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수명은 15년 내외. 인간의 1년이 반려견의 삶에 있어서는 6~7년에 상응한다. 우리 곁에서 재롱도 부리고 반갑게 꼬리도 쳐주던 반려견도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우리 곁을 떠날 날이 온다. 반려견의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과 반려견 웰다잉(Well-dying) 바람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도움말: 장석진 닥터장 동물병원장, 김선아 해마루케어센터장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 반려견의 노화와 질환
반려견의 생애를 영양학적으로 봤을 때 생후 1년까지를 주니어, 생후 1년부터 8살까지를 성견, 8살 이후를 노령견으로 본다. 노령견이 되면 신체 대사양이 많이 떨어지고 이전보다 필요로 하는 영양소도 줄어든다. 노화의 징후는 통상적으로 8~10세 이상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털이 흐린 색으로 변하거나 운동력이 떨어지거나 각종 성인병이나 안과 질환, 치과 질환, 슬개골 탈구나 척추의 디스크 질환 등의 발생 빈도도 증가한다. 또한 치매도 올 수 있다. 장석진 닥터장 동물병원 원장은 “노령견의 경우 적어도 1년에 1번씩은 정기검진을 통해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해 병이 깊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털 색깔의 변화, 종양 등
노령견이 되면 털 색깔이 흐린 색으로 변하고 사마귀처럼 생긴 양성종양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종양 중 일부는 악성으로 발전해 암이 되기도 한다. 암컷의 경우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유선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 관절 질환
척추 질환이 생기면 발생 부위에 따라 목을 들기 힘들어하기도 하고 몸을 웅크리고 다니기도 하며, 또 후지(뒷다리) 마비, 혹은 전신 마비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슬개골 탈구의 징후로는 한쪽 다리의 근육이 빠지는 증상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일반인이 육안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정기검진을 통해 질환을 미리미리 체크하고 예방,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인병
성인병도 문제다. 당뇨나 호르몬성 질환 등이 많이 나타나는데, 당뇨의 경우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이 나타나고, 호르몬성 질환의 경우에는 좌우 대칭으로 털이 빠지는 특징적 증상이 나타난다. 당뇨성 백내장이 오면 눈동자가 하얘지는 증상을 보이고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실명이 되도 주인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평상시 집안 환경과 다르게, 장애물을 놓아서 제대로 피해서 가는지 테스트할 수 있다. 백내장은 초기에 발견해 수술할수록 수술 성공률이 높다.
- 안과 질환
녹내장, 망막박리와 같은 안과 질환도 많이 발생한다. 특히 시츄나 코카스파니엘, 슈나우저 등의 견종에서 안과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다. 반려견이 양말을 물고 머리를 흔드는 행동도 시신경이 흔들려 망막박리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흔히 육안으로 질환이 판단될 경우는 말기인 경우가 많으니 주기적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안과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견종에 대해서는 특히 유념해 6살이 넘으면 6개월~1년에 한 번씩은 안과 검진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 치과 질환
치과 질환도 늘어난다. 치아 관리가 제대로 안 됐을 경우 치주질환으로 인해 잇몸이 녹거나 이빨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평소 1년에 1번씩은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좋으며 양치질을 하루 2번 이상하고 씹는 치약 등으로 치석 방지를 하는 것이 좋다. 이가 아파 먹을 것을 씹다가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치아의 뿌리가 썩어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 치매
노령견이 되면 치매도 발생할 수 있다. 평소 대소변을 잘 가리던 반려견이 엉뚱한 곳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일상 속 실수가 잦아지고 좀 전에 있었던 상황을 자꾸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잦아진다. 또 견주가 외출했을 때 집에서 견주를 기다리는 시간동안을 참지 못하기도 한다.
인지장애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평소 혼자 있는 시간에라도 심심하지 않도록 온종일 호기심을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또 이틀에 한 번은 종류를 바꿔줘 싫증내지 않고 갖고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인 산책으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 “이제 너를 보내줄게”…반려견과의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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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 웰다잉(Well-dying)
국내 반려동물 인구, 천만 명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의 웰다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첫 반려동물 호스피스 시설이 경기 성남시 분당에 문을 열어, 치료가 어려운 질병의 말기, 혹은 노령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대한 편안하게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부문이지만 해외 선진국에서는 그 역사가 오래됐다.
반려동물 장묘 문화도 웰다잉의 관심을 반영한다. 가족같이 지내온 반려동물의 존엄성을 생각해 정식 장례를 치러주길 원하는 이들이 반려동물 장묘업체를 이용하곤 한다. 장묘업체에서는 화장과 운구서비스, 납골당 안치 등의 서비스는 물론, 반려동물의 유골로 ‘반려석’을 만들어 평생 소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기도 한다. 기본 화장 비용은 소형견 20만 원 내외부터 시작해 반려견의 크기나 무게에 따라 비용이 달리 책정되곤 한다. 기본 가격에서 수의, 반려동물 관의 옵션에 따라 금액은 올라갈 수 있다. 필요시에는 납골당 안치도 할 수 있는데 1년에 일정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곤 한다.
국내 반려동물 장묘시설은 아직 그 수가 많지는 않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사이트(www.animal.go.kr)에 게시된 자료(2016.4.25. 기준)에 따르면 국내 동물 장묘업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업체는 전국 18곳, 경기도 일산 1곳, 김포 3곳, 파주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지역 인근 동물 장묘업체 (출처: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사이트)
그러나 지난 1월 21일부터 동물장묘사업이 동물보호법을 적용받게 돼 사업장 개설이나 운영에 있어서 규제가 한층 완화돼 동물 장묘산업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경남 창원시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공공 장묘시설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혀 반려인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최근 일부 장묘업체에서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의 사체를 한꺼번에 화장하는 편법을 써 언론의 뭇매를 받은 사례가 있었으니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겠다.
- “반려견이 떠난 후 너무 힘들어요”…펫로스 증후군
사랑했던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일은 큰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후 과도한 슬픔으로 심신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말한다. 김선아 해마루케어센터장은 “펫로스 증후군으로 우울감과 식욕감퇴, 대인기피, 수면 장애 등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반려동물 때문에 뭘 그리 슬퍼하느냐는 주변 시선 때문에 맘 놓고, 드러내놓고 슬퍼하지도 못하는 이들도 많지만 우선 충분히 슬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진 이들이나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대화하는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반려동물을 키워,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슬픔을 어느 정도 극복한 후가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장석진 닥터장 동물병원장
김선아 해마루케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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