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공익캠페인 선도하는 장성중학교를 찾아서

“아이들의 안전은 아빠, 엄마의 행복입니다”

지역내일 2014-06-16 (수정 2014-06-16 오전 5:40:57)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해 줄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다 못해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재능으로 그들을 위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추모 플래시 몹 中>




지난 5월 주엽역 광장에 녹색 조끼를 입은 앳된 중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80여명의 학생들은 이내 노란 바람개비를 손에 꼭 쥐었다. 그들은 ‘바람이 분다’를 열창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바람에 실려 보냈다. 광장엔 순간 정적이 흘렀고, 지켜보는 이의 가슴을 적셨다. 장성중학교의 정오 교사는 “장성중학교 공익 캠페인의 하나”라며, “이번 플래시 몹은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순수한 추모행사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학교, 학부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장성중학교를 찾아 아름다운 캠페인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았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외침
장성중학교(교장 최홍규)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공익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캠페인은 학교, 학생, 학부모가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총괄기획을 맡은 정오 교사는 “원래는 금연이 주제였는데, 갑자기 세월호 추모 행사로 변경됐다”며, “한 달 만에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한 뼘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장성중의 공익 캠페인은 일 년에 4번 개최한다. 그동안 독도 지킴이 캠페인과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등을 해왔다. 학교, 학생, 학부모 등 100여명이 함께 움직이는 만큼 행사 규모가 꽤 크다. 기획은 학생회와 댄스부, 방송부, 질서 실천부 등 12명의 학생 대표가 맡았다. 캠페인 참여 학생은 그때그때 지원자를 받는다.
“학생부에서는 기획과 홍보, 댄스부는 안무, 질서 실천부는 진행, 방송부는 촬영을 해요. 학부모회에서는 촬영부터 섭외까지 전반적인 도움을 주시고요. 연습은 방과후와 아침 활동시간을 이용해서 두 달 정도 준비합니다.”
지금은 독도, 금연,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8.15 광복절 플래시 몹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가 된 ‘세월호’ 추모 플래시 몹
세월호 추모 플래시 몹(flash mob)은 ‘아이들의 안전은 아빠, 엄마의 행복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됐다. 모두가 안전에 대해 생각해보고, 경각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기획부터 조심스러웠어요. 민감한 주제라 주위의 우려도 있었고요. 그래도 뭐라고 해야 했기에, ‘우리가 어떤 걸 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어요.”(김인영 학부모 회장)
주엽역에서 시작한 플래시 몹은 원마운트, 노래하는 분수대, 문화광장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실종된 단원고 학생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노래를 부르고, 2NE1의 ‘Come back home’에 맞춰 춤을 췄다. 분양소가 마련된 문화광장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
“준비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규모에 비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충돌하기도 했죠. 빡빡한 일정 때문에 100여명의 지원자가 80명으로 줄었어요.”
그러나 플래시 몹이 시작되는 순간 그들은 하나가 됐다.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함과 비장함으로 똘똘 뭉쳤다.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봤어요. 진지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를 때 진짜 소름이 돋았어요. 학교, 학부모, 학생들이 하나가 된 이번 행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정오 교사)




착한 청소년 문화 이끌고파
학생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하나로 보태진 힘은 모두를 변화시켰다. 변호사가 꿈이라는 김상수 학생(2학년 8반)은 “시간 내는 게 힘들었지만, 함께 동참해서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며, “완성되는 과정에서 협동심과 배려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달라진 마음가짐과 함께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다. 공부를 우선시 하던 학부모의 마음도 열었다. 덕분에 8.15 행사에는 지원자가 더욱 늘었다고.
“공부와 활동을 함께 하는 게 힘들지만, 친구들과 유대감과 친밀감이 형성돼서 성장의 발판이 됐습니다. 앞으로 착한 청소년 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장성중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됐으면 합니다.”(정오 교사)
세월호 추모 플레시 몹 동영상은 유튜브(http://www.youtube.com/watch?v=F1l0DD_SQsA)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미니인터뷰-선생님

정오 교사 : 장성중학교의 전통으로 이어지도록 캠페인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아이들의 기획력이 길러지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거 같습니다. 





미니 인터뷰 -학부모 대표 



김인영 학부모 회장 : 해맑던 아이들이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무거운 내용이라 걱정 했었는데, 정말 너무 잘한 거 같아요.
정소윤 어머니 : 학부모 촬영팀은 모두 7명이에요. 사전답사를 하고, 그림까지 그려서 촬영을 계산했죠. 원마운트에서는 2층에서 내려찍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더 뭉클했어요.
김임순 어머니 : 섭외와 전기를 담당했는데, 모두들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학교의 기획력과 엄마들의 도움, 학생들의 의지가 합쳐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아요.




미니인터뷰-학생회  



김명현 학생(3학년 5반 학생회장) :
올해 체계가 잡혔어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이런 활동들을 할 생각이에요. 앞으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알리는 플래시 몹을 해보고 싶어요.
김상수 학생(2학년 8반 학생회 부회장) : 준비 기간이 짧아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기획회의부터 플래시 몹까지 참여하면서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미니인터뷰-댄스부



박소희 학생(3학년 7반) :
2NE1의 ‘Come back home’ 안무를 익혀서 친구들에게 가르쳐줬어요. 처음에 너무 힘들었지만, 다함께 잘해 낸 거 같아서 기뻤어요.
이혜빈 학생(3학년 1반) : 춤이 어려워 친구들이 힘들어했어요. 준비하는 내내 슬펐지만 끝나고 나서는 뿌듯했어요. 서로 의견을 나누며, 협동심이 생긴 거 같아요.
김하나 학생(3학년 9반) : 추모행사에 2NE1의 춤을 춘다고 해서 걱정했어요. 근데 노래에 맞춰 안무를 짜보니 우리의 마음을 담아내기에 충분했고, 감정이입이 더 잘 됐어요.




미니인터뷰 - 학생 질서실천부 



방나연 학생(3학년 9반) :
질서실천부에서 진행을 맡았어요. 행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운반했어요. 현수막 들고 있느라 플래시 몹을 보지 못했지만 보람 있었어요.
이예진 학생(2학년 4반) : 방송부에서는 학부모님들과 촬영을 했어요. 홈페이지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다른 부서 일도 도왔어요. 끝까지 함께해서 좋았어요.
김재현 학생(2학년 1반) : 피켓 들고, 짐 나르는 게 힘들었지만, ‘바람이 분다’ 노래를 들으며 피로가 싹 사라졌어요. 우리가 뭔가 함께 했다는 게 뿌듯했어요.
신서연 학생(3학년 9반) : 플레시 몹에 참가하면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어요. 내 문제가 아닌 일에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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