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당구장 컬러오브머니에서 포켓볼 즐기는 주부들 ‘우먼스 클럽’

“포켓에 공이 쏘~옥 , 기분은 쑤~욱!”

지역내일 2014-01-11

긴 쿠션의 중앙과 네 모서리에 합계 6개의 구멍이 있는 당구대에서 하는 레저 스포츠. 백과 사전에 나와 있는 포켓볼의 정의다. 한때 당구는 담배 연기 자욱한 당구장에서 주로 남성들이 즐기는 오락거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5년 당구장이 유흥오락시설에서 생활체육시설로 바뀌면서 포켓볼은 레포츠로 대중화하기 시작했고, 1998년 방콕 아시아 대회에서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으로써 전문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동네에도 동호회를 결성해 포켓볼을 즐기는 멋쟁이들이 있어 만나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포켓볼, 비싼 장비 필요 없어
딱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색색깔 공들이 초록색 당구대위에서 춤을 춘다. 큐대를 잡고 각을 재는 주부들의 자세와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따악 소리와 함께 공이 포켓에 빨려 들어가면 하이파이브! 주부 포켓볼 동호회 ‘우먼스클럽(이하 우먼스)’회원들이다. 크고 작은 포켓볼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거둔 우먼스는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장항동 라페스타에 있는 당구 클럽 ‘컬러오브머니’에 모여 포켓볼을 즐긴다. 우먼스는 2001년 마두동 ‘올림픽스포츠센터’ 여성 포켓볼 수업에서 만난 5명이 주축이 돼 결성, 현재는 1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 중 전업주부는 8명으로 주로 낮에 모여 연습을 하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퇴근 후 함께 한다.
 우먼스를 결성하고 몇 년 동안 회원들은 일반 당구장에 모여 포켓볼을 쳤다. 그러나 당시 당구장 이용자는 흡연 남성들이 많아 간접흡연의 괴로움을 겪어야했고, 가끔 취객의 욕설 섞인 고성을 들으며 공을 쳐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2009년 구승미 회원(50)이 금연 당구클럽 ‘컬러오브머니’를 열었고, 덕분에 회원들은 쾌적한 분위기에서 편하게 포켓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회원들은 포켓볼의 매력을 인원수에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것과, 특히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꼽는다. 비싼 복장이나 장비를 갖출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계절 날씨 나이 실력, 모두 상관없이 함께 즐겨요!
 15년 동안 테니스를 치다 지금은 포켓볼에 푹 빠져 산다는 유진이 회원(48)은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고, 수다 떨면서 게임을 즐기니 더욱 즐겁다”며 “자외선이나 바람 때문에 피부가 상할 일이 없어 여성들에게 정말 딱”이라고 말했다. 회원 임양자(60)씨는 9년 정도 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12년 전 시작한 포켓볼을 통해 지금은 말끔히 해소했다. “공이 포켓에 쏘옥 빨려 들어가면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다”고 얘기했다. 또 “몸을 쓰니 다이어트에 좋고, 머리를 써야하니 치매 예방도 된다”며 “여성들에게 이보다 좋은 운동은 없다”고 강력 추천했다. 얼마 전 들어왔다는 이미옥 회원(51)은 “격렬하지 않은 운동이라 어르신이나 임산부도 할 수 있어요. 회원들 모두 스스럼없이 대해주시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들어오세요~”라며 활짝 웃는다.
 현재 컬러오브머니에는 3개월 과정의 주부 강습이 개설돼 있다. 화,목요일 오후 3~4시에 있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다. 강습 과정을 마치면 회비만 내고 평일 아무 때나 연습 가능하며, 6개월 이후에는 대회 출전도 가능하다. 가족단위로 오는 고객들을 위해 미국에서 직수입한 아동용 큐대도 갖춰 초등 3학년 이상이면 포켓볼을 즐길 수 있으며, 얼마 전 탄현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 포켓볼을 즐기는 사람들



이미옥 회원

“아무 때나 와서
  게임 즐길 수 있어 좋아요”


격렬한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전부터 포켓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당구장에는 주로 남자들만 있어 망설이던 차에, 석 달 전 우먼스 클럽을 알게 돼 들어왔죠. 하고 싶었던 것을 하니까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새로운 분들 만나 교류하는 것도 즐거워요. 포켓볼 레슨이 있다는 걸 몰랐는데 이곳에 와 레슨을 받게 됐어요. 아무 준비 없이도 즐길 수 있어 요즘은 시간만 나면 이곳에 와요. 게다가 기존 회원 분들이 실력 차이가 월등한데도 게임 상대 해주며 격려해 주니 정말 좋아요. 
 

임양자 회원

“정신집중에 도움 되는 포켓볼
  치고 나면 하루가 행복해요”


12년 전 포켓볼을 시작할 땐 세간에 당구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남편 몰래 쳤는데, 나중에 남편이 알고는 큐대를 선물해 주었어요. 요즘은 포켓볼 친다하면 주위에서 다들 멋쟁이라고 해 기분이 좋답니다. 전신운동이라 건강도 많이 좋아지고, 무엇보다 정신건강에 좋아 적극 추천해요. 포켓볼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지거든요. 이런저런 운동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오래 지속한 운동은 처음이에요. 공을 치고 가면 하루가 행복해지거든요.





>>> 미니 인터뷰
구승미 컬러오브머니 대표

포켓볼 보급 위해 
주부와 중고생 대상으로 강습


“금연 당구장을 열 때 주변에서 다들 말렸지만 여성과 가족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어요”라는 구승미 대표. 지금은 주말엔 손님들이 대기할 정도로 인기란다. “한번은 아들과 함께 온 남성분이 제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어요. 그동안 사춘기 아들과 사이가 안 좋았는데 포켓볼 덕분에 풀렸다면서. 그때 정말 보람을 느꼈어요.” 현재 고양시당구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승미 대표는 포켓볼 보급에 열성적이다. “포켓볼의 보급을 위해 주부와 중고생 대상으로 강습을 진행하고 있어요. 꿈나무 육성 계획도 협회와 얘기중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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