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초등학교(교장 정세호)가 전국도서관 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했다. 도서관 운영평가는 1차 서면평가, 2차 현장실사 및 도서관운영평가위원회 심의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 가람초등학교는 교과과정을 연계한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학생독서활동을 지원하고, 독서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가람초등학교의 정세호 교장은 “창의지성교육의 원천은 바로 독서”라며, “학교도서관이 교육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학교수업과 도서관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있는 가람초등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도서관 운영, 전국 으뜸!
가람초등학교는 도서관의 특화된 ‘정보교육서비스’로 국무총리 상을 수상했다. 도서관 운영평가 5가지 항목 중에서 시설설비 36점, 자료 52점, 인적자원 82점, 정보교육서비스 112점, 운영예산 89점으로 총점 371점을 받았다.
가람초등학교의 김은정 사서교사는 “비록 총점이 낮았지만 정보교육서비스의 점수가 높아 서 큰 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특히 교과과정 분석을 기반으로 한 독서기록장과 누리미디어 DBpia, KRpia, BookRail를 활용한 도서관 활용수업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학교 안의 모든 컴퓨터에서 무료로 자료를 다운 받을 수 있어요. 숙제 할 때는 KRpia, 전자책 읽을 때는 BookRail,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할 때는 DBpia를 활용해요.”
또 사서교사의 배치도 중요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도서관활용교육정책연구학교’로 지정된 가람초등학교는 10년 전부터 정규 사서교사가 있었다. 덕분에 교육과정과 연계해 교실-학교도서관-가정이 함께 독서교육을 할 수 있었다.
고양시 정규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
초등학교 | 가람초, 성신초, 상탄초 |
중학교 | 안곡중, 정발중 |
고등학교 | 백양고 |
‘읽기짱! 쓰기짱! 솜씨짱! 학부모짱!
가람초등학교의 도서관 운영목표는 ‘읽기짱! 쓰기짱! 솜씨짱! 학부모짱이 되는 요술상자’다. 읽기짱에서는 기초적인 문해교육, 독해력 교육을 실시하고, 쓰기짱에서는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일기쓰기, 독서감상문쓰기, 서평쓰기, 주장하는 글쓰기 등 다양한 갈래의 글을 쓸 수 있도록 특강을 연다. 솜씨짱은 활동의 결과물이나 독서관련 행사에 다양한 공예활동을 연계해 작품성을 높였다. 학부모짱은 도서관 봉사를 하는 책사랑 어머니 회원을 대상으로 독서, 논술, 천연화장품, 천연비누, 신문활용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특강을 운영해 평생교육의 기회를 마련했다. 김은정 사서교사는 “행사보다는 학습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과과정 연계한 ‘독서기록장’
도서관 프로그램은 2009개정교육과정을 꼼꼼히 분석해 만들었다. 그 중 국어 쓰기영역의 독후활동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김은정 사서교사가 직접 지도한다.
“제가 만든 독서기록장을 사용해요. 독서기록장은 각 학년별로 다르며, 교육과정의 연계성과 위계성을 고려해 만들었죠.”
독서의 달 행사도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된다. 예를 들면 6학년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독서논술 이론을 배우고, 9월 행사에서 독서논술을 실제로 한다. 그리고 국어시간에 다시 독서토론을 배우기 때문에 모든 활동들이 흩어지지 않고, 유의미한 경험이 된다.
이외 독서장제, 쓰기짱 특강도 마련되어 있다. 동아리 활동에서는 프로젝트 학습, 신문활용교육, 진로독서, 독서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도서관은 우리 놀이터
가람초등학교 학생들은 읽고, 쓰는 일에 익숙하다. 늘 책을 가까이 하는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놀이터나 다름없다. 책과 자료의 활용도도 높고, 좋은 독서 습관도 길렀다.
2학년 권장도서를 빌리러 왔다는 김무진 학생(3학년 4반)은 “재미난 책이 많아서 도서관에 매일 온다”며, “보고 싶은 책을 맘껏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또 가람초 학생들은 갈래별 쓰기활동을 12시간이나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글쓰기 실력도 출중하다. 독해력과 어휘력 실력도 좋아졌다. 박다연 학생(6학년 3반)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독후활동을 하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중학교에 진학해서 글쓰기 대회에서나, 수행평가, 교과 성적이 올랐다고 찾아오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세요. 논술 학원을 보낸 적이 없는데도 교과논술 대회서 10과목 중 8과목에서 수상했다고 해요. 이럴 때 보람을 느끼지요.”
총리상의 주역, 김은정
국무총리 상을 수상한 데는 김은정 사서교사의 역할이 컸다. 김은정 사서교사는 교과과정과 연계한 도서관 프로그램과 독서 행사를 기획하고, 이끌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여러 선생님들, 학생들, 학부모님들이 모두 함께 움직인 결과입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혼자서는 쓸모가 없거든요.”
김은정 사서교사는 공공도서관부터 정부, 기업체 등 모든 도서관을 거쳤다. 학교 도서관에서 일한 지는 7년째다. 그는 학교도서관 외에도 고양교육지원청, 도교육청, 각종 독서관련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에 사서교사가 94명뿐이라 일주일에 2번은 외근을 해요. 외부 활동을 해도 교장선생님께서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세요. 오히려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마음껏 펼쳐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죠. 이런 믿음이 창의적인 발상을 하게 한 거 같아요.”
미니 인터뷰 - 정세호 교장 선생님
‘없는 듯 있는 듯’ 사서교사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밖에 한 게 없습니다.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을 뿐 나머지는 김은정 사서교사가 알아서 잘 해줬습니다. 상이 목표가 아니지만, 열심히 해서 국무총리 상을 받아서 대견했습니다. 평생교육의 일환인 독서는 생활화 돼야 합니다.
미니 인터뷰 - 김은정 사서교사
사서교사는 5년이 되면 다른 학교로 가야합니다. 경기도 전체 초등 사서교사는 39명입니다. 사서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다시 정규 사서교사가 오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결과들이 이어지지 못할까봐 염려됩니다.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배치에 대한 의무규정이 마련돼 다른 학생들도 교육적 혜택을 누렸으면 합니다.
미니 인터뷰 - 도서관 봉사하는 어머니 인터뷰
유영희씨 : 사서 선생님이 인기가 좋아요. 2학년 읽기짱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프로그램이 정말 알찬 거 같아요. 아이가 책을 더 좋아하게 된 거 같아서 기뻐요.
최원주씨 : 한 달에 한번 2시간씩 봉사를 하고 있어요. 책 정리도 하고, 찢어진 책도 붙여요.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 아이가 도서관과 친해진 거 같아요.
신희원씨 : 쌍둥이 딸을 키우고 있어요. 현재 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8명의 엄마들이 역할을 나눠 구연동화를 하고, 실물 영상기로 책을 보여줘요. 아이들이 즐거워해요.
학생 미니 인터뷰 - 4학년
최유나 학생(4학년 6반) : 독서골든벨이 너무 좋아요. 지난번에는 책을 끝까지 못 읽었는데, 이번에 잘해보려고요. 독서골든벨은 학년마다 책 한권씩 정해서 다양한 문제를 내요.
김하빈 학생(4학년 3반) : ‘양파의 왕따 일기’가 재밌었어요. 미희가 친구들을 왕따시키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반 전체 왕따가 되는 이야기에요. 왕따가 왜 나쁜지 알게 됐어요.
학생 미니 인터뷰 - 6학년
김은재 학생 (6학년 3반) : 솔방울이라는 도서관 동아리가 자랑이에요. 무료로 논술 수업을 받을 수 있거든요. 또 사서 선생님이 직접 만든 독서기록장도 글쓰기 실력에 도움이 돼요.
나현민 학생 (6학년 3반) : 도서관 프로그램이 다양해서 재밌어요. 특히 독서기록장에는 권장도서가 정리돼 있고, 문장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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