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고양이호텔 성사동 마이캣
마당 있는 집에서 소나무 향기 맡으며 쉬어요
햇볕이 드는 마당과 소나무가 둘러 싸여 있는 단독주택. 사람이 살기에도 부족함 없는 이 공간에 고양이호텔 마이캣이 있다. 마이캣은 김동준 신승자씨 부부가 운영하는 고양이 전문 호텔이다.
김동준씨의 아버지는 10년 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양이 전용 호텔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건축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험은 지속되지 못했고 캐럿이라는 이름의 고양이호텔은 고양이용품전문점으로 전환해 아들 김동준씨가 운영해왔다.
고양이를 위해 지었던 집이 고양이호텔로 다시 쓰이게 된 것은 2011년 6월, 고양이용품점 앞에 누군가 두고 간 고양이 두 마리 때문이었다. 버려진 수컷과 암컷 샴고양이 가운데 암컷이 심하게 병을 앓고 있었다. 신승자씨는 “키우던 고양이가 병이 들자 감당하지 못하고 버린 것 같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애완동물 모르던 그녀 두 고양이의 엄마가 되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던 신승자씨는 그때만 해도 애완동물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생명을 가진 고양이가 아프다는데 외면할 수는 없었다. 잘 치료해서 새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생각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하나같이 안락사하라는 충고 뿐 어느 누구도 생명을 되살리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원인 모를 이유로 백혈구 수치가 높아서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하니 누구한테도 믿고 보낼 수가 없었어요. 고양이도 이미 삶을 포기한 것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눈만 뜨고 있었어요. 음식도 먹으려고 하지 않아 강제 급여를 했어요. 밤낮으로 울면서 치료했죠”
9일째 되던 날 기적처럼 고양이가 몸을 일으켰다. 시아버지는 마당에 무덤까지 파놓은 상태였다. 신승자씨는 그 후 샴고양이 싸무와 앙이 남매의 엄마가 됐다. 고양이호텔 마이캣이 문을 연 사연이다.
마이캣은 지난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친환경 고양이호텔의 면모를 갖췄다. 거실에는 대형 캣타워를 세우고 18개의 방은 1평에서 2평까지 공간이 널찍하다. 채광과 활동성에 초점을 두어 방 구석구석 선반을 달았다. 창가에서 소나무 향을 맡으며 햇볕을 쬐고 방문 위 선반에서 바깥을 내다보게 만들었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편안한지를 먼저 고려했다. 예민한 고양이를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쪽에 방을 만들기도 했다. 여러모로 고양이를 위한 배려가 눈에 띄는 고양이호텔이다.
위치 고양시 덕양구 고양대로 1432번길 157-2
문의 http://cafe.naver.com/goyangcat 031-965-5533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이들의 호텔 중산동 옥탑방고양이
개별냉난방, IP카메라 설치로 쾌적하고 안전해요
중산동 옥탑방고양이는 이름 그대로 건물의 맨 위 층에 자리하고 있다. 옥탑방 고양이들의 집사는 박태호씨다. 박씨는 원래 서울에서 고양이 분양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고양시 캐치프레이즈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고양시’라는 말을 ‘고양이’로 바꿔서 부르며 재미있어 할 만큼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업종을 고양이호텔로 전환하게 됐다. 서울 출퇴근에 지쳐 있던 박태호씨는 고양시에 문을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중산동 산들마을 2단지 후문 쪽에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이들의 호텔’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고양시에서 타고 자란토박이답게 고향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발상이다.
“누구나 꿈꾸는 고양이 호텔을 만들고 싶었어요. 고양이들과 함께 힐링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고양이호텔 전문으로 생계를 꾸려가기에 벅찼던 것. 최근에는 분양과 교배도 병행하고 있다.
섬세한 서비스는 고양이도 웃게 한다
박씨는 고양이용품점을 고양이 호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키우던 20마리 고양이도 함께 데리고 왔다. 자신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만큼 고양이에게 쾌적한 공간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1.6m, 3.6m의 방은 서울이라면 꿈도 못 꾸었을 널찍한 공간이다.
각 방에는 천정형 냉난방기를 설치했고 IP카메라를 달아 주인들이 스마트폰으로 고양이를 지켜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대한 고양이를 위해 서비스하지만 실내산책만은 폐지했다. 지방의 한 고양이호텔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이다.
“고양이끼리 다툼이 생겨서 한 마리가 실명이 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그 일을 접한 후 고양이호텔은 호텔의 기능에만 충실하자고 생각했죠.”
장기 투숙한 고양이의 경우에는 답답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인에게 취지를 설명한 후 사전 동의를 구하고 거실의 대형 캣타워에서 놀게 한다.
옥탑방고양이의 강점은 서비스다. 3개월 이상 투숙 시 여름철에 한해 구충과 접종 무료 제공, 픽업과 드롭시 이동장 제공, 사료와 모래 영양제 간식 제공 등 애묘인을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위치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1663-5 일신빌딩 401호
문의 http://catstop.co.kr 010-5115-7400
>>> 미니인터뷰 마이캣 신승자씨
“고양이호텔은 3일 이상 집을 비울 때 이용하세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이죠. 3일 미만의 고양이호텔 이용은 오히려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만 줄 수 있어요. 이틀 정도 굶어도 큰 지장은 없어요. 호텔에 와도 고양이들은 낯설어서 이틀은 굶는 경우가 많아요.
고양이는 20년을 살죠. 아픈 것도 잘 참아서 병이 마지막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병원비도 적지 않게 들어요.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하고 결정하세요. 사는 것보다 유기묘들을 분양받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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