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김포에 있는 걸포중앙공원에서 세계인의 축제가 열렸다. 13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번 축제에는 네팔 지진 피해자를 위해 모금활동에 나선 학생들이 있었다. ‘Pray For NEPAL’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금활동을 펼치는 그들은 저동중학교(교장 최복점) 학생들이다. 자발적인 모금활동으로 1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한 저동중학교 학생들을 만나보았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학생들 스스로 시작한 네팔 모금활동
네팔 모금활동은 저동중학교 학생회에서 시작했다. 그동안 네팔과 국제교류를 해오던 저동중학교 학생회는 친구의 나라 네팔에 갑작스런 참사가 발생하자 한마음으로 뭉쳤다.
“지진이 나던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저희 친구들 학교는 다행히 교실에 금만 갔다고 해요. 카투만두 전체가 난리가 났는데 친구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1학년 때 네팔을 다녀왔고 네팔 친구들이 한국에 왔을 때는 저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해서 그런지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모금활동을 제안한 남승현 학생회장의 말이다. 이렇게 학생회가 주축이 된 네팔 모금활동은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했다. 일일이 교실을 찾아다니며 이틀에 걸쳐 모금활동을 하고, 세계인의 축제에 참가해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펼쳤다. 권윤홍 학생은 “‘Pray For NEPAL’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게 쑥스럽기도 했지만 지진으로 힘들어할 네팔 친구들을 생각하니 다시 힘이 났다”며, “외국 사람들이 우리의 모금활동을 주목해서 뿌듯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네팔 모금활동은 저동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30여명이 함께 했다. 이날 모인 성금 100만 원은 세계인 축제 행사장에서 네팔 측에 전달했다.
2012년 시작된 네팔과의 인연
저동중학교는 2012년부터 네팔과 국제교류를 하고 있다. 네팔의 작은 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저동중학교는 그동안 네팔에서 귀한 의약품(소화제, 연고, 반창고, 해열제, 종합감기약 등)과 문구류, 옷, 신발 등을 직접 모은 뒤 네팔을 방문했다. 교사와 학생들로 꾸려진 봉사 팀은 티베트 난민촌과 해발 1700m에 있는 담프스 초등학교 등 4곳의 학교를 돌며 물품을 전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네팔 공동체와의 교류활동을 해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저동중학교 운동장에서 네팔 근로자와 축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강채원 학생은 “네팔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감동했는데 이번 지진으로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복점 교장은 “우리 아이들이 국제 교류를 통해서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네팔의 문화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걸 보면 보람 있다”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네팔을 돕겠다고 나서서 기특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대현 네팔 담당 교사
네팔 공동체와 교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먼저 모금활동을 제안해 왔어요. 학생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죠. 날씨가 더웠지만 네팔 친구들도 돕고 캠페인 문화도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남승현 학생(3학년 8반)
가난하지만 늘 행복한 네팔 친구들을 보고 느낀 게 많았어요. 한동안 잊고 지냈지만 지진 참사로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어요. 혹시 홈스테이 한 친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금활동을 하게 됐어요.
강채원 학생(3학년 8반)
네팔 모금활동은 네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하나가 돼 참여했어요. 교복을 입은 우리들을 주목하는 외국인들이 인상적이었고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와서 네팔이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바랍니다.
권윤홍 학생(3학년 7반)
네팔에 지진이 일어나는 걸 보고 네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만약 재난 대비가 철저한 일본에 그 정도 지진이 일어났다면 결과는 달랐을 거라는 기사를 보면서 놀랐어요. 우리도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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