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먹거리 생산자를 찾아서-느타리버섯 생산자 고양버섯영농법인 허천무 대표

“느타리 농사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소홀히 하지 않지요!”

지역내일 2014-06-17 (수정 2014-06-17 오전 6:32:42)





버섯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항암 효과가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성인병 치료나 예방에 도움을 주는 버섯.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여러 가지 버섯의 재배량 중 느타리버섯이 약 70%를 넘게 차지하는데, 우리지역에는 느타리버섯 오직 한 가지만 15년 째 재배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고양버섯영농법인 허천무 대표(65). 우직한 그에게 느타리 농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예민한 느타리, 아기 키우는 것만큼 힘들어
 “버섯은 예민해서 절대 농약을 쓰면 안돼요. 화학비료도 쓸 수 없죠. 물도 깨끗한 물을 줘야해서 수질 검사를 실시한 물을 줍니다. 환경에 무척 민감해 버섯 재배장의 환기를 잘 시켜야하고 온도와 습도 조절을 철저히 해줘야 해요. 적정 온도와 습도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바로 죽거든요.”
 버섯 기르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 거의 아기 돌보는 것과 매한가지다. 온도는 항상 16~17도로 유지하고, 습도는 느타리가 자라는 속도에 따라 달리 조절해줘야 한다. 물론 버섯 재배장에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계를 맞춰 놓지만 그래도 자주 살펴봐야 한다. 버섯은 자라는 속도가 무척 빨라 자주 확인하고 적당히 자랐을 때 따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자란 버섯은 상품성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잠을 많이 못 잡니다. 하루 4~5시간 정도?” 세상에! 그 말을 들은 리포터는 속으로 ‘나는 절대 버섯 농사는 못 짓겠다’는 생각을 했다. 허천무 대표의 아내도 함께 느타리버섯 농사를 짓는데, 일을 너무 많이 해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다고 했다. 느타리버섯 농사, 정말 아무나 짓는 게 아니다.
 “그래도 요즘은 느타리 재배기술이 발달해 1년 내내 생산할 수 있게 됐어요. 옛날에는 봄가을에 두 번 재배하면 끝이었는데, 냉난방을 실시하고 재배 방식을 바꿔 가능하게 됐죠. 덕분에 수익도 많이 올릴 수 있게 돼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 힘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허 대표는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죽기 살기로 계속한 느타리 농사
 허천무 대표는 어떻게 느타리버섯을 재배할 생각을 하게 됐을까?
 “어린 시절 시골에서 실업학교에 다녔는데, 그 때는 우리나라가 아주 못 사는 시절이어서 누에에서 실을 뽑아 실크를 만들어 수출하거나 가발, 버섯 등 돈 되는 일을 많이 장려했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많이 길렀죠. 뽕나무를 잘라 땅에 묻어놓고 느타리버섯의 종균을 뿌리면 버섯이 자란다는 것도 알게 돼, 그 후로 뽕나무에 버섯 종균을 많이 심었지요.”
 그 후 세월이 흘러 허 대표는 객지로 나와 가구공장을 10년 넘게 운영하다가 IMF 때 부도를 맞았다. 그 때 나이 48세. 마땅히 할 일도, 돈도 없던 그는 어릴 때 나무에서 잘 자라던 느타리버섯을 떠올렸다. 그렇게 다시 버섯 농사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하우스 두 동(약 100평)으로 작게 시작했다. 하지만 도매시장에 경매를 내놓으면 버섯가격이 폭락할 때도 많아 수익이 적어 근근이 먹고 사는 정도였다. 그는 별 이익은 없었지만 이왕 손댄 일, 죽기 살기로 했다고 한다. 혼자 책을 보며 연구하고, 느타리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조언도 구했다.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성공하는 게 없거든요. 안 좋은 쪽으로 자꾸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힘들어도 이겨내야죠.”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봉지재배 방식
 허 대표는 한 동안 그렇게 고생을 하다 6~7년 전 700평정도 되는 지금의 재배장으로 부지를 넓혀 이전하고, 느타리 재배 방식도 1년 내내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는 봉지재배 방식으로 바꿨다. 봉지 재배 방식은 지름 25cm 정도의 봉지에 느타리가 자랄 수 있는 배지를 만들어 넣어 재배하는 방식이다. 배지는 중국이나 호주, 파키스탄 등지에서 수입한 면실박(목화의 씨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과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짜고 난 찌꺼기인 비트펄프를 압축해 만든 펠렛 등을 기계로 골고루 배합해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배지를 살균한 후 느타리종균을 심고 봉지에 넣어 배양한다.
 이 방식은 무엇보다도 느타리버섯이 자라는 토양, 즉 채소로 치면 밭이 되는 배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느타리 농사에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못하므로 배지가 좋아야 그것이 함유한 풍부한 영양가를 버섯이 흡수해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지에 종균을 심은 지 5일째부터 느타리가 하얗게 자라기 시작하고, 한 달쯤 되면 딸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느타리를 따고 난 배지는 영양가가 아주 높아 소의 사료로 쓴다.


 
앞으로도 느타리 농사 한 가지에만 매진할 생각
 느타리의 봉지재배 방식은 고양시에서는 허 대표가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한다. 투자비용이 이전 보다 10배나 더 들었지만, 모자라는 비용은 농협에서 보조를 받아 충당했다. 그가 그런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느타리버섯을 들고 직접 찾아다니며 애써 개척한 음식점이나 마트 등의 판로에 계약한 양을 꾸준히 납품하지 못하면 중간에 판로가 끊기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은 없어서 못 팔아요. 식당에서도 직접 와서 가져가죠.” 허 대표의 굳은 의지와 부지런함으로 지속한 느타리버섯 농사는 어느덧 직원 3명을 두고 한 달 평균 3000kg, 일 년에 50~60톤 정도 출하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요즘은 학교 급식과 로컬푸드 매장에도 그의 느타리버섯이 들어간다.
 허천무 대표는 오직 느타리 한 작물만 15년째 재배하고 있다. “뭐든 욕심 부리고 두 가지를 동시에 하게 되면 한 가지를 소홀히 하기 쉽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한 가지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제가 여태까지 하던 것이 느타리 농사이기도 하고, 한 가지만 제대로 하면 고양은 시장성이 좋아 판로도 넓힐 수 있지요. 앞으로도 계속 느타리 한 자기만 열심히 기를 생각입니다.”
 15년 동안 느타리 농사짓느라 까맣게 된 그의 손톱 밑이 참으로 건강해 보였다.




문의 031-977-5160, 010-2785-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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