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도서관에서 성저공원 쪽 골목길에 공원 풍경을 앞마당처럼 품은 예쁜 가게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이곳을 찾는 주부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이곳에 지난 3월 문을 연 바느질공방 ‘달빛정원’도 그중의 하나. 이곳의 공방지기는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옷을 입고 자란 세 자매 문정원, 문미원, 문소원씨다.
세 자매의 바느질, 어릴 적 옷 만들어주던 어머니의 영향
남자 형제 없이 딸만 셋인 이들을 ‘바느질’이라는 공통분모로 뭉치게 한 것은 아마도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입을 모으는 세 자매. “어릴 적 어머니가 우리들 옷을 즐겨 만들어주셨어요. 예전에는 무릎이 헤진 바지를 기워 입기도 했잖아요. 그럴 때 어머니는 그냥 깊지 않고 과일이나 동물 모양을 만들어 일부러 그렇게 만든 바지처럼 만드셨어요. 늘 어깨 너머로 그 모습을 보고 자라서 바느질이 낯설지 않았을 거예요.” 맏언니 정원씨의 말에 미원씨는 “참 신기한 것이 각자 또 전공은 다 다르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 자매가 모두 바느질에 취미가 있고 재주가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한다. 미원씨의 말처럼 첫째 정원 씨와 미원씨는 바느질과 무관한 중국어와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했고, 막내인 미원씨만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각자의 전공도 그렇거니와 바느질의 분야도 다른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느질 이력이 모두 만만치 않다는 것.
첫째 정원씨는 15년 넘게 그랜드문화센터를 비롯해 다수의 문화센터에서 양재강좌를 맡고 있는 베테랑 강사, 둘째 미원씨도 전공을 살려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취미로 퀼트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18년 째 바느질과 연애(?)중이라고. 막내 미원씨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유학을 다녀온 후 패션관련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디자인전문가다.
각자 따로 활동하던 자매들, 달빛정원에서 일내다~
셋 다 바느질에 취미가 있었지만 양재, 퀼트, 패브릭스타일링이라는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같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이들. “어머니가 일산에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자매들이 일산으로 모여들었죠. 일산신도시 초창기에 엄마가 사시는 아파트 가까이 살기 시작했고 둘째, 셋째도 같이 모여 살면서 어머니를 중심으로 함께 텃밭도 가꾸고 똘똘 뭉치긴 했지만...둘째 미원이가 성격이 씩씩하고 적극적이라 계획과 실행에 둘째의 힘이 컸어요.”
첫째 정원씨의 말에 막내 소원씨는 “저는 엄마와 언니들이 있는 일산으로 덩달아 이사를 오는 바람에 2년 동안 서울로 출근하느라 고생 좀 했어요.(웃음) 그러다 꽉 얽매인 직장에서 여유롭게 나의 작업을 해보고 싶던 차에 함께 작업실을 내보자는데 의기투합하게 된거죠”라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 자매의 바느질공방 ‘달빛정원’은 큰언니의 이름 ‘문정원’에서 문(Moon)은 달빛이 되고 큰 언니의 이름이자 꽃 좋아하는 그녀들의 ‘정원’이란 의미를 담아 지은 것이라고. “저희들 블로그 이름이 문에서 딴 ‘달빛’과 세 자매의 가운데 이름자를 딴 ‘정미소’를 합쳐 ‘달빛 정미소’거든요. 그런데 정미소란 어감이 바느질공방이랑 다소 어울리지 않아 세 자매가 궁리해 낸 이름이 달빛정원인데 이름이 예쁘다고들 하시니 괜히 뿌듯해요.(웃음)”
세 자매의 작업실이자 주부들의 문화 아지트가 되었으면~
‘달빛정원‘의 첫째 문정원씨의 양재 강좌는 기본재봉틀 다루기부터 자신에게 맞는 패턴 만들기, 재단하기, 옷 만들기, 아이 옷, 수선하기, 강아지 옷 등 양재 기초부터 고급과정까지 배울 수 있으며 양재강의를 위해 공업용 재봉틀과 오보록이 구비되어 있다. 둘째 문미원씨의 퀼트강좌는 손바느질 기초부터 자수 기본스티치 초급 중급 고급 과정과 소품반이 있다. 셋째 미원씨의 홈소잉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온갖 소품들을 만들 수 있으며 재봉틀 기초강의부터 초 중고급과정의 소품반, 그리고 신생아 태교반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생아 태교반은 유기농 천으로 아이 배내저고리, 발싸개부터 이불까지 배우고 만들 수 있어 젊은 주부들 뿐 아니라 손자를 위한 아가용품을 만들려는 주부들도 수강문의가 많다고.
달빛정원에서 강좌도 열지만 각자의 작업과 강의로도 바쁜 이들은 자매가 함께 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늘 함께 하다보면 또 부딪히는 일도 많아 나름 운영의 묘를 짜냈단다. “함께 작업실 겸 공방을 운영하지만 세 자매가 함께 모이기 힘들어요.(웃음) 함께 있는 것보다 하루씩 돌아가면서 공방을 맡기로 했거든요.” 이들 자매는 달빛정원이 자신들의 작업실이자 주부들의 또 다른 문화 아지트,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한다. 달빛정원에서는 강좌 외에도 세 자매가 만든 바느질제품과 도예작품도 구입할 수 있고, 각자의 체형에 맞도록 입체재단방법을 이용한 고급 외출복 맞춤도 예정하고 있다.
달빛정원 위치 일산서구 일산로 695-36(대화도서관 골목), http://blog.naver.com/dalbitjms, 031-978-810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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