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는 따뜻한 밥과 소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반찬의 ‘집 밥’ 만한 게 없다. 한국 일반 가정집의 밥상 말고 다른 나라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이 오를까?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가정식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며 양은 적지만 한 끼 식사에 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무엇보다 각자 먹을 수 있도록 차려지는 음식은 소박한 메뉴지만 ‘한 상 대접받는’ 느낌이 들게 한다. 색다른 맛과 멋으로도 많이 찾는 일본 가정식, 우리 동네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오사카 스타일 일본 가정식 ‘후쿠로우’
정발산동에 있는 ‘후쿠로우‘에서는 오사카 스타일의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후쿠로우’는 ‘부엉이’의 일본어로 부귀와 복을 상징한단다. 이곳은 한국인 남편과 일본 오사카 출신인 아내가 운영하는 곳으로 아내는 재료 준비와 맛내기를 맡고 남편은 조리를 담당한다. 일본 가정식은 도시마다 다른 특징이 있는데 오사카 요리는 동경이나 다른 도시에 비해 간이 심심한 편이며 달콤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 대부분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은 거의 넣지 않으며 미역, 다시마, 가스오부시를 넣고 우린 육수를 맛내기에 사용한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등심 돈가스 정식‘. 돼지 등심을 기름에 튀겨내는 일본 돈가스의 특징은 고기의 크기가 작고 두꺼우며 육즙이 풍부하고 씹히는 맛이 좋단다. 정식 메뉴에는 샐러드, 츠케모노, 미소 장국, 반찬 2~3가지와 디저트가 포함된다. 반찬은 주로 우엉, 오이, 가지, 열무 잎과 같은 제철 채소로 찌거나 볶아서 만드는데 국내에서 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차조기 잎으로 만드는 츠케모노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접 만든다고. 그 밖에 삶은 파스타 면에 명란젓과 간장, 버터를 같이 버무려 그 위에 김과 깻잎을 얹어내는 명란 파스타와 4가지의 향신료가 더 들어가 맛과 색이 진한 일본 수제 카레로 만든 카레 밥과 카레 우동, 쇠고기와 참치덮밥 등을 맛볼 수 있다. 10월에 추가된 메뉴로 니쿠단코(닭고기와 쇠고기를 갈아서 만든 완자), 두부와 각종 채소가 들어간 일본 스모선수들이 주로 먹는다는 창고나베와 어묵 탕이 있다. 음식점 안에는 주인 내외가 일본에서 가져온 일본사이다, 수제 사탕과 손수건, 장바구니, 컵 등의 작은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고 진열된 물건은 구매도 가능하다.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로 196번길 8-7
문의 070-7139-8807 (오전 11:30~오후 21:00, 15:00~17:00 휴식시간. 월요일 휴무)
한국인의 입맛 맞춘 일본 가정식 ‘소란’
백석동에 있는 ‘소란’에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소란’의 인기 메뉴는 ‘차돌박이 숙주정식’. 살짝 구운 차돌박이를 굴 소스에 볶은 숙주 위에 얹고 참깨 소스와 양파를 곁들여 내는데 차돌박이를 숙주에 싸서 혹은 양파, 참깨 소스와 같이 먹는다.
일본인들이 많이 먹는다는 우삼겹 대신 차돌박이를 올려 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단다. 함박정식은 볶은 숙주 밑에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볶은 채소를 넣어 만든 패티를 올리고 그 위에 데리야끼 소스와 달걀을 얹고 발사믹 소스를 곁들인다. 일본인들은 고기와 숙주를 같이 많이 먹는 편인데 숙주는 고기와 궁합이 잘 맞고 그 아삭거리는 식감 때문이란다. 그 밖의 메뉴로는 하루 한 마리 들어오는 신선한 연어를 일본식 간장 드레싱에 찍어 먹는 연어 정식,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구운 메로구이 정식, 사케동(연어덮밥), 돼지등뼈에 흑마늘은 넣어 우린 육수로 끓인 돈코츠 라멘 등이 있다. 정식에는 매실 토마토 절임과 두부 절임, 닭튀김, 크로켓(고로케), 연어, 라쿄 단무지, 밥과 장국에 입가심용으로 한 입 거리 양의 맥주가 같이 나온다. 매실 토마토 절임은 일본의 우메보시를 약간 변형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고. 낮에는 주로 여성들이 오는 편인데 ‘색다르게 한 상 대접받는 느낌’ 때문에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위치 일산동구 강송로73번길 54-12 (주차장 없음)
문의 070-4148-8999 (오후 12:00~20:30, 오후 3시~6시 휴식시간. 일요일 휴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일본 가정식 ‘돈돈’
웨스턴 돔 2층에 있는 ‘돈돈’에서는 18가지의 다양한 일본 가정식 백반을 맛볼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일본 현지 음식점에 온 듯한 느낌의 실내 장식과 테이블 위의 소스 병이 음식을 먹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리마다 나무로 칸막이가 돼 있어 각자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다.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스키야키 정식과 화로구이 정식.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불 위에 끓여 먹거나 구워 먹는 요리로 직접 해먹는 즐거움과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키야끼 정식은 일본식 소고기 전골로 안에 고기, 갖가지 채소, 우동 면과 유부 주머니가 들어있다. 국물은 시원하고 담백하며 고기는 샤부샤부용이지만 좀 더 두꺼운 고기를 사용해 씹는 맛과 고소한 맛이 더하다. 달걀노른자를 풀어 찍어 먹는 소스의 맛도 독특하다. 화로구이 정식은 개인 화로에서 양질의 소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맛이 쏠쏠하고 고기의 육질이 살아있으며 육즙이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단다.
그밖에도 부드러운 돼지목살 구이와 생강소스로 맛을 더한 쇼가야끼정식, 특제 데미그라스 소스로 맛을 낸 함박그릴 정식, 부드러운 식감의 숙성 연어를 맛볼 수 있는 연어회 정식 등 다양한 일본 가정식 요리를 1만 원~1만 5,000원 가격으로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정식에는 고바치(오늘의 반찬), 밥과 된장국이 포함된다. 고바치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고 밥과 된장국은 추가 금액 없이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로 24 웨스턴돔 1
문의 031-931-5114 (오전 11:00~오후 9:00, 오후 3시~4시 평일만 휴식시간)
>>>우리동네 일본 가정식 요리 배울 수 있는 곳
장항동 LMC Cooking Lab
일본인 선생님이 1:1 지도하는 일본 가정식 요리 수업을 들을 수 있다. 1일 수업을 기준으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으로 달마다 바뀌는 6가지 메뉴(1가지 당 4개의 요리로 구성 됨) 중에서 고르면 된다. 본인이 원하는 일본 요리로 메뉴를 짜서 수업을 받을 수도 있으며 실습수업과 수업 후 식사까지 2시간 소요된다. 그룹수업(3명 이상)과 단체수업(10명 이상)은 수업료가 조절된다. 예약은 최소 이틀 전에 전화나 블로그(blog.naver.com/lmccooking)로 하고 당일 예약은 불가하다. 킨텍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수업으로도 개설되어 있다.
위치 일산동구 장항동 776번지 일산프라자 2층
문의 031-921-1217 (첫 수업 오전 10시, 마지막 수업 오후 7시.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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