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말하는 예비고1 가이드

어른으로 가는 첫 단추, 고1 생활 어떻게 할까

지역내일 2015-01-11 (수정 2015-01-11 오후 8:26:17)

고입으로 잔뜩 얼어붙었던 중3 시절을 지나 처음 맞는 고교생활. 대입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먼 얘기로 들리는 고등학교 1학년 3월에는 아무래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첫 시험을 치르고 나면 학생들은 그야말로 ‘멘탈붕괴’를 겪는다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일까? 백신고등학교(교장 김영식) 1학년 1반 교실에 찾아가 고교 생활을 한 해 먼저 겪어본 학생들을 찾아가 직접 들어보았다.





고등학교 수학 참 어렵더라
고등학교 올라와서 가장 낯설고 어려웠던 게 뭐였냐는 물음에 학생들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이제 막 1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교실에서 1년 전 기분을 묻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짧은 침묵 끝에 김민섭 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중학교 때랑 수준 차이가 없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요. 수학 난이도가 많이 높아서 별수 없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도 더 늘렸어요. 다른 과목은 처음 해 봤을 때 어려웠고 지금은 적응해가고 있어요.”
학생들의 토로가 쏟아졌다.
김예지 양은 다항식 수열부터 어렵다고 느꼈고 이태현 군도 중학교 때와 문제가 너무 달라 어렵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수진 양은 “중학교 때는 교과서만 풀어도 점수가 잘 나왔는데 고등학교 수학은 교과서를 풀어도 점수가 잘 안 나온다”고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에 다니거나 문제집을 따로 구입해 많이 푸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필애 교사는 “학원에 간다고 성적이 저절로 오르는 건 아니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예습복습을 스스로 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공부하려는 의지를 갖고 학원을 병행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시험기간에 다 해결 안 돼, 틈틈이 예·복습 중요
영어도 낯설었다. 조종현 군은 “중학교 때와 다르게 시험 문제 형식이 모의고사랑 비슷하게 나와서 당황했다”고 새내기 시절을 돌아봤다. 김예지 양도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에서 단어를 많이 바꿔서 내니까 유사 단어를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국어는 어땠을까. “흐름을 보면 풀 수 있는 중학교 문제와 달리 고등학교 국어는 어렵다. 현대시도 어렵고 무조건 오지선다형이라 어느 걸 찍어야 할지 몰랐다”는 곽대현 군의 말처럼 고등학교 국어는 많은 학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김현재 군은 이에 대해 “교과서는 기본으로 머릿 속에 채워두고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해서 배경지식을 채워 넣어야 한다. 다른 문제가 아닌 같은 문제를 두세 번 풀고 자기가 부족한 게 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영수 뿐 아니다.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낭패 본 윤리, 한 번에 몰아서 외우려면 헷갈리는 한국사 등 이른바 암기 과목들도 쉽지 않았다. 장재우 군은 “한국사는 시험기간에 공부할 양이 방대해서 집에 가서 복습을 제때 못하면 밀려서 다른 공부할 시간이 없고 저절로 포기하게 됐다. 수업시간에 듣긴 듣는데 양이 많아 시간 조절을 잘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암기과목은 평소에 설명을 잘 듣고 제때 복습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백신고 1학년 1반 학생들의 조언이다.




먼저 다가가면 친구도 선생님도 친해져
중학교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친구관계는 어렵다. 강필애 교사는 “고등학교에 오면 따돌림 같은 문제는 많이 줄어든다.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 관계의 어려움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주 사라지지 않는다. 강 교사는 “혼자만의 세계에 있어서 사회성이 떨어지고 공감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용케 알아본다. 사람은 누구나 공감을 잘 해주고 표현도 다듬어서 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거나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으면 관계를 잘 맺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경민 군은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거는 게 중요하다. 다 같이 서먹서먹하니까 어색한 관계에서 먼저 다가가면 친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강필애 교사는 “수업시간에 눈 마주치면서 끄덕이고 수업을 잘 듣고 태도가 바른 아이는 성적과 관계없이 모든 선생님들이 예뻐한다. 인사성 좋은 아이들을 싫어하는 선생님은 없다. 성적은 잘 나오는데 자기 것만 챙기고 자기 공부만 하고 학급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덜 받는다”고 짚었다. 강 교사는 “정확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켜본 바로는 태도가 이쁜 학생들이 수시도 잘 되더라. 선생님들의 지지와 기운을 받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김경래 군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학교 생활이 편하다. 김경래 군은 친구를 잘 사귀는 비결로 “남을 이해하는 마음”을 꼽았다. “너무 사차원이라 다가가기 어려운 친구라도 내 감정을 억제하고 먼저 이해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적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연정 양



고등학교 생활에서 친구관계만 중요한 게 아니다. 학생들은 선생님과의 관계 맺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정 양은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선생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복도에서 마주치면 웃으면서 인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변종훈 군



변종훈 군은 “중학교 때 국어는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씀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것만 배워도 충분히 잘할 수 있었는데 고등학교 국어는 말을 안 해 준 것과 교과서 외 작품에서도 나온다. 중학교 때처럼 필기는 기본으로 외우고 관련 작품은 많이 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필애 교사



고등학교 1학년은 아직 많이 어려요. 중학교 티를 못 벗어서 담임들이 엄마처럼 다 챙겨주는 면이 있어요. 점점 아이를 적게 낳아 기르는 탓인지 갈수록 아이들이 어려지는 게 느껴져요. 공부의 필요성은 알지만 혼자서 실천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수동적으로 지내는 모습도 많아 안타깝죠. 2학기가 되면 대부분 적응하고 알아서 하는데 그때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죠.
그걸 극복하려면 친구 관계에서 서로 자극 받으면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공부를 의욕적으로 하려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듣고 선생님에게도 먼저 면담을 신청하기도 하고요.
가정에서 부모와 대화가 잘 되는 학생은 학교에도 준비된 자세로 와요. 태도가 좋은데 성적이 안나오는 학생은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생겨요.
부모님들은 학생들이 시간 관리를 스스로 잘 할 수 있게 바로잡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어디서든 잘 적응하는 아이로 자랄 거예요.
고등학교는 사회에서 성인들이 지내는 모습의 축소판 같아요. 사회에 나가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을지 멀리 내다보고 독서도 많이 하면서 자기를 다듬는 시기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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