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직립으로 걸으면서 손을 쓰게 되었고, 인간의 뇌는 손을 쓰면서 계속 진화되어 왔다. 인류가 손을 통해서 문화를 발전시켜 지금은 힘으로 살던 시대를 지나 기계로 살아가는 기계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아이들 손을 떠나지 않는 기계는 더 진화할 것이며, 뇌 모방 기계들은 인간의 뇌만이 할 수 있었던 일들을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힘쓰는 직업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기계가 차지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19세기 교육은 몸을 대체하는 기계에 적합한 “팩트” 위주 교육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계가 뇌를 대체할 21세기는 그러한 기계들을 다스리면서 우리는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의 상상력과 개성을 중심으로 한 창의 교육으로 새로운 직업을 창조해야 한다.
영국은 오전 8시30분부터 9시 사이 유치원에서부터 고3까지 같은 시간에 등교하고 하교도 거의 같은 시간에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영국의 대학이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걸까? 영국 교육의 뿌리는 잘 놀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는 놀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뇌 발달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유아기와 초등학교 시절 다양한 놀이를 통하여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창의력을 길러주고 있다.
우리도 “팩트” 교육이 자리 잡기 전에는 다양한 전통적인 놀이문화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기계혁명 시대를 살아오면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놀이기구에 흥미를 느끼면서 창조적인 놀이문화와 놀이공간은 더욱 좁아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다시 아이들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놀이공간을 찾아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놀이공간은 여러 곳에 존재하지만, 오감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광범위한 공간은 단연 자연이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 한다. 광범위한 공간은 넓은 면적의 의미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시골길 논둑이나 밭둑에 앉아 아이들과 풀각시를 만들어 보자. 아이들은 밭둑에 널려있는 풀로 아빠각시, 엄마각시...수많은 각시를 탄생시켜 아이들만의 스토리를 이어간다. “재미있다” “그래서?” 어머니는 추임새를 해 주자~? 신나는 이야기가 술술~~ 생명이 살아있는 장난감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지막한 마을 뒷산에 올라가 보자. 새소리 들리고 온갖 생물들이 어우러져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숲이라면 더욱 훌륭한 자연놀이터가 된다. 높은 산을 부지런히 올라 시간에 쫓기듯 내려오는 산행은 자연체험이 아닌 체력단련의 등산이겠지요. 또한, 같은 종류의 나무를 심어 잘 가꾸어진 숲 보다는 자연 그대로 자란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저마다의 멋진 모습이라면 자연체험장으로 더 좋을 듯하다. 잘 다듬어진 정원과 공원도 좋겠지만, 아이들은 웅덩이도 있고 나무가 부러져 썪어 벌레가 기어 다니는 자연 그대로 널브러진 공간에서 더 많은 놀이를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공간과 아이들의 놀이공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작은 것에도 하찮은 것에서도 경이로움을 느끼고 즐거워하며, 상상의 씨앗을 발견한다. 자연 그대로의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서 실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체험대상이다.
예술놀이가 자연과 만난다면 창의력 향상은 더욱 높아진다. 숲속에서 계획 없이 우발적인 연극놀이를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우연히 발견한 자연물이나 장소, 소리는 좋은 연극의 모티브가 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의 연극놀이는 연기자를 만드는 교육이 아닌 자기감정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상상력을 키워주는 놀이이다. 또한, 수줍음을 타는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을 수 있도록 또는 찾아가기 위한 놀이이기도 하다.
자연에서의 미술교육은 그리기보다는 두 손을 함께 쓰는, 만지고 조작하는 활동이 좋다. 자연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놀이감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열린 생각을 가진 아이들은 놀이의 창조자이다. 미술의 전 영역이 자연과 만나 아이들은 새로운 시각의 표현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인다. 창의성은 교육의 출발점이며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기에 조급하게 판단하고 결과를 요구하는 것 보다는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피하고 과정에 중심을 두고 체험활동 기회를 충분히 주어 자존감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이끌어갈 즈음에는 지금의 인기직업은 대부분 사라지고 창의적인 새로운 직업이 창의적인 아이들의 머리를 통하여 많이 탄생할 것이다. 그즈음에는 노벨상 수상자도 훨씬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리홀 자연미술학교
교장 황순희
문의 031-949-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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