렵 몇몇 교사의 요청으로 영어도서관을 만들었다”며, “교장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영어독서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주엽초의 영어도서관은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오은주 담당교사와 8명의 자원봉사자가 모든 걸 도맡았다. 먼저 1500여권의 책에 일일이 비닐을 씌우고, 책마다 CD를 꽂았다. 도서관 앞 벽화도 직접 그리며, 열정을 쏟았다.
“영어가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사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영어 교육도 생활 속에서 책으로 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영어도서관은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도서관을 관리해주는 ‘북마미’와,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북시터’가 있다. 북시터는 영어를 전공한 어머니나, 졸업생, 재학생으로 모두 50여명이다. 그 중에서 어머니 자원봉사자 20명, 어린이 북시터 20명, 졸업생 북시터가 5명이다. “학기 초 신청자는 100여명이었어요. 지금껏 영어도서관을 꾸준히 활용하는 학생에게는 학기말에 표창을 할 예정이에요.” 도서관 운영시간은 오후 12시 2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다. 방학에는 오전시간에만 문을 연다. 


그림책 읽어주는 영어도서관
영어도서관에는 3000여권의 영어도서가 빼곡히 차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작가의 그림책을 주제와 수준별로 선별해 읽어준다. 점심시간은 재학생 북시터가, 오후 2시에는 어머니 북시터, 2시 50분에는 원어민 강사, 4시에는 졸업생 북시터가 책을 읽어준다. 단계별 영어 읽기 책도 700여권이나 있어 스스로 읽기가 가능하다.
“상상하고, 꿈꾸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그림책은 읽기를 도와주는 책이에요. 그림책과 리딩 북이 균형을 이뤄갔으면 좋겠어요.”
영어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영어독서기록장을 작성한다. 이는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한 약속으로 책 제목과 읽고 느낌 점을 문장으로 기록한다. 차곡차곡 쌓이면 한권의 책이 된다. “책벌레 프로젝트라 이름 붙였어요. 북시터들이 읽어주는 그림책을 보거나, 스스로 읽는 책을 모두 포함해요. 보통 주 3회 영어독서기록장을 쓰고 있어요. 매일 오는 1학년 남학생은 스스로 파닉스를 터득해 다양한 책을 반복해 읽고 있어요.”
3년째 영어도서관을 다니고 있다는 고민성 학생(3학년 3반)도 영어실력이 쑥쑥 늘었다.
“혼자서 읽고, 책이름과 책 속의 문장을 쓰는 게 재미있어요. 하루에 한권 기록할 수 있는데, 북마미가 스탬프를 찍어줘요.”
오은주 교사는 “지금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영어소설을 즐겨 읽으며, 동생들에게는 영어그림책을 들려주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영어그림책 전도사, 오은주
영어전담인 오은주 교사는 그림책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영어 그림책을 골라 읽어주고, 글과 그림의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영어 독서전문가 과정을 공부하며,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영어독서연수를 하고 있다. 
“읽기는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교육 방법이에요. 매일 꾸준히 읽다보면 정말 마술처럼 저절로 영어가 돼요. 특히 영어 그림책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그림책을 읽는 동안 생각을 표현하는 힘과 창의력이 자라거든요. 또, 다른 문화와 배경지식도 습득하게 되지요.”
오은주 교사가 영어 그림책을 만난 건 6년 전이다. 외국어 연수원 심화 과정에서 그림책 ‘프레드릭(Frederick)’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이후 낭만적인 ‘레오 리오니’ 작가의 그림책을 모두 섭렵하고, 늘 그림책을 가까이 했다. 학교 수업에서도 영어 그림책을 활용했다. “영어 교과서의 한계를 느꼈어요. 어휘와 문학적 요소가 반복되면서 아이들이 지루하고, 힘들어 하거든요. 영어그림책을 읽으면서 영어 수업에 활기가 생겼어요. 스토리가 있어서 가르치는 것도 재밌고, 아이들도 재밌어 했어요.”
오은주 교사는 조금 늦더라도 흥미를 잃지 않고 영어를 배우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해요. 책을 가까이 하면 원하는 공부도 찾아서 하게 되거든요. 영어도 마찬가지에요. 책을 통해 영어를 익힌 아이들은 영어 그 이상의 것이 남거든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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