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그리가 전하는 순수한 동심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4월 20일~5월 1일 가온갤러리에서 전시회 개최
똥글똥글, 그 귀여움을 표현하기에 딱 맞는 이름으로 태어난 아이가 바로 똥그리입니다. 똥그리는 한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났답니다. 하지만 어디 손끝으로만 똥그리를 낳았을까요. 온 마음과 노력을 다해 한 장 한 장 똥그리를 그려내며 그는 ‘똥그리맘’이 됐습니다. 바로 박월선 일러스트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오는 4월 20일부터 5월 1일까지 일산동구청 내에 위치한 가온갤러리에서 똥그리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립니다. 간만에 세상으로 나온 똥그리의 봄나들이, 똥그리가 전하는 순수한 동심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장한 똥그리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까?’ 쉰 살이 다 돼가는 나이에 터닝 포인트처럼 찾아온 이 물음에 박월선 작가는 그동안 일을 하고 자녀를 키우느라 미뤄 왔던 그림 그리기를 실행에 옮겼다. 그림과 동시가 어우러진 나만의 작품집을 만들어 볼 꿈을 키워보기로 한 것이다. 잠시 문화센터 강좌를 듣긴 했지만 대부분 혼자 그림을 그리며 독학으로 일러스트를 배웠다. 특색 있게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똥그리를 그리게 됐고 2013년 여름 똥그리가 태어났다.
한 컷에 간결한 메시지와 일러스트를 담은 똥그리는 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만드는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작품이 됐다. 그러나 똥그리는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한다. 박월선 작가는 “얼굴에 코와 입이 없어 자칫하면 의도하지 않았던 표정이 나오거나 다른 느낌의 작품이 완성되기도 한다”며 “눈만으로 똥그리의 얼굴을 표현하기 때문에 선 처리가 섬세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주제에 어울리는 동작이나 표정을 자연스럽게 그리기 위해 주의를 많이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똥그리는 SNS 세상에서 특히 더 인기다. 박 작가는 날마다 그린 똥그리를 밴드나 카톡 등에 올려 똥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 세상엔 국경이 없는 만큼 캐나다나 동남아 국가 등의 해외 팬들에게도 똥그리는 인기다. 최근엔 일본 팬들이 박 작가의 작업실을 다녀가기도 했다. 이런 활발한 소통을 통해 박 작가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똥그리를 그리기 시작하며 날마다 하루에 하나 이상의 작품을 그려보자고 제 자신과 약속을 했죠. 그렇게 날마다 그리다보니 아이템이 고갈될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어떤 똥그리의 모습이 보고 싶다는 지인들의 적극적인 요청이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다정한 느낌을 주는 똥그리는 작가의 마음이기도 했다. 마음을 열고 똥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차곡차곡 그려 온 작품들이 이제 전시회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각박한 삶에 기쁨과 위로를 전하며
똥그리 엄마가 되기 전 그는 동시 작가로 활동하며 창주아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금은 일러스트 작업을 하느라 동시를 많이 쓰지 못하지만 작품에 시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며 동시 쓰기를 대신한다. 동시를 쓰고 똥그리를 그리며 사람들의 동심을 자극해 감동을 주는 것이 그의 주된 일이다.
똥그리 팬들 중 유독 30대 이상이 많은 것은 동심의 향수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박월선 작가는 똥그리가 사람들의 삶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미국이나 아시아의 암 환우를 위해 엽서 캐릭터 이미지를 제공하고, 병원 병실에 캐릭터 이미지를 선뜻 제공하고 있다.
“어릴 적 추억이 어른들의 각박한 삶에 위로가 되듯이 똥그리가 사람들의 일상에 기쁨과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특히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에게 똥그리의 사랑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똥그리 작품을 통해 우리가 느낀 순수와 사랑, 동심의 감정은 박월선 작가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다. 전시회를 앞두고 있는 요즘 그는 가족들이 잠든 늦은 밤 책상에 앉아 똥그리를 그리며 새벽을 맞이한다. 이렇게 완성된 똥그리를 밴드나 카톡에 올려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박 작가의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따끈따끈한 똥그리를 만난 사람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똥그리 작품 80여점을 만나볼 수 있으며, 똥그리 이미지를 담은 머그컵과 에코백 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