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24일 문화예술마을 헤이리에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이곳에 위치한 예맥아트홀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다 연말을 앞두고 있어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진 않았지만 일산 뿐 아니라 서울에서부터 자유로를 달려온 영화감상회의 마니아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삼삼오오 극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날의 상영작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일대기를 그린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예맥아트홀의 주인장인 장영민 교수의 해설에 이어 영화 속 주인공 니콜 키드먼이 화면 가득 나타나자 ‘목요 영화감상회’의 회원들은 이내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헤이리마을 예맥아트홀은 이곳에서도 유일한 공연장의 명소로 음악 연극 무용 등 모든 공연 예술을 소화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등 촬영장소로도 소개됐을 정도로 1층과 2층이 통으로 통하는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건물로 입소문난 이곳은 2010년 장영민, 강혜수 부부가 문을 연 곳이다. 접근성이 좋지도 않고 또 이곳을 찾는 이들이 주말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헤이리에 극장을 열게 된 데는 부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개관이후 지금까지 무료로 ‘목요 영화감상회’를 열게 된 것은 남편 장영민 교수의 문화예술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법학을 전공한 장영민 교수는 연극, 영화 등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연극동아리 활동도 했었다고 한다. 영화감상회를 찾는 이들은 “개인이 극장의 고유한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지금까지 예맥아트홀이 문화예술 마니아들을 위해 목요 영화감상회와 살롱음악회. 미술전시회 등을 꾸준히 열고 있는 장영민, 강혜수 부부가 대단한 분들”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곳 안주인인 강혜수씨는 ‘2014 남양주 슬로푸드 전국요리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요리 실력을 갖고 있어 1층 카페에서 저염식 슬로푸드 예맥비빔밥과 망고샐러드, 루꼴라 새우샐러드, 수제 햄버그스테이크 등 맛있는 식사와 커피도 즐길 수 있다.
상영관에서 즐기는 영화와는 또 다른 고품격 매력~
정통 프로시니엄 극장으로 최적의 극장 환경을 제공하는 예맥아트홀은 230석의 공간으로 음악 연극 무용 등 모든 공연이 가능하다. 객석 어디서나 공간의 잘 보이게 설계돼 있으며 최적의 음향환경으로 최고의 음향 시스템이 설치돼 공연 실황을 고 충실도로 녹음할 수 있는 마이크 및 장비도 구비하고 있다. 또 100석 규모의 홀은 작은 연극, 국악무대, 오페라 감상회, 지역 주민모임, 각종 주제 강좌 등 관객에게는 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예술가의 발표를 지켜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이다. 1층에 위치한 카페드맥(Cafe de Mac)은 도시적인 분위기의 카페로 아늑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60인치 TV를 통해 나오는 유명공연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에스프레소 음료와 함께 문화적인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다.
4년째 매주 목요일 열리는 무료 영화감상회는 보통 20여 명 안팎의 회원들이 참석하는데 대부분 3~4년째 함께 한 마니아들이다. 겨울의 눈길도 마다하지 않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울에서 매주 목요일 달려온다는 이윤씨는 “예맥아트홀에서 본 영화들이 많지만 ‘닥터 지바고’가 인상적이었어요”라고 한다. 또 “무엇보다 다른 영화관이나 상영관에서 볼 수 없는 예술성이 있는 영화나 그 달에 테마가 있는 영화를 선정해 해설과 함께 영화감상을 할 수 있어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또 지인을 통해 목요 영화감상회에 참석했다가 3년째 이곳을 찾는다는 조형옥씨는 “흥행위주의 영화나 상업영화가 아닌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 오래 전 추억의 영화를 고품격 공간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마음 맞고 성향이 비슷한 지인끼리 여유롭고 넉넉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집보다 편한 자세로 볼 수 있어서 몰입이 잘 되고요. 일반극장이나 집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예맥아트홀에는 있어요. 장영민 교수님의 해설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무엇보다 이곳의 음향시설이 아주 좋답니다”라고 한다.
구하기 힘든 영화 서로 나누기도~
목요 영화감상회는 그동안 ‘헤밍웨이’ ‘푸치니’ ‘콜레라 시대의 사랑’ ‘패치 아담스’ ‘책도둑’ ‘저스티스 포 올(Justice for all)’ ‘페인티드 베일’ ‘전쟁마’ ‘그레이스켈리 오브 모나코’ ‘다이애나’ 등 극 영화 뿐 아니라 지난 해 9월에는 영화감상회 초창기부터 꾸준히 참여해온 이건명 자전거 여행가의 ‘자전거로 음악과 함께한 유럽여행 이야기(이스탄불에서 로마까지)’를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장영민 교수는 가끔 회원들이 이곳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필름들을 외국여행 중에 구해 오기도 해 함께 감상회를 갖는다고 한다.
또 예맥아트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살롱음악회’를 열고 있다. 예맥아트홀 살롱음악회는 국내 유수의 연주가를 초청해 1시간의 프로그램으로 콘서트를 진행하고, 연주회 뒤에 식사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 고품격 음악회로 회비는 월 25,000원(연회비는 20만원)이다. 1월 무료 목요 영화감상회는 1월 21일 오후 7시 ‘모나리자 도난사건’, 1월 29일 오후 7시 ‘클라라’가 상영될 예정,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예맥아트홀 찾아가는 길은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2-146(8번 게이트에서 가깝다).
문의 031-943-9435, http://www.yemackarthall.com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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