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 마음빼기 전도사 저동중학교 정연희 선생님

“마음빼기로 행복한 학교 만들어가요”

지역내일 2014-01-23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 수 없는 열등감이나 외로움, 불안감에 꺼둘려 힘이 들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숨 가쁜 일상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힐링이 우리사회의 키워드가 된지도 오래입니다.
이번 주 <우리선생님>에서는 ‘마음빼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을 치유하고 있는 저동중학교(교장 최복점)의 정연희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그는 ‘마음빼기’ 대안교실을 열어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마음수련
정연희 교사(53세)는 오랫동안 마음수련을 해왔다. 그가 마음수련을 시작한 건 10여 년 전이다. 당시 그는 밝고 에너지가 넘쳤다. 뭐든 당차게 해냈기 때문에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앞서나갈수록 그의 마음은 불안감으로 가득 찼다.
“시범수업을 하며 박수갈채를 받아도 한 순간 뿐이었어요. 늘 불안했죠. 남을 의식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거든요. 공부든 환경미화든 뭐든지 우리 반이 제일 잘해야 했어요.” 공감대 없이 결과만 쫓다 보니 학생들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그래도 마음만은 늘 좋은 선생님이고 싶었다. 새 학기마다 다짐을 하며,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되질 않았다.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 즈음 그는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집단 상담시간에 어린 시절을 떠올렸어요. 12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다섯 오빠들 사이에서 살림을 도맡았던 제 모습이 보였죠. 그때 저도 모르게 연탄집게로 혼내던 무서운 언니의 모습을 토해냈어요.”
그 순간 속이 시원했지만, 그는 뭔지 모를 답답함으로 3일을 끙끙 앓았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마음수련을 알게 된다. 2002년 2월, 그렇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마음 속 사진 버리기‘마음빼기’

마음 수련을 시작한지 3주가 지나니 살 것만 같았다. 그를 억누르던 힘든 기억과 잘하고 칭찬받은 기억들까지 모조리 버렸다. 그 마음을 빼고 나니 남을 의식하는 마음, 열등감, 불안감들이 사라졌다. 어떤 사람이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유로움도 생겼다.
“마음빼기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부정적인 기억에서 벗어나게 해줘요. 저는 어린 시절 언니의 모습이 마음속에 두려움으로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 때의 불안감과 긴장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고요.”
그는 한 단계 한 단계 마음을 빼면서 ‘그동안 주변사람들을 참 피곤하게 했었구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학교의 일도 가짐의 마음 없이 임하게 됐고, 함께 하는 즐거움도 알게 됐다.
“소위 문제학생이라는 아이들도 학교에서의 단편적인 모습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도 편견 없이 대하고, 무엇보다 아이 마음에 내재된 분노와 화를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었어요.”


행복한 학교 만들어
그가 몸담고 있는 저동중학교는 행복학교로 유명하다. 2012년에는 학교폭력 예방 우수사례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마음빼기 대안교실을 운영해온 정연희 교사가 있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에게 징계 대신 매일 1시간 씩 마음빼기를 시켰어요. 종이를 주고, 무섭고 힘들었던 기억들을 적으라고 했죠.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마음을 버리도록 도와주니 아이들 눈빛이 달라졌어요.”
뭔가 쑥 빠져나간 거처럼 밝아지는 학생들을 보면서 평소 그의 수업 시간에도 마음빼기를 했다.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5분 동안 하루를 되돌아보고, 버리고 싶은 마음을 조용히 떠올려 적게 했어요. 평범한 아이들도 ‘친구가 날 버렸을 때’, ‘아빠에게 죽도록 맞았을 때’, ‘시험에 대한 공포’ 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들을 마구 쏟아냈어요.” 또, 복지학생을 대상으로도 마음빼기를 진행했다.


‘마음빼기’ 전도사 되고파
그는 앞으로도 마음빼기에 앞장설 생각이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마음빼기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힘든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마음빼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더 많은 학교에 ‘마음빼기’를 알리기 위해 마음수련 교사동아리 ‘마음힐링-Coexist’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 실천 우수동아리’로 선정돼 상금 1천 만 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마음빼기 교실을 진로체험과 연계할 계획이다. 교육 대상도 학생과 교사, 학부모까지 확대했다.
“각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께서도 넓은 시야로 아이들을 포용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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