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걱정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갈등과 고민의 연속이니 아이들에게도 걱정과 근심은 자연스런 현상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걱정. 어떻게 얼마나 안고 사는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특히 심리적 갈등과 감정의 불편이 과거보다 유독 많아진 지금, 아이들의 건강한 마음을 위한 노력은 어른들의 일부 몫이 아닐까. 이를 위한 특별한 수업의 현장을 찾아보았다.
아이들이 말하지 못하는 사소한 걱정들
지난달 24일 아동미술연구소 코뿔소에서 조금은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출판사 옐로스톤 최은숙 대표의 진행으로 열린 ‘어린이를 위한 감정수업’이다. 최은숙 대표는 수업에 앞서 “생각과 다르게 이외로 아이들이 많은 걱정을 안고 산다. 하지만 아이들은 가장 가까운 엄마, 아빠에게도 자신의 걱정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꺼내놓는데 익숙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환경을 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들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런 걱정을 하나씩 끄집어내고 해소시켜 주기 위한 감정수업”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이 시작되고 “걱정이 뭘까?”라는 강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골똘히 생각해본다.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한 것’ ‘생각이 많아지는 것’ ‘무서운 기분이 드는 것’ 등등. 아이들이 생각하는 걱정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각자의 걱정을 끄집어내는 데는 익숙할까? “저는 걱정이 없어요”라며 먼저 일축해버리는 아이들. 하지만 최은숙 대표가 이끄는 데로 자신이 행복할 때의 모습, 걱정이 많을 때의 모습을 하나하나 색칠해보는 과정을 접하며 하나둘 자신의 걱정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학교에 가는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돼요”
“엄마, 아빠가 아플까봐 걱정돼요”
“동생이 많이 아팠을 때 무서웠는데 또 아플까봐요”
“친구들이 놀러오면 집을 많이 어질러 놓는데 그것도 걱정이네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걱정들을 누구에게도 말해본 경험이 없기에 걱정을 해소시킬 수 있는 탈출구도 만나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걱정이 있어도 그냥 지내요” “엄마, 아빠도 제 걱정은 모를걸요. 그래서인지 자꾸 생각나요”라며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자신의 걱정을 누군가가 없애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보였다.
최은숙 대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의 걱정을 하나씩 꺼내주고 해소시켜 주는 과정은 분명히 아이들의 안정적인 심리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걱정을 종이에 적고 마음껏 날려보자는 제안을 하자 아이들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걱정을 빼곡히 적은 종이들을 접어 하나둘씩 걱정 해소 상자에 던져 놓는 아이들은 수업 전과 다르게 한층 밝아진 얼굴들이다. 이한결 군(초2)은 “신기해요. 마음이 많이 신원해졌어요. 제 걱정이 뭔지도 알게 됐고, 제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수업의 매개는 한 권의 책으로 이뤄졌다. 컬러링 기법을 활용한 심리 치유책 <걱정이 펑! 사라지는 책>이다. 이 책을 출판한 최은숙 대표는 “일반적인 컬러링 북은 많이 있지만 이처럼 색칠놀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감정을 마주대하고 치유해주기 위한 책은 드물다”며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번 특강까지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특강에 대한 부모들의 호응이 높아 앞으로도 이번 책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감정 치유 수업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양(초2)
“색칠과 그림 그리기를 통해 걱정이 많이 사라진 듯해요. 계속 이 수업을 하면 제 걱정이 완전히 없어질 것 같아요”
염지민 양(초2)
“종이에 제 걱정을 그려서 날려 보내니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앞으로 걱정이 생길 때마다 종이에 그려서 날려 보내면 될 것 같아요”
최은숙 대표가 유. 초등 추천 도서 <걱정이 펑! 사라지는 책>
옐로스톤 출판사 최은숙 대표가 소개하는 컬러링북 <걱정이 펑! 사라지는 책>은 초등 저학년, 부모와 교사 들을 대상으로 한다. 최은숙 대표는 “이 책은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걱정을 그리기와 색칠 놀이를 통해 치유하도록 돕는 책이다”며 “심각한 프로그램이 아닌 즐거운 놀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걱정으로부터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인 컬러링 북이 힐링이나 창의력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책은 걱정 치유라는 심리적 목적이 분명하다. 심리학 박사, 초등학교 교사가 함께 만든 이 책은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마음을 다독이며 어루만질 수 있도록 했다. 걱정이란 무엇인지 알고 받아들이기, 걱정의 여러 가지 형태 알아보기, 걱정을 다루고 날려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배우기 등 단계별로 진행되는데, 언제 어디서나 아이와 함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나 구입문의는 옐로스톤 (010-9228-8867)으로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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