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이의 속명 ‘Nastrurtium’은 코와 재채기의 합성어로 매운 맛이 코를 자극한다는 표현에서 유래됐다. 유럽과 서아시아 북부가 원산지이고 깨끗한 물에서 자라는 크레송의 영어 이름은 워터크래스(Wetercress)지만 프랑스 이름인 크레송(Cresson)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는 14C경부터 재배가 시작됐는데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산성인 고기요리에 거의 빠지지 않고 쓰인다. 국내에는 광복 이후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꽃이 냉이를 닮았고, 물가에서 자라 ‘물냉이’라 부른다. 우리 지역에 바로 이 크레송을 친환경 수경재배하는 이가 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참고서적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마로니에북스 2009), 『셰프가 추천하는 54가지 향신료 수첩』(우듬지 2011)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크레송 수경 재배 농장
조덕임 대표는 장항동에 위치한 짱구농장에서 크레송과 교나(경수채), 서양 상추 등 샐러드 등에 쓰는 채소와 타임 바질 루꼴라 등의 허브류, 쌈채소류 등 15 가지 이상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20년 전 채소 농장을 시작할 때는 쌈채소만 재배해 까르푸에 납품했었다. 그런데 그만 까르푸가 문을 닫는 바람에 한동안 헤매던 조 대표는 새로운 작물 재배에 도전하며 16년 전 수경재배를 시작했다. ‘수경재배’란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 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일컫는 말로, 물재배 또는 물가꾸기라고 한다.
“처음에는 별 원칙 없이 주위에서 권하는 작물들을 길렀어요. 그러다가 나름대로 나한테 맞는 것을 찾았죠. 수경재배는 사이사이 작업 통로를 필요로해 실재배 면적이 절반밖에 안 돼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어느 것이 좋을까 고심하다 남들 다하는 상추는 안 되겠다 싶었고, 작업성이 좋고 한 번 잘라 수확하고 또 잘라 수확할 수 있는 연속성이 있는 작물을 생각했어요. 꾸준히 납품할 거래처도 있어야하고…. 이런 여러 조건에 맞는 작물을 찾다보니 크레송을 선택하게 된 거예요.”
국내에는 크레송을 재배하는 이들도 적지만 수경재배 하는 이는 더욱 드물다. 조 대표는 “나는 수경재배와 잘 맞아요. 우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채소를 생산할 수 있고, 크기와 질이 균일해 상품성이 좋죠. 섬세한 것을 좋아하는 나와 여러 가지로 딱 맞는 채소라고 생각해서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재배를 포기하지 않고 오늘날에 이르렀지요”라고 전한다.
10년째 크레송 재배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름이 무서워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크레송은 배양액의 온도를 늘 10℃ 이상으로 맞춰줘야 해 재배가 까다롭다. 특히 더운 여름이 어렵다.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는 하우스에서 수온을 계속 시원하게 유지해야 하는 데다, 더위에 세균이 증식하기 쉽지만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어 약을 칠 수도 없다.
조 대표는 처음 크레송을 재배할 때 여름 더위에 흐물흐물 녹는 바람에 모두 뽑아내고 재배 틀을 소독한 후 다시 심어야했던 고생담을 꺼냈다.
“흔치 않은 크레송을 재배하니 사람들이 물건을 달라고 직접 찾아와 거래처를 텄는데, 여름이 되자 크레송에 하얗게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번져 며칠 사이 초토화돼버렸어요. 그래서 거래처를 다 놓친 적도 있었죠.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10년을 하니까 이제는 조금 할 만하지만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아요. 아직도 여름이 무서워요.”
미소 짓고 있는 조 대표의 얼굴에 그 동안의 온갖 풍상이 얼핏 스쳐 지나간다.
각종 영양 성분 함유하고 항암 작용도 하는 크레송
크레송은 향긋하면서 톡 쏘는 매운맛과 쌉쌀하면서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유럽에서는 후추 값이 매우 비싸던 시절에 ‘가난한 자의 후추’라 불리며 후추 대용으로 많이 사용됐다. 크레송은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A, B1, B2, C, E 등이 다량 함유돼 영양가도 높다. 요오드화합물이 함유하고 있어 해독 해열 이뇨 소화 작용을 도우며 당뇨병 신경통 통풍에도 효과가 있다. 니코틴 해독작용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대머리 발모제로도 유명하다.
크레송은 비타민A가 상추의 20배, 비타민C는 11배나 되고 비타민B19까지 함유하고 있어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표는 처음 크레송을 선택해 재배할 당시 이렇게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수경재배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다 고른 것인데 알고 보니 몸에도 좋은 채소지 뭐예요.”
영양 성분이 풍부한 크레송은 녹즙으로 만들어 먹거나, 샐러드, 스테이크, 생선요리에도 사용한다. 단, 가열하면 영양분이 파괴되므로 생으로 먹는 게 좋다.
20년 동안 온천 여행 한 번 가지 않고 작물 재배해
조 대표가 재배한 크레송은 주로 호텔 레스토랑이나 스테이크 등을 파는 양식 레스토랑 등에 팔려 나가고 있다.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채소로 알려지면서 암환자 등 몸이 아픈 이들도 많이 찾고 있다.
“사람들은 남들이 안하는 것만 한다고 하는데 똑같은 거 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거, 그거 재미없어 진짜..”라고 말하는 조 대표. 그는 지금 암 환자들에게 좋다고 알려진 보리싹 밀싹 메밀싹 등도 재배하고 있으며 한약재로 쓰이는 잔대싹도 기를 계획이다.
이렇게 아픈 이들에게 좋은 작물을 기르는 조 대표도 2006년 임파선 암이 발병해 6번의 항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는 그는 크레송과 교나 잎을 작은 칼로 일일이 잘라 거둔다. 그리고 물을 뿌려놓고 물기가 빠지길 기다렸다가 거래처에 납품하기 위해 1kg씩 봉투에 직접 담는다. 농협하나로마트와 행주치마에 납품하는 것은 소포장한다.
그는 이렇게 날마다 하우스에서 채소들과 함께 하는 삶을 20년째 하고 있다.
“아침에 눈만 찢어지면 바로 하우스로 직행해요. 어떨 땐 아침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일할 때도 있어요. 온천 한 번, 여행 한 번 가지 않고 일을 했어요. 작물에 대해 모르는 이에게 맡길 수도 없고….”
조 대표는 고단해도 푸르른 식물들과 함께 하우스에 있는 것이 참 좋단다.
“그렇게 일만 하다 죽을 거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일하다 죽을 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해요. 일할만큼 건강하다는 뜻 아니겠어요?”
조덕임 대표의 크레숑 구입은 여기서!
대화동에 위치한 고양하나로마트와 조 대표의 농장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으며, 온라인 구매는 고양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행주치마’ 홈페이지(www.gyfarm.co.kr)에서 가능하다.
짱구농장 위치 일산동구 장항동 648-13
판매문의 010-2946-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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