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우리 학교> 친환경 매점 운영하는 덕양중 매추리 모임

“엄마들 손으로 건네는 간식, 사랑 담겨 더 건강해요”

지역내일 2014-06-01

  학창 시절 쉬는 시간에 쪼르르 달려가 과자 한 봉지 사먹는 재미가 가득했던 학교 매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나눠 먹는 과자 하나는 학창 시절 큰 위안이자 행복이었죠. 고양 덕양중학교(교장 이준원)에는 아주 특별한 매점이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엄마들의 손으로 직접 꾸려 나가는 매점은 비록 작지만, 소통과 애정이 가득한 덕양중학교의 자랑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인스턴트 앙~대요! 친환경 간식만 있어요~”
 그 흔한 컵라면도, 탄산음료도 없다. 과자도 일반 슈퍼나 마트에서 파는 과자가 아니다. 대신 작은 소쿠리에는 자극이 덜한 과자와 우리밀로 만들어진 빵이 가득하다. 음료수는 과즙음료와 식혜류가 전부다. 친환경 매점 휴(休)카페는 이렇게 여느 매점과 많이 다르다.
 휴카페는 그 출발부터 남달랐다. 위탁업체가 아닌 엄마들의 손으로 직접 꾸려낸 매점이다. ‘매점을 추진하는 이모들’이란 뜻의 ‘매추리’ 회원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덕양중학교에는 매점이 없었다. 신현희 어머니는 “매점이 없었을 뿐더러 아이들이 간식을 사 먹으려 해도 교문을 나와 길 건너 편의점까지 가야 하는 불편이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매번 고민해왔죠. 그러다 지난해 경기도 교육청에서 관련 예산을 지원받게 됐고 매추리 모임도 꾸리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휴카페는 전적으로 엄마들의 자원봉사로 꾸려지고 있다. 월, 화, 목, 금요일 일주일에 네 번. 오후 4시2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전교생 엄마들이 팀을 이뤄 교대로 자원봉사를 한다. 과자, 음료, 빙과류는 자연드림에서, 빵과 쿠키는 우리밀, 우리쌀, 유정란으로 만든 애덕의 집 소울 베이커리에서 들여온다. 쿠키는 200~500원, 음료는 500~800원, 빵은 1000원. 가격까지 착하다.
 인스턴트와 자극성 음식에 길들여진 학생들이 과연 휴카페의 간식에 적응할 수 있었을까. 효과와 반응은 의외였다. 이수현 어머니는 “편의점에서 파는 컵라면, 삼각 김밥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이 맛을 좋아할까 싶었어요. 하지만 조금씩 아이들 입맛도 변하더라고요. 아이들 스스로 ‘이젠 이 간식이 맛있다’고 말하기도 해요”라고 전했다. 


 엄마와 아이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 잡아
 수익 사업이 아니기에 매출은 그리 크지 않다. 약간의 수익금으로 다시 간식을 들이고, 곁두리 딱지라는 쿠폰을 발급한다. 곁두리 딱지는 교내 행사에 참여하거나 상장 수여 시 포상으로 같이 지급되기도 하는데, 학생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약속도 내걸었다. ‘매점까지 내 발로 , 먹거리는 내 돈으로, 쓰레기는 내 손으로’ 라는 슬로건은 흔히 학교 문제로 대두되곤 하는 ‘뺭셔틀’은 절대 없길 바라는 엄마들의 작은 바람이다.
 매추리 회원들은 휴카페가 아이들을 위해 출발했지만 돌이켜보면 부모의 마음가짐을 다지게 된 계기도 됐다고 전한다. 하루에 한 시간.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평소 생각했던 ‘그 녀석’들이 아니었단다.
 최현숙 어머니는 “덕양중은 한 학년에 두 학급, 전 학년이 6학급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예요. 그러다보니 매점에 오는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은 금방 익숙해졌죠.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다보니 그만큼 정이 더해가요”라고 말했다.
 강현미 어머니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아이들의 학교생활, 그들의 문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밖에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요. 자녀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커졌죠”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들도 일부러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할 정도로 관심과 참여율이 높다.  매추리 회원들은 앞으로 휴카페가 지금처럼 아이들 건강을 위한 작은 창구로, 또한 그들과 함께 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발전해가길 고대하고 있다. 건강한 학교를 위한 매추리 회원들의 작은 움직임. 우리 교육 문화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Mini Interview>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학교 만들어 갈 것” 

 이준원 교장
 



 “덕양중은 혁신학교 5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도와 변화 중에 부모들이 직접 손을 걷어 부친 휴카페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학생들의 교육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먹을거리이기 때문이지요. 좋은 먹을거리를 매개로 학생과 부모, 학교가 서로 이해하고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머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사 이전의 교사는 가정이고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은 가정과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하지요. 이런 점에서 덕양중은 앞으로 학교 담장을 넘어 마을과 함께 하는 열린 학교를 지향합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휴카페 역시 현재는 학생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앞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 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큰 틀에서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합니다“


 
■ 신현희 어머니 




 “시작할 때는 ‘필요해서’라는 이유가 컸지만, 지금은 부모인 우리들이 꼭 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하는 것이고, 나아가 좋은 먹거리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



■ 최현숙 어머니 



 “이젠 아이들의 이름 하나하나 불러주며 간식을 건네요. 자연히 아이들에게 눈이 한 번 더 가고, 친분이 쌓여졌죠. 아이들이 예뻐 보여요”



■ 이정아 김민정 신지우 학생 (좌측부터)



“휴까페가 생겨 학교 안에서 쉽게 간식을 사 먹을 수 있어 편해졌어요. 가격도 저렴하죠. 엄마들이 직접 챙겨주는 건강한 간식거리라고 생각하면 기분까지 좋아져요.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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