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는 이름이 많습니다. 뾰족하고 기다란 칼처럼 생겨서 칼치 또는 도어(刀魚)라고 불렸고 통영에서는 빈쟁이라고 했지요. 전라도에서는 갈치의 어린 새끼를 풀치라고 부릅니다.
바다 속에서 갈치는 몸을 세우고 서있습니다. 헤엄을 칠 때면 더블유(W) 모양으로 꼬리를 움직이면서 이동합니다. 은빛 리본처럼 아름다운 갈치를 10월의 음식으로 소개합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 갈치사랑
갈치는 어릴 때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다가 자라면 작은 물고기와 새우 등을 잡아먹는다. 때로 집단이 커진 경우 갈치들은 서로를 잡아먹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말이 있는데 근거 없는 말은 아니었던 셈이다.
비좁은 방에 여러 사람들이 몸을 모로 세워 자는 것을 두고 갈치잠 또는 칼잠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먹어도 튀어나오지 않고 날씬한 배를 가리켜 갈치배라고 부르기도 한다.
갈치는 예로부터 친숙한 생선이었다. 조리고 튀기고 국으로 끓여 먹어도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맛을 내는 것이 갈치다.
대형 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선이 갈치와 고등어라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갈치사랑을 알 만 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연근해에는 갈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산 갈치도 값이 올라 인도-파키스탄 앞 바다에서 잡아온 갈치가 유통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중국 사람들마저 갈치를 좋아하기 시작해 전 세계 갈치란 갈치는 한국과 중국 사람들이 다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남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갈치를 모두 해치운 이 두 나라 사람들은 마침내 먼 대륙 아프리카 세네갈로 넘어가 갈치를 사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대서양 바다까지 건너가 구해올 만큼 갈치는 맛이 좋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현재까지는 모로코 갈치가 국내산과 가장 맛이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수입 냉동 갈치는 잘 씻고 내장 제거해야
갈치는 예민한 육질을 가진 생선이다. 대부분의 국내 수산회사들이 갈치를 유통할 때 절단만 할 뿐 세척은 하지 않는다. 내장을 제거하고 세척했다가 냉동하면 품질이 급하락 하기 때문이다. 수입산 냉동갈치를 먹을 때는 잘 씻고 내장도 빼내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비린 맛이 심하다.
갈치를 고를 때는 몸을 덮고 있는 은분이 밝은지 확인해 싱싱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갈치의 몸에 있는 은분은 진주에 광택을 내는 원료나 립스틱에 사용되기도 하는 구아닌 색소다.
갈치는 산란기인 9~10월이 제철이다. 적당히 먹기만 한다면 갈치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 될 수 있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당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곡류에는 없는 라이신 함량이 높아서 성장기 어린이를 위해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칼슘과 인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에 따라 갈치를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 어린 갈치에 갖은 양념을 더해 담그는 갈치 식해는 남해안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별미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감자 등 채소를 넣고 칼칼하게 조려 먹는다. 제주도에서는 늙은 호박과 함께 국을 끓여 먹는다.
‘가을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소 값보다 높다’는 말이 있다. 쌀쌀해지는 10월의 식탁에 갈치 한 접시 올려보면 어떨까.
>>> 우리동네 갈치 맛집
토속촌
풍동 애니골에 있는 토속촌은 간장게장 갈치조림 보리굴비 등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제주은갈치정식을 주문하면 10가지 넘는 반찬과 죽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토속촌의 갈치조림은 무를 넣어 매콤하게 조려 솥단지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돌솥밥을 먹고 난 다음 뜨끈한 누룽지와 숭늉으로 입가심하면 좋다. 토속촌은 간장게장이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보리굴비 녹차말이 솥밥이 인기 메뉴다.
위치 일산동구 풍동 621-5 (애니골 윗길)
문의 031-901-9959
남대문 갈치조림
남대문 갈치조림은 갈치조림, 묵은지 고등어조림, 코다리조림 등과 갈치 삼치 고등어 등 생선구이를 요리하는 아담한 식당이다. 1인분만 주문해도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어 나 홀로 식사 족들의 발길을 끈다. 뚝배기에 넣어 무와 함께 조린 매콤한 갈치조림을 먹을 때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계란찜을 추가 주문할 것. 둘의 맛이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위치 일산동구 장항동 776 일산프라자 1층
문의 031-901-9720
친정집
각종 회와 생선 조림을 요리하는 친정집은 독특한 갈치조림으로 유명하다. 친정집의 갈치조림은 잘 익은 무에 묵은김치까지 더해 맛깔스럽다. 매콤하고 칼칼하게 만드는 고등어조림도 인기 메뉴다. 이 밖에도 갈치 고등어 옥돔 민물장어구이와 복탕 연포탕 갈치회 회덮밥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위치 파주시 아동동 326-2
문의 031-941-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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