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암 통합 치유센터’에는 완화의료센터가 있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돕고 있다. 완화의료는 암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총체적인 고통을 전인적으로 돌보고 아름답고 품위 있는 마무리를 돕는 한편 사별 후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까지 함께 하는 의료복지 서비스의 한 분야다. 그곳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과 신체의 통증을 보살피는 허수정 간호사가 현장에서 느낀 감정들을 71편에 시에 담아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집 <우리 삶의 마지막 희망별곡> 펴냈다.
‘희망의 빛으로’, ‘영원을 사모하는 희망’, ‘우리병원의 희망노래’, ‘삶과 죽음의 희망 이중주’, ‘하늘바라기의 희망’ 등 5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허 간호사가 말기 암 환자를 떠나보내며 그들과 나눈 시간과 다양한 감정들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시집에는 ‘가슴 벅찬 환한 미소 죽음인 듯 책임을 물을 때’(참된 안식), ‘한 방울 눈물 속에 눌러 담은 천 마디 말들’(위로), ‘하나님도 똑같이 울고 계신다’(모르페우스) 등 매일매일 삶의 일부로서 죽음을 대하는 호스피스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허 간호사는 “간호사 초년 시절에 중환자실과 암 병동에서 근무했었다. 중환자실은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긴장감의 연속인 현장이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간호사가 내 적성에 맞는 일일까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병원을 떠나 선교사 훈련을 받기도 했고, 호스피스는 2004년 샘물호스피스 선교회를 통해 시작하게 됐다”라고 한다. 평소에도 꾸준히 일기를 써왔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옮기곤 했다는 허 간호사.
“완화의료센터에서 지내다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나 역시 선교사 훈련을 받던 중 몸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삶의 마지막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느낌들을 평소 하던 대로 글로 옮기다 보니 여러 편의 시가 됐다. 부끄럽지만 시집을 펴내게 된 것은 죽음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사랑의 돌봄을 통해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 죽음은 비극이 될 수도 있고 삶의 아름다운 완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명지병원 완화의료센터는 간호사 출신의 완화의료 호스피스 외에 의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예술치료사, 물리치료사, 자원봉사자 등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다학제적 팀 접근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돌봄 서비스를 통해 말기 암 환자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완화되고 죽음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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