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는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서 칼질을 하던 경양식 레스토랑이 인기였습니다. 생일이나 졸업식 때면 어김없이 찾곤 했었죠. 함박스테이크와 부드러운 크림수프, 달콤한 잼을 곁들여 먹던 따뜻한 모닝빵의 추억, 지금도 아련히 떠오릅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에 가족식사로 적합한 함박스테이크를 소개합니다.
유석인 리포터 indy0206@naver.com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소스의 조화
고기를 다져 둥글게 빚어 구운 햄버그,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소스와의 조화가 일품인 이 요리를 우리는 ‘함박스테이크’라고 부른다.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햄버그스테이크’다. 독일의 함부르크 지방에서 시작하였다 하여 그 이름이 햄버그가 되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 기원은 아시아의 몽골에서 찾을 수 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유라시아를 달리던 칭기즈칸의 기병대는 양고기를 다져 안장에 넣고 다니며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리법이 북유럽에 퍼지게 되었고 독일의 함부르크 지방에서 여기에 다진 채소와 전분, 계란, 소금과 후추 등의 양념을 첨가하여 지금의 ‘햄버그스테이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전해졌고 일본식 발음이 일부 남아 ‘함박스테이크’가 됐다.
70~80년대 레스토랑 문화가 처음 들어서던 시절, 함박스테이크는 경양식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양식요리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경양식집의 함박스테이크는 ‘특별한 날’에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퓨전음식이라는 외식 트렌드 속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햄버거 메뉴로 여겨지며 젊은 층은 물론 7080세대에 이르기까지 추억의 메뉴로 떠오르며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겉은 살짝, 속은 오븐에서 완전히 익히기
함박스테이크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두툼하게 구워 소스를 듬뿍 끼얹어먹는다. 보통 함박스테이크 위에는 반숙의 계란 프라이가 올라간다. 영어로는 마치 해님이 떠오른 것 같다고 해서 ‘서니 사이드 업(sunny side-up)이라고도 하는데 노른자가 익으면 안 된다. 노른자는 익지 않았지만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는 하얗게 익어서 그 색깔의 대비가 확연해야 풍미가 산다고 한다. 함박스테이크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소스에 적셔 먹어도 좋고 계란 노른자를 터뜨려 흘러내리는 계란 노른자에 적셔 먹어도 부드럽고 고소하다.
여기에 토마토케첩은 물론 간장이나 향신료를 가미하면 색다른 맛을 내는 음식으로 변신한다. 특히 소스는 함박스테이크의 풍미를 바꾸어주는 중요한 재료로 새콤달콤한 맛부터 깊고 풍부한 맛까지 다양한 맛을 연출할 수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새로운 고기와 채소가 낯설게 느껴질 때 잘 어울리는 소스만 찾으면 고기의 맛이 확 달라질 수 있다.
함박스테이크는 어떤 재료를 사용,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좋고 맛 또한 훌륭한 일품요리가 될 수 있다. 원래는 쇠고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창의력을 발휘하면 무엇이든 속 재료가 될 수 있다. 반죽에는 후추가 들어가고 소금은 들어가지 않는다. 소금이 들어가면 고기가 수축돼 질겨지기 때문이다. 대신에 다진 고기와 야채, 빵가루 등의 내용물이 서로 잘 달라붙고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자꾸 만져준다. 함박스테이크를 만들 때 다진 고기와 빵가루를 비롯한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골고루 치대고, 팬에서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겉 부분이 연한 갈색을 띨 정도만 살짝 익히고 오븐에서 속까지 완전히 익히면 집에서도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함박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 우리 동네 함박스테이크 맛집을 찾아서
육즙 가득한 진한 소고기 맛
장항동 달로
진한 소고기 육즙의 함박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펍&레스토랑.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맛과 품질이 뛰어나며 소고기 함유량이 높아 풍미를 더해준다. 오리지널함박 치즈함박 토마토소스함박 3가지 맛 중에 기호대로 주문할 수 있고 계란 치즈 베이컨 등의 토핑을 추가해 먹을 수 있다. 단호박과 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샐러드가 밥과 함께 나온다. 함박스테이크 주문 시 점심에는 후식(커피 콜라 사이다) 저녁에는 와인 한잔이 무료로 제공된다.
메뉴: 함박스테이크 수제버거 파스타 치킨퀘사디아
영업시간: 10:00~01:00
위치: 일산동구 장항동 846번지 센트럴프라자 105호
문의: 070-8612-3032
엄마의 손맛이 담긴 함박도시락
‘정발산동 오렌지테이블’
이곳은 엄마의 손맛이 담긴 함박스테이크를 도시락 형태로 판매한다. 요리에 사용되는 쇠고기는 강원도 연곡 농협과 직거래를 통해 들여와 과일양념에 재우는 숙성과정을 거쳐 육질이 부드럽고, 고기를 분쇄기가 아닌 손으로 직접 다지는 방식으로 만들어 식감이 탱탱하게 살아있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은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만들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주문을 하고 가는 편이 낫다.
메뉴: 햄버거스테이크 한우버섯불고기 하와이안햄밥
영업시간: 10:00~22:00 일요일 휴무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712-3
문의: 031-912-3553
추억의 맛과 분위기
‘일산동 밤비노’
나무계단을 딛고 2층으로 올라오면 80년대 경양식집 분위기가 펼쳐진다. 벽면을 가득 메운 옛날 영화포스터와 양주병. 고풍스러운 이 식당에선 추억의 맛 가득한 함박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식전 수프, 양배추와 적채를 섞은 샐러드에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드레싱, 달콤한 소스로 버무린 스테이크, 사이드로 곁들인 완두콩과 스위트콘, 마카로니샐러드까지 특별한 재료는 아니지만 익숙하고 그리운 음식들로 양까지 푸짐해 옛정이 듬뿍 느껴진다.
메뉴: 정식 함박스테이크 비후까스 돈까스 김치볶음밥
영업시간: 11:00~22:00 연중무휴
위치: 일산서구 일산동 617-42
문의: 031-975-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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