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답사 전문가인 아름이 아빠(최동군씨)가 추천하는 우리지역 문화재

가까워서 더 친근한, 문화재 속 숨어있는 역사를 만나보자!

지역내일 2015-07-26

지난 7월 5일 일본의 근대산업시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일본 근대산업시설 중에는 군함도를 비롯해 조선인 수만 명이 강제 노동한 현장 7곳이 포함됐다. 멀리 타국까지 끌려와 강제 노동에 동원됐던 선조들을 생각하면 슬프고도 죄스런 마음이 든다.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그분들이 있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역사는 백 년 전, 천 년 전에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없이 알려준다. 지금 우리 곁에 남아있는 선조들의 흔적이 더욱 소중한 때다. 문화재 답사 전문가인 최동군씨가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가볼만한 우리지역 문화재를 추천해주었다.







■ 덕양구 대자동 ‘최영 장군의 묘’
고려 말 충신인 최영 장군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사실 이 명언은 최영 장군의 아버지가 임종 시에 어린 최영에게 남긴 말이라고 한다. 최영 장군은 아버지의 유훈을 간직하며 평생 재물을 멀리하고 검소하게 살았다. 최영은 이성계 일파에게 죽임을 당할 때 자신에게 탐욕이 있었다면 무덤에 풀이 자랄 것이고, 결백하다면 무덤에 풀이 자라지 않을 것이라는 유언을 남겠다. 그 후 실제로 그의 무덤에는 풀이 자라지 않았고, 여기서 파생된 것이 바로 ‘최씨가 앉은 자리엔 풀도 나지 않는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 덕양구 대자동 ‘연산군 시대 금표비’
연산군 시대 금표비(이하 연산군 금표비)는 근처에 있는 금천군 묘역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1995년 발견됐다. 땅속에 오랫동안 묻혀있어서 아직도 비석에는 누런 황토 빛이 남아 있다. 비석의 내용으로 연산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 연산군이 세운 금표비의 내용이 기록돼 있기 때문이란다. 대자동은 왕의 사냥터였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금표비에는 금표 내에 침범한 자는 참형에 처한다는 표시 문안이 새겨져 있다.




■ 덕양구 서오릉로 ‘서오릉’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은 조선시대 가장 많은 왕비를 둔 임금이라고 한다. 사극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장희빈이 마지막 부인이며 그 이전 세 명의 부인이 있었다. 이는 일부다처제 때문은 아니고 남편보다 부인이 먼저 사망한 후 재혼하는 경우가 반복됐기 때문이란다. 즉 정식 부인이 반드시 한 명뿐이었다는 말이다. 서오릉은 숙종과 그의 네 부인들의 묘가 있는 곳으로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 덕양구 원당동 ‘공양왕릉’
공양왕은 고려의 마지막 왕으로 태조 이성계에게 왕위를 넘겨준 뒤 강원도로 유배됐다가 삼척에서 처형당했다. 공양왕의 무덤은 삼척에도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문화재 당국은 ‘세종실록’을 근거로 고양시의 공양왕릉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공양왕릉과 관련된 삽살개의 전설이 있는데, 공양왕이 도망 다니다가 더 숨을 곳이 없자 왕비와 함께 호수에 뛰어들어 자결을 했다고 한다. 그 호수가 있던 자리가 바로 지금의 공양왕릉 앞이라고 한다. 평소 공양왕이 데리고 다녔던 삽살개가 신하들에게 자신의 주인이 호수에 빠져죽은 사실을 알리고 자신도 호수에 몸을 던져 주인을 따랐다는 애틋한 전설이다. 




■ 덕양구 원당동 ‘이량의 묘’
공양왕릉 맞은편에는 조선 중기 명종 때의 왕족이자 외척인 이량의 묘가 있다. 이량은 명종의 두터운 신임을 배경으로 전횡을 일삼다가 탄핵을 받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인물이다. 부정부패의 전통은 이량의 대에서 끝나지 않고 그의 후손인 이기붕까지 이어진다. 이기붕은 이승만과 함께 자유당 정권을 창출하고 부통령까지 지낸 인물로 이승만의 뒤를 이어 최고의 권력자로 군림하다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이 일어나자 결국 부통령을 사임하고 피신한 인물이다.




■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반구정’
반구정은 조선시대 재상 황희 정승이 노년에 관직에서 물러난 뒤 시문을 즐겼던 곳이다. 황희 정승의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누런 소와 검은 소’ 이야기는 비록 짐승이라도 앞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신중한 언행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여종들의 싸움’ 이야기에서는 남의 말을 경청하는 역지사지 습관의 중요성을 전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히는 그의 생활은 알려진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황희 정승은 현실적인 정치인으로 청백리와는 전혀 다른 그의 사생활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고 한다.






‘문화재 속 숨어있는 역사’ 책 펴낸 최동군씨 인터뷰






“역사를 제대로 알면 미래가 보인답니다”


최동군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문화재와 관련된 책을 여섯 권이나 낸 문화재 답사 전문가다. ‘문화 해설사’를 희망하는 이들의 필독서가 된 <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 시리즈인 궁궐 편과 사찰 편, 북한산 둘레길 편, 능묘 편 상·하권을 펴낸 바 있다. 지난 4월 출판한 <문화재 속 숨어있는 역사>는 답사 현장학습을 돕는 책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학부모들을 위해 만들었다. 중학교 3학년인 딸 아름이와 문화재 답사를 다니며 주고받던 대화와 문화재 속에 숨어있는 사연들을 책에 담았다.
최씨는 역사를 배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모든 것이 역사이며, 그 역사가 응집돼 우리 눈에 유형 무형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문화재입니다. 따라서 우리 문화재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창(Window to History)인 셈이지요. 학교 시험과 숙제를 위해 역사 공부를 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역사를 공부해보세요. 역사는 결코 케케묵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며, 역사를 제대로 알면 자신의 미래가 보인답니다.”
공부가 취미(?)라는 그는 ‘배워서 남 준다’라는 소신으로 많은 문화답사 관련 강의와 모임 등을 통해 주변의 지인들에게 우리 문화와 역사를 전파하고 있다. 그의 나문사(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 http://cafe.daum.net/NaMoonSa) 카페에는 그가 배우고 익힌 다양한 역사와 문화재 관련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어 누구나 읽어볼 수 있다.
고양 파주 지역 외에도 최씨가 추천하는 우리 문화 답사 현장으로는 ‘동궐(창덕궁과 창경궁)과 동궐도(국립고궁박물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정조반차도(정조의 꿈)’, ‘수원 융건릉과 용주사’ ‘강화 용흥궁’ ‘북한산둘레길’ 등이 있다. 아름이 아빠 최동군씨는 지금 동양고전을 우리문화재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논어>와 사마천의 <사기> 중에서 ‘공자세가’ 부분을 번역해 공자가 우리 문화에 끼친 영향력을 총 정리하는 책을 준비 중이다. 과거를 꼼꼼히 살피는 그의 노력이 미래의 혜안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최동군씨는 7월 22일 일산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문화재 속 숨어있는 역사’에 대한 무료 강좌를 진행한다. 참가 신청은 일산 한겨레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해만 된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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